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7년 9월말 회사문을 닫으면서 경영자로써의 생활을 마감하였습니다. 새로운 삶을 개척하여야 했습니다.
어떤 길을 가야할지 고민도 하고 지난온 시간을 되새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달이 지난 후, 삼년을 함께 한 회사를 선택하였습니다. 오랜 인연이 있던 회사들이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하고 지금은 어렵지만 희망이 있는 기업을 같이(?) 만들 수 있다는 나의 꿈을 갖고 입사하였습니다. 맡은 역할은 ‘전략기획’.
10년만에 다시 제자리로
변화에 적응하기
권력상실 우울증
입사후 6개월이 지난 때,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맞았습니다. “왜 이런 결정을 하려고 할까”라는 의문을 수없이 던졌고 해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인연’때문에 혼자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습니다. 은행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2년이 되는 때쯤 진짜 이유를 들었습니다. 충분히 예상했지만 막상 직접 들으니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 때부터 1년동안 은행에서 일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총괄프로젝트리더로 역할을 하고, 생전 처음 해보는 은행일(자본시장시스템)을 잘 하고, 사람이 중심인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무척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술을 많이 먹었고 돈도 많이 썼습니다.(^^) 정리할 때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두개를 준비하였습니다.
2009년 내가 회사에서 어떤 권한이 있고 책임은 무언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사건 두가지를 겪습니다. 이 때문에 2009년을 마무리할 때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뺄셈에서 덧셈으로, 나로부터 우리로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내일이 있다
안주와 도전사이에서
2009년 – 2000년대 끝자락에서
2009년을 마무리하면서 회사가 흑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숫자였습니다. 문제의식을 갖다가 봄이 시작될 무렵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프로세스개선을 제안했고 임원회의에서 결정했습니다.그렇지만 작심삼일이더군요.
그렇지만 이런 저런 노력도 결국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사내정치, 사내정치의 뿌리를 이루는 인간관계를 넘을 수는 없었습니다.
굴어온 돌, 박힌 돌
나의 소통, 그러나 나의 피드백은(?)
경영자를 해서 그런지
회사를 그만두기 두 달전쯤 모중개사 프로젝트를 제안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최초 나름대로 구상을 해서 보고를 드렸지만 채택되지 않았고 영업에게 맡겨두었습니다. RFP에 FIX가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생각을 바꿔서 서버 및 클라이언트 플랫폼, 매매체결등 제안서를 다 작성했습니다. 결국 추석휴가 전날 우선협상대상으로 지정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직원 저 포함 3명인 회사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100%자회사입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꿔 마지막 시도를 했습니다. ‘중개사 프로젝트’를 통해 제가 수금할 수 있는 자금을 회사에 출자하려고 하니 그에 관한 책임과 권한을 정리하자는 내용입니다.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하루만에 서로 관계를 정리하는 것으로 3년의 막을 내렸습니다.
Time To Say Goodbye!
2.
마지막 도전을 준비하면서 조심스레 트위터에 글을 썼습니다.
오늘과 내일 중요한 모임이 두개 있습니다. 좀 과장된 표현으로 말하자면 ‘향후 몇 년동안 제가 어떻게 살지’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어떤 흐름으로 논리를 펼지 고민하다 이제 머리속 정리를 끝냈네요.나이가 드니 말한마디가 천금처럼 느껴집니다. 8:33 AM Sep 29th via Osfoora for iPhone
두번의 모임중 첫번째 모임 끝. 이야기하면서 느꼈습니다.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어떤 때는 장점이었던 점이 어느 순간에는 단점으로 바뀝니다. 스스로가 그 점을 염두해 두지 않으면 어려운 경우에 처합니다. 예전의 저도 그런 경우입니다. 4:10 PM Sep 29th via TweetDeck
두번의모임중, 첫번째 모임을 한 다음날. 아침에 출근을 하니 책상에 책 다섯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2008년 봄쯤 사장님에게 빌려드린 ‘유방과 항우'(3권),대망(2권)입니다. 이 때 느꼈습니다.
“맘 정리를 하셨구나~”
역시 아침 출근하자마자 “지분구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 9월 30일자로 퇴직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휴가도 있고 해서 10월말쯤 생각했지만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트위터에 글을 썼습니다.
말도 많았고 맘고생도 많았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내일부터는 홀로서기.스타트업입니다.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먼 미래를 보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작은기업이라도 내 사업이 아니면 결국 언제가 떠나야 할 길, 조금 먼저 떠났다고 생각합니다. Thu Sep 30 2010 11:03:22 via TweetDeck
그냥 글을 썼는데 기대도 하지 않은 분들이 격려를 해주셨습니다.감사합니다(^^)
esstory @smallake 큰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일거 같은데, 어렵게 하신 결정, 반드시 좋은 수확을 거두시길 바랍니다. 높으신 식견으로 잘 해쳐 나가리라 믿습니다 ~
miter37 @smallake 항상 고민하고 행동하시는 모습. 존경스럽습니다~ 계속되는 멋진 이야기들 들려주세요~
_HOONS @smallake 항상 좋은 말씀들 트위터를 통해서 많이 듣고 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새출발을 하셔도 선배님은 항상 좋은 결과 있을거라 믿습니다 (^ ^)
nakyung_papa @smallake 이 같은 결정하시기까지 많은 생각을 하셨을거 같네요. 머나먼 인생 라이딩에서 빌린 잔차보다는 제것이 낫죠^^ 잠시 업힐이라 생각하시고 잘 되시길 기원합니다
intothekorea @smallake 제가 응원합니다 최고의 결정이고,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되실겁니다
yalkongs @smallake 꼭 보람을 얻으시기를 기원합니다.
finance_it @smallake 정말 어려운 결정이셨겠네요. 힘든 결정인 만큼 앞으로도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choiwonbaek @smallake 헛! 결정을 하셨네요. 저녁때 뵙겠습니다
dolppi @smallake 모든 스타트업에는 축하를 보내야죠. 여전한 열정이 존경스러울따름입니다.
brandmyself @smallake 홀로서기를 하셨군요 떠날수있는 용기에 박수를 드립니다
lovepcsend @smallake 힘든결정앞에 모든일이 잘되시길기눤합니다
_suhyeon @smallake 화이팅입니다! 성취하는 하루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
저를 만나본 사람들이 느끼는 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열정이 많으신분, 패기 넘치는분, 뭔가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분”
어떤 회사 후배가 보낸 마지막 편지속 글입니다. 이런 이미지는 장점이면서도 약점입니다. 회사를 정리할 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지켜본 분은 이런 말씀을 합니다.
“지식을 수세미처럼 흡수하여 자기의 것으로 만들고 방향을 만들고 기획하는 일은 탁월하다. 그렇지만 일을 기획이 10%이면 실행이 90%. 저는 실행이 약하다.”
맞는 말입니다. 몇 일전 사무실 책상을 정리할 때 잠깐 만났더니 이런 말씀을 하더군요.
“저는 사물을 항상 긍정적으로 보니까 긍정은 1/4이상 줄여서 보고 부정은 4배이상 늘여서 보라. 혼자서 독립을 하면 2년이 지나면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린다. 그것을 명심해라. 그동안 조직을 만들지 않으면 존재가치가 0이 된다.”
덧붙여서 블로그에 쓴 글을 매일매일 읽어보라고 합니다. 내가 한 반성을 꼭씹고 되씹어라는 뜻입니다. 아내를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아내는 반대를 했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회사에 나의 가치는 그저 프로젝트에 나가서 몸파는 것밖에 없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없고, 무엇을 만들어 미래가치를 늘릴 수도 없다. 이대로 몇 년가면 결국 회사가 나를 짜른다. 어자피 몇 년후 겪을 일을 지금 겪는다고 생각하라.”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PC는 2006년 내가 대표일 때 샀던 PC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내 PC가 결국 회사가 바라보는 나 아닌가”
어렵게 이해를 한 아내는 이런 말을 합니다.
“자긴 벌이는데는 천재다. 이제는 벌이는 것만 하지 말고 뒤를 돌아보아라. 뒷끝이 깨끗하도록 정리를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라.
갑자기 결정된 시작입니다. 그렇지만 준비는 해왔습니다. 대표할 때 도움을 주고 받았던 분이 혼자 사무실을 쓰기에 책상 두개를 놀 수 있는 자리를 부탁해놓았습니다. 우선 여의도에 머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마지막에 벌여놓았던 프로젝트도 제가 할 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년동안 진행됩니다.
당장 회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채용을 해서 급여를 줄 여력이 없습니다. 지금 솔직히 모을 수 있는 현금을 최대로 모아야 합니다. 가정을 위해 내가 할 일입니다. 그래야 아내도 안심하고 나도 좀더 편하게 계획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주식회사가 아닌 새로운 형식의 사업조직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로펌과 같은 모델입니다. 혼자서 일하는 뛰어난 개인들의 수평적인 네트워크. 매매전략전문가, 비즈니스모델전문가, 시세기술전문가, 매매기술전문가. 뭐 이런 식입니다.
남보다 빠른 인생2막 준비입니다.
형님이 최선의 선택을 하셨을것이라 믿습니다.
결심했던 그대로 좋은 성과로 이어지시길 일본에서 기원합니다…
“일본에서 기원합니다.”라고 하니까 일본에서 계속 살 사람같이 말씀하시네…
출장갔으면서..
귀국하면 이야기나 하시죠. 제가 해드릴 이야기도 있고.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보시길 바랍니다.
까페에서 뵈었을때,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제겐 아직 먼 미래 같지만, 앞에서 좋은 길 닦아 주세요. 🙂
원하시는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HiperFX라는 제품을 개발했고 나룸 자부심이 있었지만 결국 여러가지 이유로 떠났습니다. 제품과 내가 하나일 수 없었죠. 특히 저와 같은 경영자에게 기업이 분신인데…
제품은 제품일 뿐, 나 자신은 아니니까 그점만 명심하시면…
하시는 일이 어떤 길을 걸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보다 더좋은 모습일꺼란 생각을 합니다. 건강하세요…(^^)
그동안 님의 좋은 글 읽으며 많은 도움 받아왔었읍니다.
그냥 조용히 글만 읽을려 했는데 지금 님의 상황을 보니 저도 뭔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현재 증권사에서 선물옵션 딜링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HTF도 부분적으로 적용해서 실제 시장에서 운용중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하시게 될 사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의도 중앙빌딩에 작은 사무실이 있는데 필요하다면 2자리 정도 제공해 드리고 싶네요.
(최소 1년간은 사무실 유지를 할 예정입니다.)
기운 내시고 화이팅!
너무나 황송한 말씀을 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블로그에 수도 없이 썼지만 트레이딩이든 트레이딩관련 IT이든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변화, 매매전략의 변화, 매매IT의 변화에 대응하여야 알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려고 하는 일도 이런 변화속에서 기회를 같이 만들어 보자는 취지입니다.너무 애매모호하긴 합니다.(^^)하여튼 맘 깊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몸 하나만 간수하면 되기때문에 괜찮을 듯 합니다.혹 나중에 몸이 무거워지면 낯 두껍게 부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의에 감사드립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한 서핑이었는데
이곳에 와서 한참동안 글을 읽고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치열하게 살아오신 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 많은 감정들을 느꼈습니다.
이런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세상에서 얻은거 세상으로 돌려준다”고.
성공했든 실패했든 모든 이의 삶속에서 누구나가 새겨볼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만큼 큰 교과서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저의 삶이 누군가의 앞 길에 도움이 된다고 하시니 제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