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과 꿈이 어우러진 우동

1.
 우동과 개그맨의 공통점은? 바로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합니다.

 마쓰이(松井)제면소 아들인 코스케는 개그맨이 꿈입니다. 미국 뉴욕에서 개그맨으로 성공하고자 우동밖에 고향을 떠납니다. 돌아와 우여곡절끝에 다시 우동을 만든 코스케 아버지가 아들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보는 내내 침을 꿀꺽 삼키면서 본 영화입니다. 맛있는 우동이 눈앞에서 아른거립니다. 집 나간 아들이 돌아와 아버지의 가업을 잇는 상투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큰 얼개는 비슷하지만  뿌리와 꿈에 관한 다른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우동을 영혼의 음식(Soul Fool)이라고 말 합니다.

 “열풍 앞에 무엇이 있는지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하지만 틀림없이 말 할 수 있는 건 어떤 나라든 어떤 마을이든 거길 고향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한 영혼의 음식이 반드시 하나 정도는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어느 때는 웃으며 어느 때는 울며 먹으며 뱃속과 마음속을 가득 채우는 당신에게 영혼의 음식은 무엇입니까?”
         

 2.
 아주 어린 시절 코스케는 우동배달 나가는 아버지를 따라 동네 저수지를 자주 걸었습니다.

“나 이다음에 크면 캡틴우동이 될거야”
“코스게가 우동이 되는거야?”
“아니 캡틴우동이야.우동으로 나쁜 놈들을 물리치는 거야”

어린 아들이 말한 꿈이지만 아버지는 그 꿈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49제가 있는 날 아버지 영전에 직접 만든 우동을 받친 코스게가 깜박 잠이 듭니다.

아버지는  당신이 살아오신 지난 날을 이렇게 말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것밖에 할 줄 모르니까 한거지.손님을 끌어들이거나 하는 건 제일 싫어하니까..”
“코스게,여기 남겠다는 말을 하지 말라. 여기에는 꿈 같은 건 없어. 그저 우동만 있을 뿐이야..”

 가업을 잇고 싶어하는 아버지지만 가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코스게가 직접 만들어 배달한 우동을 어린 학생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아주 기쁜 미소를 보입니다. 코스게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미소를 보입니다. 코스게는 캡틴우동으로 자신의 뿌리인 아버지,고향,우동과 자신의 꿈을 하나로 합니다.

         

3.
 보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음식이 있습니다. 칼국수입니다. 어머니가 자란 곳이 안동이라 안동국시는 다른 지방과 다릅니다. 밀가루 반죽이 아닌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만든 반죽을 사용합니다. 멸치로 우려낸 국물에 호박을 살짝 얹고 양념장이나 김치로 간을 해 먹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의도백화점 지하로 가면 빨간칼국수가 있습니다. 멸치국물에 매운 고추가루를 넣어 국물을 만든 후 씹는 맛이 거칠고 두꺼운 면을 넣어 해장용으로 내놓습니다. 땀 뺄때 최고입니다. (^^)

 안동국시를 칼국수라고 하든 아니든 칼국수는 일본의 우동만큼이나 대중적인 음식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의 칼국수도 만든이와 먹는이의 세월이 쌓여서 영혼의 음식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혹시 영화 우동을 보시면 ‘우동한그릇’이란 책도 같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감동이 배가 될 듯….

지난 8월 10일 우동한그릇을 읽고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smallake 아내와 큰딸이 독서토론을 위해 산 책을 우연히 집었습니다.  ‘우동한그릇’. 짧은 글이지만 긴 울림이었습니다. 장사든 경영이라고 표현하든, 가장 기본은 사람의 냄새, 인간의 아름다운 마음입니다.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