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엑서더스

1.
장면 하나.

스타트업 3년을 맞이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여의도에서 3년을 버티기

이 때 마지막 결론은 “IT와 결합한 금융”이었습니다. 이후 홍콩, 뉴욕 그리고 중국 상해에서 가능한 것이 있을지 알아보았고 지금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주 아는 분을 통해 제안을 받았습니다. 해외에서 일반적인 모델을 약간 변형하여 해외에서 금융비즈니스를 해보자는 이야기였습니다. 트레이딩IT를 하는 스타트업으로 현재 규제로는 기회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솔깃합니다.

장면 둘.

알고리즘트레이딩교육을 하던 때 이전에 알고 있던 트레이더를 만났습니다. 몇 년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하여 기회를 모색하고 계시더군요. 수익을 떠나서 미래의 기회를 만들어볼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제도와 문화의 차이에 따른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트레이딩을 부정하는 국내의 제도때문입니다.

기업가가 제도를 탓할 수 없습니다. 또한 ‘탓한다’고 제도를 바꿀리도 없습니다.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면 됩니다.

2.
연합인포맥스가 ‘트레이더 엑서더스’를 주제로 기획기사를 내놓았습니다. 앞서의 장면과 딱 이어집니다.

<트레이더 엑서더스-①> 그 많던 트레이더들 어디로 갔나
<트레이더 엑서더스-②> 100억 벌던 트레이더, 중국에 가다
<트레이더 엑서더스-③> 왜 중국인가…”무리한 매매보다 가능성”

다시 스타트업을 하면서 트레이더를 비즈니스 고객을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몇 년이 흐르면서 시장이 무척 작아짐을 느낍니다. 알고리즘트레이딩교육에 대한 반응도 첫번째와 두번째가 다릅니다. 물론 빙하기라는 조건도 있지만 분위기가 확 변하고 있습니다. 기사는 “국내증권사에서 활동하는 프랍트레이더들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제가 주변에서 직간접으로 느끼는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선물옵션 트레이딩이 중소형 증권사 중심의 먹을거리기도 했지만, 이처럼 트레이더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단연 거래량 위축과 규제 때문이다. 국내 선물옵션 시장이 호황기를 누렸던 2008년 즈음에는 200명에 육박하는 트레이더가 활동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한다.

사라진 트레이더들이 진출하는 곳을 중국시장이라고 합니다. 기사처럼 수익을 내는 곳도 있지만 손실때문에 다시 한국으로 철수하는 곳도 있다고 하네요. 기회는 공평하더라도 결과는 같을 수 없죠. 그것이 세상살이입니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활동 중인 국내 선물옵션 트레이더의 규모는 정확하지 않다.너도나도 중국 시장으로 진출했던 4년 전 무렵 국내 제도권 출신 트레이더만 중국 시장에 수십 명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현재 중국시장에서 트레이딩을 지속하고 있는 팀은 20여 개, 이중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곳은 10여 팀 정도로 업계는 추산한다.진출 결과도 크게 엇갈렸다. 법인을 꾸려 연간 100억원의 이익을 내는 팀이 있는가 하면, 투자자문사 형태로 진출했으나 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문을 닫은 곳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의 진출을 노리며 한국과 중국을 수시로 오가는 선수들도 많다.

왜, 중국일까요? 다들 옵션시장이라고 합니다. 내년에 지수옵션상품이 드디어 상장된다고 합니다. 물론 소문입니다.

중국 선물시장이 만만한 대상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를 점차 허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시스템 면에서 낙후된데다 투자를 위한 법인 설립이 쉽지 않고, 시장 호가 노출 제한이 있어 외국인이 투자하기는 어렵다.그럼에도, 트레이더들은 중국에서 기회를 찾는다. 아직 중국이 선물밖에 없는 반쪽짜리 시장이지만, 옵션시장까지 열리게 되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한다.

위의 기사중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선물옵션 시장은 전문가들의 놀이터이다. 이곳에서 수익을 내는 개인이 진짜 개인투자자가 아닐뿐더러, 철저히 가격에 의해 움직이는 곳에서 규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근시안적인 처사”

100% 공감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말하는 ‘투자자 보호’의 투자자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3.
현재까지 나온 ‘증권업 역동성 제고방안’을 보면 2014년이 2013년과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 금융의 비전은 ‘경쟁력있는 트레이딩비즈니스’입니다. 국내 트레이더이든 해외 트레이더이든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하여 트레이딩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곳이 있다면 한걸음에 달려가려고 합니다. 그곳이 먼 곳이라도.(^^)

어제 해외비즈니스를 안주 삼아 이야기했던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내 인생을 사는 것이지 대한민국 감독당국이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비즈니스를 한다!(^^)”

(*)위의 글을 쓰고 나서 RSS Reader를 보니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제도 개편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자료를 깊히 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도자료의 첫 문장이 마음에 듭니다.

사모펀드는 금융산업 내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한 분야로 이는 소수의 전문투자자 중심으로 구성됨에 따라 건전성 및 투자자보호 규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데 기인

2 Comments

  1. chang

    KRX가 EXTURE+에 증거금 관련한 제도를 일부 변경했네요. 미니선물, 옵션을 시행하려는 준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거래 단위를 K200선물/옵션은 1에서 50만으로, 스타선물은 1만으로 각각 변경을 했네요. 혹시 자료가 필요하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Reply
    1. smallake (Post author)

      제가 거의 매일 가보는 사이트가 law.krx.co.kr입니다. 여기에 올라와야 하는데 아직인 것을 보면 전산준비만 해놓고 감독당국과 협의하겠다는 뜻이겠죠?

      자료 부탁드립니다. 잘 검토하겠습니다. 미니선물이 ‘증권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빠져서 내년 중반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에상을 했었는데..

      감사합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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