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위에서 생각한 경영

1.
6월 18일 이천십년 자출 첫째날.
자전거로 출근한 후 회식, 소나기때문에 놓고 퇴근을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가지러 일요일 아침에 여의도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여의도-안양천-학의천-과천을 택했습니다. 중간에 비도 약간 왔고 과천에 들어서니 햇살도 따가왔던 날이었습니다.

자전거는 참 독특합니다. 걷기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지만 빠르지 못합니다. 자동차는 빠르지만 사물을 찰나(刹那)의 시간으로 몰아넣습니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고 있는 이의 마음과 같이 합니다.  걷고 있는 누군가와 함께 갈 수도 있고 고속도로를 달리듯이 무한속도를 낼 수도 있습니다. 모두 바퀴에 동력을 공급하는 두 다리에 나옵니다. 나의 뜻과 마음을 반영합니다.

2.
자전거를 시작하려면 두가지가 필요합니다. 자전거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기술입니다.  경영자는 기업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경영자에게 경영자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창업주이면 자본금의 힘으로 경영자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전거를 어느 정도 타려면 몇 번 넘어져야 합니다. 중심을 잡는 방법을 몸으로 느끼고 배우기 위해 실패가 필요합니다. 누구나가 겪습니다.  경영자는 다릅니다. 예행 연습없이 바로 실전입니다. 경험을 쌓지도 않고 이론을 공부하지도 않고 실전에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패가 많고 실패하더라도 나만이 아니라 함께 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줍니다. 실패를 딛고 자전거를 쑥 앞으로 나아가게 하듯이 실패라는 경험을 자신의 자신으로 만든 사람이 경영자를 하면 어떨까요?

11년전 과천으로 이사왔을 때 자전거는 동네 마실가는 수단쯤이었습니다. 비싸지도 않았습니다. 요즘 자전거를 시작할 때 얼마짜리 자전거를 타고 다닐지를 고민합니다. 마치 어떤 자동차를 살지 고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한강을 달려봅니다. 다양하지만 가격도 천양지차인 자전거가 다립니다. 개성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능력과 몸에 맞아야 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몇 백만원 자전거를 탈 이유는 없습니다.  기업도 자본금이 있습니다. 이천만원부터 몇백억,천억까지 다양합니다. 이천만원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자본금이 몇 백억인 기업을 경영하기 쉽지 않습니다. 경험과 꿈이 필요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천에서 속초 가는 꿈을 가집니다. 7번국도 통일전만대에서 포항을 거쳐 부산가는 꿈을 꿉니다. 어떤 이는  대륙 일주의 꿈을 꾸다 꿈을 이뤘습니다.  하루 80Km를 가기 위해 5만원으로 길을 나섰다가 낭패를 겪었습니다. 경영자의 꿈을 크고 넓으면 그 꿈의 크기와 맞는 기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성큼성큼 갈 수도 있지만 한발한발 꿈을 이루기 위해 기업을 키울 수 도 있습니다. 다양합니다.

만약에 나의 능력과 크기가 맞지 않으면. 자전거를 타다 길에서 만난 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좀더 가벼운 자전거를 타기 위해 몇 백만원을 투자합니다. 맞습니다. 무게를 비교하면 1Kg의 차이이지만 하루 100Km이상을 달린다고 하면 1Kg를 더 달고 나니게 되면 더 부담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몸무게를 1Kg을 빼는 것이 더 빠르고 좋은 길인데….”

경영자도 자신의 그릇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작으면 작은대로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크기를 키우려는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생각을 달리 가질 수 있습니다. 크기=넓이를 키우지 말고 깊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위대한 기업(Great Company)가 아니라 소몰자이언츠(Small Giants)를 택한 기업의 경우입니다.

3.
자전거위에서 바라본 주변은 항상 새롭습니다. 물론 도심을 지날 때, 뻔한 공사장을 지날 때는 다르지만 항상 새로움이 나를 기다립니다. 특히 한번도 가보지 않을 길을 나설 때 설레입니다. 그럴 때일 수록 잊으면 안되는 것이 “어디까지 가서 어떻게 돌아올지” 입니다. 2009년 여름 강화도로 길을 나섰습니다. 처음 목표는 김포대로를 통해 강화대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강화대교를 보니까 욕심이 생겨서 초지대교까지 더 달렸습니다. 무리했습니다. 몇 일후 결국 팔이 약간 부러져 한달을 고생했습니다.  먼 길을 가려면 내 몸이 튼튼해야 합니다. 기초 체력을 다듬어 놓아야 하고 자전거도 미리 손질을 해놓아야 합니다.

경영은 항상 새롭습니다. 가본 길이 없습니다. 매일매일 회사의 자금상황도 다르고 구성원들, 고객도 다릅니다. 경영자는 모든 조건을 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경영자의 꿈이 아무리 크고 깊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숫자가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납니다. 기업의 구성원들이 지쳐서 떨어져 나갑니다. 잘못 결정하면 결국 심각한 손실을 가져옵니다.

바람이 살살 불고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길도 있습니다. 사업이 순풍에 돗 탄듯 힘차게 나갈 때 있습니다.  그렇지만 맞바람이 쌩쌩 불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면서 시야를 흐립니다. 흙탕물이 튀고 길은 질퍽질퍽 합니다. 내 몸은 점점 지켜갑니다. 포기하면 쓰러집니다. 두 다리에 힘을 주고 페탈을 씩씩 밟아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시련을 맞은 경영자는 스스로가 포기하려고 합니다. 극단적인 수단을 택할 수도 있고 나만 살 수단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련을 이기는 길은 경영자와 기업내부에 있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절박함, 간절함으로 시련을 대할 때 돌파구가 보입니다.
자전거와 자전거탄 사람이 하나이듯 기업과 경영자도 하나입니다. 외롭지만 함께 의지하면서 가야합니다.

길위에 희,노,애,락이 있습니다. 끝이 어딘지 모릅니다. 다만 꿈을 위해 길을 떠납니다.

2 Comments

  1. 카카오수다걸

    정말 한편의 수필 같습니다. 저도 지금 고민중입니다. 어떤 자전거를 살까? 선택은 쉽고도 어려운것 같습니다. 분수에 맞게 , 나에 맞는 , 효율적인 자전거를 사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거 선택하는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비싼 자전거도 좋기는 하겠지만….. 출퇴근용 자전거치고는 너무 비싸면 의미없는것 같아서….
    돈이 많으면 아무 생각없이 살 수도 있겠지만…. 아니 돈이 많아도 고민은 할 것 같습니다. 종류가 많아서
    어째든 빨리 하나 사야할텐데

    Reply
    1. smallake

      수필이면 칭찬이네요..고맙습니다^^

      혹 도움이 될가 해서…

      “결정을 하지 않는 것보다, 좋지 않은 결정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예병일의 경영 노트에 있는 말입니다. 짐콜린스의 경영전략중 나온 결정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정리했습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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