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구조조정 촉진방안

1.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주에 발표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에 터진 한맥증권 사태로 인하여 기회를 놓치고 15일인 일요일에 발표한 듯 합니다. 어찌되었든 일요일이 한주의 마지막이니까 지난 주를 넘기지 않았습니다.(^^)

증권회사 인수ㆍ합병(M&A) 촉진방안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과 일문입답중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답변이 아니라 질문이 인상적입니다.

금융당국의 이번 M&A 촉진책에 대한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

▲IB요건 완화는 헤지펀드 활성화 시 프라임브로커 업무가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므로 대형사에 의미 있는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개인연금신탁은 연금자산의 증가에 비례해 수익 창출 및 고객확보 측면에서 중ㆍ대형사들 중심으로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사모펀드 운용업의 경우, 헤지펀드 활성화가 예상되는 만큼 중ㆍ소형사를 중심으로 중요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레버리지 규제 도입 역시 외부 차입을 통한 방만한 경영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소형사들의 적극적인 경영개선 노력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강화된 적기시정조치 기준 적용 시 경영개선권고나 요구에 해당하는 증권회사가 있나.

▲총 자산에서 고객예탁금과 종금업무 관련 자산을 제외하고 레버리지 비율을 산출할 경우, 2012년 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900%를 초과하는 증권회사는 없다. 다만, 800%~900%에 해당하는 회사가 3개, 700%~800%에 해당하는 회사가 7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2~2013 상반기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속해 적자가 발생하고 두 회계연도 누적 적자규모가 자기자본의 5% 이상인 회사는 총 10개사 정도다.
증권사 M&A 촉진 방안 관련 일문일답중에서

시장은 이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합니다. 더구나 채찍이라고 할 수 있는 적기시정조치도 2016년이나 가능합니다. 시행까지 시간이 있습니다.

증권업 M&A 활성화? 증권가는 “글쎄…”

2.
촉진방안을 읽으면서 “과연 어떤 증권사의 소유자가 경영권을 버리고 합병을 선택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흡수되면서 읽어버리는 것은 명확히 눈에 보이는데 합병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추상적입니다. 그냥 감독기관의 허가뿐입니다. 라이센스(허가)가 돈을 벌어주던 시대는 끝났는데 여전히 감독기관은 자신들이 가지는 핵심적인 권력인 라이센스를 전가의 보도라고 우깁니다.

제가 보기에 구조조정은 이미 정부 정책이 아니라 시장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온 대형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입니다. 여기에 2014년도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주말 한국거래소가 요청한 조회공시 요청에 대한 현대상선이 다음과 같이 답변을 했습니다.

현대그룹차원에서 현대증권㈜ 지분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자구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 없습니다.본 건과 관련하여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 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습니다.

단 두줄입니다만 중요한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증권 지분 매각’을 공식으로 언급했습니다. 유동성 위기에 놓인 그룹중 LIG그룹은 생존을 위해 LIG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동양그룹도 결국 동양증권을 내놓았습니다. 현대그룹도 선택의 시간을 앞두고 있는 듯 합니다.

이제 대형증권사중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동양증권 등이 매물로 나오거나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중 NH와 KB의 싸움이라던 우리투자증권은 NH가 강세를 가지는 듯 하고 이를 반영하듯 KB는 동양증권에 관심을 두는 듯 합니다. 유안타증권 보다는 KB금융지주가 인수하는 것이 M&A를 추진하는 금융위에 더 맞을 듯 합니다.

한국거래소는 KB금융지주에 대해 동양증권 인수 추진설에 대해 지난 13일 장 마감 뒤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시한은 16일 오후 12시까지다.앞서 자본시장 뉴스미디어 더벨은 KB금융지주가 법원의 조기 매각 허용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양증권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본입찰이 예정돼 있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보다 가격 메리트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업계는 동양 측과 유안타증권 간 수의계약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KB금융의 등장으로 인수전이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KB금융은 동양증권?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중에서

3.
이렇게 중대형 증권사를 위주로 한 M&A 시장이 열리면 사실 구조조정은 시작이 아니라 끝입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소형증권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태되거나 생존을 위해 합종연횡을 하지 않을까요?

다음 수순이 궁금합니다. 금융산업의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시장을 옥 죄었던 금융위가 천천히 정책적 변환을 하지 않을까 추측을 해봅니다. 빗장을 하나씩 풀어주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정책과 규제라는 이름으로 금융투자산업이 육성될지, 그것은 의문입니다. 창조적으로 대응해도 성공할 확률이 낮은 자본시장에서 정책에 의한 경쟁력 강화? 가능할까요?

(*)결국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팔기로 결정했나 봅니다.

현대증권 결국 판다…현대그룹 24일 자구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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