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연설 그리고 후폭풍

1.
어제 금융투자협회 창립에 축사에서 금융위 위원장이 한 연설은 여러모로 후폭풍이 클 듯 합니다. 그동안 구조조정은 증권사 스스로 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금융위원회가 말한 것은 증권사간의 구조조정입니다. 금융위는 죽이기 위해 모든 정책적 수단을 쓸 듯 합니다.

먼저 신문들이 인용한 금유위원회장의 연설입니다. 먼저 금융산업이 처한 환경에 대한 판단입니다. 그동안 반복하였던 이야기입니다.

“(증권업계를 포함한)금융투자업계는 고령화, 안전자산 선호도 증가, 주식거래량 급감 등으로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 최근 주식거래량의 구조적인 감소와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 강화, 고령화에 따른 투자 수요 변화 등은 위탁매매 중심의 영업모델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고부가가치 금융 영역에서 해외 대형 투자은행(IB)과의 경쟁력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다음은 금융위원회가 생각하는 비전입니다. 이번달에 발표할 금융비전에 들어 갈 내용입니다.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규제완화’와 ‘구조조정’을 동시에 한다고 합니다.

”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10년 안에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금융투자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 자본시장 플레이어의 역량 제고를 위해 규제완화와 동시에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 증권회사 인수·합병(M&A) 촉진을 위해 M&A를 추진하는 회사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한편 경영이 부실한 증권회사는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토록 할 것이다. 지난 10월 지정된 한국형 투자은행(IB)들이 조속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 나가겠다. 변화된 증권회사의 영업여건을 반영하고 리스크 관리지표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를 개선하겠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의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선물시장의 개설을 추진합니다.

“증권시장 진입문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각종 상장 유지부담을 경감해 유망기업이 적극적으로 상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며 시장 간 이전상장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코넥스-코스닥-코스피 시장 간 연계를 강화하고, 투자자의 투자수요에 부응하고 현물거래에 수반되는 위험관리 수단 제공을 위해 새로운 선물시장 개설도 추진하겠다”

두가지가 새롭습니다. 구조조정을 아주 강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규제완화와 맞물려 새로운 선물시장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조는 그동안 정리했던 것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증권사의 위기
미니선물, 꿩 대신 닭?
향후 자본시장 정책은 어디로?

2.
이상의 연설이 과거와 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하루전에 발표한 금융회사간 단기자금시장 개편방안때문입니다.

[문제점]금융회사간 단기자금 수급이 여전히 무담보 콜시장에 편중되어 시장효율성이 저하되고 콜시장 불안이 시스템리스크를 증대시킬 우려 상존

ㅇ 여전히 콜시장에 지나치게 편중된 단기자금시장 구조가 RP시장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다양한 상품과 만기(기일물)가 부족하여 효율적인 금리체계가 형성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 내포
ㅇ 콜시장에서 단기자금을 손쉽게 조달하여 장기영업자금으로 활용하는 증권사의 콜차입 관행이 지속될 경우, 콜시장에서의 예상치 못한 신용경색 발생시 콜시장 불안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 상존

[대책]콜시장에서 제2금융권 참여를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콜시장을 은행중심 시장으로 개편 (‘15년부터 시행)

ㅇ (콜머니측면) 원칙적으로 참가대상을 은행권으로 제한
– 예외적으로 증권사 중 국고채전문딜러 및 한은 공개시장조작대상 증권사는 참여를 허용하되, 콜차입 한도규제를 지속 부과
– 콜시장 참여가 배제되는 증권사들의 경영상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14년중 증권사의 콜차입 차입한도 기준을 현행보다 강화하여 적용
* (예시) ‘14년 상반기중 증권사의 콜차입 차입한도 기준을 현행 “자기자본의 25% 이내 → 자기자본의 15% 이내”로 강화하여 적용하는 등 점진적으로 축소 유도

이에 대한 신문들의 분석이 대체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사들의 콜시장(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조달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단기자금시장의 만기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은행만 콜시장에 참여시키는 내용도 전날 발표했다. 중소형 증권사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인 것이다. 다만 증권사 중 국고채 전문 딜러와 한국은행 공개시장조작대상 증권사(총 16개사)는 참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면서 경영난이 심각해져 증권사 구조조정이 촉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낮은 금리로 콜 자금을 끌어올 수 없게 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자금조달비용이 올라가고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증권사 구조조정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sue!] 증권사 구조조정..당국, 칼 빼들었다중에서

한국일보는 좀더 강하게 분석합니다.

이 증권사들을 제외한 46개 증권사들은 콜 자금 대신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으로 대체해야 하므로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조달 시간도 늘어나 영업 측면에서도 불이익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로 문을 닫는 증권사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쌓이는 증권사 매물… 정부, 구조조정 칼 뺐다중에서

3.
문제는 시장참여자들의 반응입니다. 위의 기사중 일분입니다.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증권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굳이 없는 살림에 돈을 꿔서 M&A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수에 나설 만한 증권사도 매물로 나오는 증권사도 많지 않았던게 현실이다.특히 증권업황이 아무리 나빠도 제조업체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는 구조도 증권사간 M&A를 어렵게 한다.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비용통제를 통해 적응 단계를 거쳐 유지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많아 구조조정을 통한 구도재편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제윤 “부실社 구조조정 추진” 발언에 증권가 “불난 집 부채질” 발끈을 읽으면 아주 강한 반발이 보입니다.

2008년 증권사 라이선스(허가증)를 늘려놓고 불과 5년 만에 상황을 뒤집는 데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금융위기라는 악재가 있긴 했지만 불과 5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정책을 바꾸는 탓이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시너지, 증권업의 미래, 경제효과를 다 따져도 강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인가 의문스럽다”며 “2금융권에서도 증권업을 빼고 안전지상주의로만 가면 리스크는 단기간에 줄어들겠지만 장기적 발전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저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시장은 규제완화를 바라지만 금융위는구조조정을 바랍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금융위원회가 다음 주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고 하니까 무언가 변화는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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