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5주차, 순환라이딩

1.
청계산 알아보기. 5주차는 지난 4주차를 마무리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순환라이딩입니다.
자동차로는 청계산을 자주 돌아봤습니다. 양재동 하나로매장에서 장을 보고 드라이브를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청계산의 숨은 속살을 보러다니지 않고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훓었기때문에 자전거라이딩은 남 달랐습니다.

지난 토요일, 언제부터인가 익숙한 모습입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히 검은 구름이 덮었고 날은 푹푹 쪘습니다. 속으로 “오늘은 속지 않아. 이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쨍쨍하게 햇빛을 내리 쬘꺼야…”라고 외치고 오랜만에 풍광보와 함께 나섰습니다.

몇 주동안 관리를 잘 못해 여러군데 녹이 쓸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전거대리점에서 간단하게 손질을 하고 페달을 밟았습니다.

그 날의 여정은 과천->인덕원->청계사->하오고개->판교->금토동 계속->달래내고개->옛골 정토사 -> 양재동 시민의 숲 -> 과천이었습니다.

2.
과천은 분지형이라 사당을 나가려면 남태령고개, 안양으로 나가려면 인덕원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남태령에 비하면 인덕원고개는 가볍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 다니던 길과 반대로 인덕원고개를 넘어 청계사방향 좌측대로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백운호수와 청계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다시 청계사 주차장을 지나서 가파르게 청계사까지 아스팔트 도로가 이어집니다. 이번까지 하면 청계사를 자전거로 오른 것은 세번째입니다. 첫번째는 오르막입구의 경사에 힘을 써 중간부터 끌바를 했고 두번째는 적절하게 기어를 조절하여 성공. 지난 토요일도 역시 올랐지만 힘들긴 힘들었습니다. 워낙 습도가 높아서 온몸이 땀으로 젓었습니다.

잠시 물도 먹고 기도도 할 겸 청계사 경내로 들어가 우물에서 물을 채우고 부처님을 보고 기도하였습니다. 다시 식당앞 등나무 쉼터에서 한숨을 돌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천동이 치면서 하늘에서 장대비가 쏫아지는게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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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아침에 천기를 누설한 죄가 아닐까 생각하며 고민고민했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 아니면 비를 맞고 하오고개로 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기다렸습니다. 짬이 나면 읽어볼 까 들고 나왔던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라는 책을 꺼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시간이 넘어갈 무렵, 비가 잦아지기 시작하고 점심공양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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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오고개는 판교와 의왕을 연결하는 고개입니다. 의왕을 기준으로 하면 청계사와 백운호수 분기점에 직전하여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하오고개 정상입니다. 바라산과 청계산 국사봉을 연결하는 능선을 도로를 낸다고 깍아서 만들어진 고개입니다. 57번 국도를 따라가는 하오고개길은 작년 여름에도 한번 도전을 했습니다. 도로확장공사를 진행중이라 곳곳에 굴착기로 공사중이라 포기하고 뒤돌아 섰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길을 도전하였습니다. 기어를 1*2으로 고정하고 페달을 밟았습니다. ?숨은 가파오고 땀은 비오듯 하고 다리는 천근만근 같습니다. 고개를 오를 때면 ?항상 느끼지만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
“그냥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갈까?”
“정상은 어디야, 얼마나 더 가야 하나…”

가쁜 숨을 몰아쉬는 동안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오고개정상에 있는 생태육교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무리공사중이었습니다. 정상에서 숨을 고르고 내리막을 처다 보았습니다. 대형트럭이 쏜살같이 내려가면서 굉음을 울립니다. 갓길에 가로수가 웃자라 길을 막고 있어서 차도를 따라 내려가야 했습니다. 갑자기 무섭더군요. 길건너를 보니 인도가 나있었습니다. 무단으로 횡당할 생각도 했지만 쉽지않아 눈을 딱감고 내려왔습니다. 이럴 때 가장 긴장합니다. 핸들과 브레이크을 두 손으로 꽉잡고 내려왔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난 길을 따라 이면도로에 안착했습니다. ?”휴~~~” 판교 신도시를 가로질러 금토동 계속으로 향했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57번도로가 아닌 길도 있더군요. 57번보다는 힘이 좀 들겠지만 마음이 편한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에 이리로 갈까 생각중입니다.

하오고개 경유 분당 (야탑) 방면 자출 경로 소개

4.
청계순환길을 나선 동기는 금토동 계곡입니다. 청계산을 속속들이 찾아다니지 않았지만 금토동계곡은 물도 그렇고 그늘도 그렇고 참 좋은 계곡입니다. 여럿이 와서 편하게 하루를 쉴 수 있는 계곡입니다. 더 좋은 점은 인적이 드물다는 점입니다. ?지난 토요일은 비가 와서 그런지 더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차량도 몇 대 되지 않았습니다. 금토동 등산로까지 올라가서 인증샷을 찍고 다시 되돌아 자연학습원이 있는 곳까지 내려와 ?풍광보를 멈췄습니다.

마음같아선 계속물에 풍덩 목욕을 하고 싶었지만 옷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 자전거를 타면 뒷태가 민망할 듯 하여 참았습니다. 대신 기분좋게 탁족을 즐겼습니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게다가 흐르는 물소리는 귀까지 시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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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제 달래내고개를 넘어서 옛골 정토사를 향합니다. ?지난 등산때 금토동에서 옛골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중간에 오르막고개가 달래내고개라고 합니다. 옛골에 위치한 부대도 있고. 오르막은 항상 그러하듯이 똑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헥….헥….헥….헥….”

허파꽈리가 팽창하여 산소를 마구 흡수합니다. 헌데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온 매연가스로 허파에 이산화탄소가 가득합니다. 머리가 아픕니다. 그래도 올라야 하는 길입니다.

옛길로 들어섰습니다. 정토사로 올라갑니다. 정토사를 목적지로 잡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유명한 정토사 연잎국수를 맛보기 위함입니다. 두근두근거리는 맘으로 절입구에 들어섰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더군요. 극락전주변을 연꽃으로식했지만 정작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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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으로 가는 길만 남았습니다. 옛골부터 양재천 시민의 숲까지는 길이 편합니다. 양재동 하나로매장 못 밑처서 ?시민의 숲쪽으로 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면 바로 양재천과 만납니다. 그 때부터 너무나도 익숙한 양재천 자전거도로.

6.
지난 금요일 코엘료의 글 하나를 보았습니다.

F] Respect your body
G] Respect your soul
H] Be prepared to climb one kilometer more
I] Be happy when you reach the top

J] Make a promise: now that you have discovered. a force that you were not even aware of, tell yourself that from now on you will use this force for the rest of your days. Preferably, also promise to discover another mountain, and set off on another adventure.
1 min reading: Manual for climbing mountains중에서

내가 알지 못한 잠재된 또다른 나를 발견하고 앞으로 살아가는동안 잠재력으로 새로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라는 말입니다. 청계산순환도 또다른 나를 발견하는 자리입니다. ‘장대비’를 앞에 두고 갈등도 했고, 정상에서 두려움에 잠심 떨기도 했지만 세운 목표를 결국 이뤘습니다.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끊임없는 도전하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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