경영자의 행운과 불행

1.
나는 경영자로써 몇번의 행운을 받았습니다.

첫째는 2002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투자유치를 한 것.
2002년이면 인터넷버블이 끝나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 때 10배수로 투자를 유치하였습니다.

둘째는 2004년 Xinhau Financial Network와 주식스왑방식으로 M&A.
2003년부터 해외사업을 하면 Xinhua라는 미국계 중국회사를 만났습니다. 한국지사에 후배가 있었고 ?한국지사를 통해 대만,홍콩 및 중국영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금융정보만을 제공하는 회사였지만 금융서비스(금융솔류션)이 빠져있어 미래가치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여 IPO에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셋째는 2006년 Margin FX 사업을 위해 아시아에서 Refco와 한 ?전략적 제휴.
Margin FX을 개발한 후 국내영업과 해외영업을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이 때 상하이에서 만나 곳이 Refco 아태본부입니다.Refco는 이미 한국기업인 에스엔뱅크, 한맥선물에 현금출자를 하고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던 기업이었습니다. 제안설명후 관심을 가졌고 아시아용 FX시스템을 공급하고 대신 거래당 일정금액을 받기로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넷째는 2006년 봄 외환선물과 FX 서비스계약을 체결.
2005년 시행령이 바뀐 후 외환선물과 계약을 위해 1년을 끌었습니다. 계속 진행을 하지 못하다 마지막에 Xinhua에서 USD 300,000을 빌린 후 계약을 성사하였습니다.

2.
행운의 밑바닥엔 일확천금에 대한 망상이 숨겨져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할 때’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꾸지 않았다 면 거짓말입니다.?행운은 행운으로 끝날까요?

첫째의 결과.
투자유치로 10억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이 때 시작부터 였습니다. 방배동 작은 사무실에서 도곡동 큰 사무실로 이사했습니다. 월 경상비가 몇 배나 늘어났습니다. 지출 관리를 못했고 무리한 R&D를 하였습니다. 벌어오는 것은 적은데 쓰는 것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투자유치 이전엔 힘들더라도 빚없이 조금 흑자를 냈지만 경기불황과 맞물려 흑자가 힘들었고 분식회계도 있었습니다. 이를 ‘모랄해저드’라고 해야 하나요?

둘째의 결과.
주식스왑방식으로 M&A를 할 때 회사의 미래가치를 매출과 순익에 연동하였습니다. 매출과 순익이 정상으로 나오면 100배의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아니면 10배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저나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숫자를 맞추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Xinhua의 CFO와 M&A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여 두차례 걸쳐 실사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Xinhua가 TSE에 상장하기 하루 전날 계약해지를 통보했습니다. 해지가 문제가 아니라 계약을 이행을 약속했고 이를 위한 무리하게 숫자를 맞추면서 발생한 비공식적인 손실이 문제였습니다. 역시 욕망이 이성을 속였습니다.

셋째의 결과.
Margin FX를 개발했고 영어판도 잘 만들었습니다. 계약서에 날인해서 싱가포르로 보낸 후 일주일후. 미국에서 뉴스가 날아왔습니다. “Refco가 IPO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적발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결국 계약 상대방이 없어진 계약서만 남았습니다. 이후 빈자리를 FXCM이 들어왔습니다. 사실 Refco가 차지할 자리고, 제가 몸담았던 기업이 있어야 할 자리를 FXCM이 차지하였습니다.어쩔 수 없는 신의 복수입니다.

넷째의 결과.
2006년에서 7년 중반까지 힘들었지만 07년 2/4분기부터 매출세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숫자가 달라지면서 사람들의 눈도 달라집니다. 물론 2005년말부터 시작된 현금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마지막 남은 직원들이 별도의 사업체를 만들어 나갔고 사업권을 가지고 갔습니다. 저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3.
행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질까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행운은 없습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하늘에서 기회를 줍니다. 그렇지만 기회라고 해서 모두 내것은 아닙니다. 나를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1),2)는 능력이 되지 않았는데 너무 욕심을 부려서 실패한 경우입니다. 기회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나의 체력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결국 욕심내서 먹다가 설사만 한 꼴입니다.

4)는 한번의 기회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나의 무능력이 문제입니다. 역시나 나의 문제입니다.

3)은 진짜로 하늘이 나를 버린 경우입니다. 그렇지만 1),2)에서 욕심부린 복수일 수도 있고 더큰 불행을 막기 위한 하늘의 배려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거나 “내’가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는 기회가 아닙니다.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독배’이거나 ‘독이 든 사과’입니다. 먹기전엔 알 수 없기때문에 항상 나를 튼튼히 함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자 합니다. 큰 돈에 대한 욕심, 큰 권력에 대한 욕심은 다 부질 없습니다. 나의 옳바른 판단을 흐립니다. 큰 돈을 버리고 나의 시간을 많이 갖고, 하고 싶은 일, 의미있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회사를 다시 만들더라도 큰 돈에 대한 욕심, 무한성장에 대한 욕심보다는 비전 및 비전을 위한 자유를 택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지난 날 행운과 불운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입니다.

4 Comments

  1. 최원백

    더 큰 행운을 주려고 단련 시킨 것 아닐까 합니다.
    더 어렵고 더 큰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그런 단련이 필요합니다.
    더 큰 어려움이 올 때 버틸 수 잇는 인내와 정신력 체력등이 필요하니까요..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Reply
    1. smallake

      요새는 일확천금은 버렸습니다. 회사를 키워서 대박이라는 생각도 버렸습니다.
      그저 하고싶은 일을 오래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일을 하고 일로 먹고 살 수 있고 가족을 책임지고 그러면 되죠.

      최사장님도 그렇지 않으세요?

      Reply
  2. 최원백

    전 예전에 그리 되었습니다.
    조촐한 꿈이라고나 할까요….ㅎㅎ
    가족 건강하고 좋은 사람들끼리 좋아하는 일하며 즐기는게 행복 아닐까 합니다.
    요즘은 좀 복잡하지만…언젠가는 또 단순해지겠지요..

    Reply
    1. smallake

      평범한 것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죠.(^^)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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