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종주, 4주차

1.
4주 이어서 일요일마다 청계산을 종주하고 있습니다. 시작점은 항상 같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 입는 복장에 등산화를 신고 집뒤 서울대공원으로 향합니다.

첫주는 석기봉->만경대->옛골. 새로움에 대한 설레임이었습니다. 둘째주는 석기봉->만경대->마왕굴->청계사. 발견의 기쁨입니다. 마왕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셋째주는 만경대->매봉->옥녀봉. 서초의 그늘이 느껴졌습니다. 등산로를 계단으로 만들어 놓은 곳을 싫어합니다. 서초구에서 기증하는 형식으로 이천여 계단으로 등산로를 도배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수봉->국사봉->금토동을 거쳤습니다. ?매봉이나 옥녀봉이 서울시계이면 이수봉과 국사봉은 의왕과 성남시계입니다. 우선 느낌이 다릅니다. 개발의 흔적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평범한 이수봉과 국사봉보다 금토동에서 만난 맑고 차디찬 계곡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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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의 여행보따리 …청계산 원터골출발 국사봉넘어 금토동으로중에서

청계산을 다니다 보면 음습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들이 많습니다. 과천 사그막골, 성남 금토동, 옛골, 마왕굴. 청계산은 맨발로 다녀도 될 만큼 등산로가 흙으로 되어 있습니다. 나무도 우거집니다. 비가 약간이라도 오면 녹음이 짙기때문에 습기가 산림에 갇혀 공기가 촉촉해집니다. 그늘까지 지니까 음습한 기운이 강합니다.

2.
국사봉으로 내려오다 중간쯤 자리한 성 서루도비꼬 성지가 있습니다. 의외입니다. 이런 곳에 성지가 있으니까. 잠깐 내려가 봤습니다. 열 분정도가 미사를 보고 계셨습니다. 저도 세례를 받지 않았지만 잠깐 뒤에서 미사를 들었습니다. 방해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성지는 동굴입니다. 성모 마리아상이 놓여있고 촛불 두개가 동굴을 밝히고 있습니다. 매일 누군가 촛불을 밝혀놓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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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와서 성지위를 지날 때 잠시 기도를 드렸습니다.

3.
청계산은 이효리와 전지현때문에 유명해졌습니다.(^^) 연예프로그램에 나와서 이효리와 전지현이 체력관리를 위해 등산을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죠. 물론 김제동씨도 자주 다닌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연예인을 볼 확률보다는 정치인을 볼 확률이 많습니다. 정치인이란 정치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 뿐 아니라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까지를 담습니다. ?산을 오르 내리다 보면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십중팔구. 정치이야기입니다. 두주전에 박세일씨와 무리들이 막거리를 먹고 있더군요. 아마도 YS와 민주산악회가 만든 등산문화가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어제는 한나라당사람들인 듯 합니다.

“보금자리주택을 버려야 합니다.”
“청와대에서는 파산을 하기 보다는 공적 자금을 투입할 계획인 듯 합니다.”
“그러면 나라가 망합니다. LH공사의 부채까지 떠안으면 그리스꼴 납니다.”
“정의와 부패의 싸움을 해야 합니다.”
“공기업 노조들의 부패를 깨기 위해 파산선고를 하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LH공사의 부채가 너무 심각해서 보금자리주택을 어떻게 할지를 놓고 청와대주변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어제 내려오는 길에 보니까 개각이 있었습니다. 건설부장관은 유임입니다. 결국 LH공사에 재정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 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기업직원들이 배불리 사는 것 아니냐”

부패라고 웅변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2011년쯤에 부채폭탄이 터진다고 합니다. 그러면 나라꼴이 엉망이겠죠. 은행에 빌린 대출금이나 빨리 갚아야겠습니다. 나중에 금리폭탄을 맞으면 대책이 없으니까.

등산객들이 나눈 대화중 여의도연구소장이 장관으로 들어간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다만 경제핵심은 아니라고..
내려오니 맞더군요. 노동부장관이었습니다.(^^)

산에서 정치를 논하다.
산에서 경영을 논한다.
좋은 일입니다. 고난을 함께 한 사람이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다릅니다.그래서 기업들은 ‘고난의 행군’을 하나 봅니다.

4.
청계산 종주경험을 살려 자전거로 달리는 청계산순환코스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예상코스는 과천 관문체육공원 -> 양재천 -> 원터 -> 옛골 ->금토동 계곡 -> 하오고개(성남<->의왕)->청계사->인덕원->과천사그막골->과천 서울 대공원(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관문체육공원입니다.

무척 길지만 청계산의 주요 등산입구를 다 거치는 순환코스입니다. 느낌상 볕이 강할 때 하면 죽음의 코스일 듯. 특히 하오고개는 쉽지 않은 길이고 청계사를 자전거로 올라도 ‘헥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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