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고빈도매매를 하는 개인이 있을까?

1.
ELW시장이 규제로 침체에 빠질 무렵인 2012년 초 ELW 다음은 ETF?이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ETF시장에서 개인들의 비중이 50%가 넘었던 때의 추측입니다. 이 때 ETF시장이 개인들의 투기시장으로 변질되었다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개인들이 대표적인 단기 ETF 상품인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의 투자에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 ETF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1.2%에 달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2007년에는 14.6%에 불과했지만, 2008년(16.5%), 2009년(19.2%), 2010년(38.5%)에 이어 가파른 상승추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8월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거래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ETF를 이용해 투기적인 거래를 하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들 ETF는 전 세계적으로도 회전율이 높은 투기적 상품의 대명사”라고 지적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금융시장의 여건이 좋지 않아 ETF를 활용해 시장의 방향성을 노린 투자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업계관계자는 “시장이 불확실해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져 특정 자산에 대한 쏠림현상보다는 분산투자가 주를 이룰 것”이라며 “ETF 등을 활용한 시장타이밍을 노린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소액으로 투자를 하는 개인들에게 있어 헤지수단이 ETF 외에 전무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는 상품 소개에도 단기 투자 상품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기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헤지 수단이 ETF 밖에 없어 이를 통한 시장 방향성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TF 투기거래, 아시아 최고수준···올해도 지속될 전망중에서

2012년 7월의 기사도 개인투기세력을 우려하는 목소리였습니다.

코스피가 오를 때 2배 폭으로 상승하는 레버리지 ETF를 활용한 단타매매로 고수익을 노리는 전문 투기세력이 크게 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여의도에 소형 사무실(부티크)을 차려놓고 조직적으로 레버리지 ETF 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이 때문에 레버리지 ETF 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레버리지 ETF가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가 규제 폭탄을 맞았던 ELW 시장의 전철을 그대로 따를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레버리지 ETF가 일반 상장 주식에 비해 투기세력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낮은 호가’ 때문이다.유가증권시장에서 1만원 이상의 주식이 50원 단위로 가격이 매겨지는 데 비해 레버리지 ETF의 가격은 5원 단위로 움직인다. 즉 작은 단위로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사고팔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이다.또 매도할 때마다 0.3%의 거래세가 부과되는 일반 주식과 달리 ETF는 별도의 거래세가 없어 보다 적은 비용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도 투기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레버리지ETF 투기세력 주의보…호가폭 작고 거래세 없어중에서

그리고 2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ETF 시장 개설 11주년 성과 분석 및 향후 발전 방향을 보면 2012년 초와 다른 현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의 변화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계좌수) ETF 거래참여 계좌가 1만개(‘02)→38만개(’13.9월)로 증가, ETF 투자 대중화 가속화
□ (투자주체별 비중) 거래대금이 급증하기 시작한 ‘11년 개인 거래 비중이 51.2%에 달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현재 36.2%(’13.9월) 차지
⇒ (투자주체별 비중 균형) 기관(LP제외)과 외국인 비중은 각각 15%→20%, 23%→36%로 증가하는 등 투자자별 구성 균형 형성

2.
이상과 같이 기관이나 외국인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2012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2013년 1월의 기사입니다. 고빈도매매를 하는 기관과 외국인이 시장에서 이익을 가져간다는 내용입니다.

파생상품 ETF시장을 투기판으로 만든 장본인은 누굴까. 또 그들은 변동성이 적어 마진도 크지 않은 이 시장에 왜 집중할까.결론부터 말하면 투기판으로 키우는 이는 외국인과 기관이다. 적격투자자로 증거금 면제 혜택, 국내 증권사들의 수수료 네고(협의), 2초 지수 선(先)계산 등의 유리한 투자조건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여타 상장종목과는 달리 0.3%의 거래세가 면제되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도가 높은 ETF시장에서 이들 큰 손들의 활약상은 높다. 지난해 ELW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투기수요가 ETF 시장쪽으로 옮겨온 것도 투기거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거래세가 없으니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거래 및 헤지용 트레이딩이 잦을 수밖에 없다. 거래창구 역시 특정 증권사 창구 이용빈도가 높았다.

지난해 중반 이후 코덱스 레버리지와 코덱스 인버스 ETF에 대한 매수 매도 창구를 살펴본 결과,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여타 다른 종목에 대한 거래창구가 수시로 바뀌는 것과 달리 이들 ETF 거래는 신한과 삼성이 요지부동 부동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들 증권사의 수수료 경쟁력을 이유로 꼽는다.
“ETF 초단타 극성…수퍼컴퓨터에 개미들 당했다”중에서

2013년 8월의 기사도 기본 흐름은 변화가 없습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6일까지 최근 2년새 레버리지ETF와 인버스ETF의 개인 순매수 누적규모는 각각 1억6915만7주, -3616만주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ETF 보유비중은 75%, 인버스 ETF 보유비중은 88%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인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하지만 ETF가 추종하는 코스피200지수는 이 기간 269선에서 249선으로 밀리면서 개인들의 기대와 어긋났다. 특히 인버스ETF에서 베팅한 개인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버스ETF는 지수 하락시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코스피200지수와는 정반대로 움직인다. 순매도 포지션상 코스피200지수가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정반대로 갔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와 인버스ETF는 코스피200지수와 연동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많지만 결과적으로는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이다”며 “시장의 흐름과 맞서지 말고 추세에 따라가는 매매를 하는 것이 수익을 올릴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TF 개미들 무덤되나중에서

3.
직접 매매를 하지 않는 입장에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시장의 규제를 받고 있는 ELW시장과 달리 ETF시장은 금융위원회나 한국거래소가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시장이면서 ELW시장과 비슷한 구조로 움직입니다. 그러면 ELW나 지수옵션에 관심을 가졌던 DMA 트레이더들이 왜 ETF시장의 KODEX 레버리지, KODEX 인버스등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외국인과 기관이 고빈도매매를 한다고 하면 가능할텐데…

앞서 인용한 기사를 보면 외국인과 기관들이 사용하는 전략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Latency가 관건입니다.

예컨대 코스피200 지수가 2초마다 공개되는 것을 활용, 지수와 순자산가치(NAV) 차이를 미리 계산해 변동성을 예측하고 시스템을 통해 호가를 내는 방식이다. 고성능 컴퓨터를 통해 고빈도매매(High Frequency Trading)를 활용한다. 한번에 거두는 이익은 미미하지만 주문과 체결을 무한정 반복해 거래량을 늘려 취하는 이익 규모를 늘려가는 방식이란 얘기다.

이처럼 기관과 외국인의 고빈도매매가 사실이라면 개인들이 고빈도매매를 하는 ELW시장은 규제하고 기관과 외국인 고빈도매매를 하는 ETF시장은 육성하는 감독기관의 정책을 이해하기 힘드네요.이런 저런 궁금증을 풀 능력은 없지만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의외로 ETF를 이용한 차익거래전략을 소개하는 글들이 많네요. 제가 관심이 없다고 찾아서 그런가?(^^)

먼저 한국증권학회에서 내놓은 논문들입니다.

상장지수펀드를 이용한 차익거래 수익성에 관한 연구
상장지수펀드(ETF) 차익거래전략
데이트레이딩 전략의 수익성 분석: ETF 시장을 대상으로

다음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기욱씨는 ETF를 차익거래 전략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활용한 차익거래 가능성 진단
업종 ETF를 활용한 차익거래 가능성 진단

‘ETF 차익거래 가능성 진단’이라는 보고서는 아래 전문으로 소개합니다.

Download (PDF, 1.02MB)

4.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이 펴낸 ‘국내 ETF시장의 현황과 정책적시사점’이라는 논문입니다. 요지는 아래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여 본고에서는 국내외 ETF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잠재리스크 요인을 중점적으로 점검해 보았다. 아울러 국내 ETF 시장에서 파생상품형 ETF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전체 거래량 중 과반을 차지하는 레버리지ETF가 주식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대표적 상품인 코덱스 레버리지 ETF 도입(2010년 2월)이전과 이후를 구분하여 KOSPI200 지수와 선물가격을 분석한 결과 도입 이전에는 주식시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서 일반적으로 가격 되돌림 현상이 발생하였으나, 도입 시점이후는 정규장 가격 흐름이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서도 유의미하게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레버리지 ETF가 정규장 가격 흐름으로 장중 가격등락을 증폭시키는 일일 재조정 과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 전체의 일간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Download (PDF, 600KB)

6 Comments

  1. 소문만복래

    elw는 대략 500-1000원 가격에 5원 단위로 호가 형성되어 있었음 (0.5%-1%, 호가대비 기대수익률)
    etf는 26,950원 가격에 5원 단위로 호가 형성되어 있으니 (0.0186%) 증권사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0.010% 라고 가정하면 etf는 스캘퍼들에게는 메리트가 좀 떨어지지요 스캘퍼보다는 증권사 프랍이 할만한 상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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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mallake (Post author)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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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ullvana

    두번째 문제는, 시장건전화 조치(13년 3월)에서 ETF는 LP를 제외하곤 주문에 제한이 있습니다. ETF는 현물과는 성질이 다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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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mallake (Post author)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법규사이트를 검색해보았습니다. 말씀하신 건전화조치와 관련한 부분을 확인했죠. 2012년 8월과 2013년 2월 건전화조지가 있었지만 주문제한에 관계하는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시행세칙)에서도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좀 정확한 URL이라도 알려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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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ullvana

        http://www.krx.co.kr/m10/m10_1/m10_1_3/JHPKOR10001_03_01.jsp?sch=all&noti_no=20823&cur_page=1&rn=79&word=%EA%B1%B4%EC%A0%84
        이고 내용중 ‘현물시장에서의 허수성 매매 적출기준 정교화’에 해당합니다. 전략/로직따라다르겠지만, 허수성매매로 적출되기때문에 제한이있다고 말씀드린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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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mallake (Post author)

          내용이 이렇네요.

          “다수종목에 짧은 시간 허수성 주문을 반복적으로 제출하는 계좌를 적출하는 기준(rule)을 더욱 정교화함

          ⇒ 시간적인 흐름에 따른 불공정거래의 시나리오*를 적출기준으로 로직화하여 허수성 매매행위에 대한 적출의 정확성을 제고함 (적출계좌에 대한 분석시간 단축)”

          시장감시위원회가 허수성주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TF 규제를 위한 조치라고 이해하기에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고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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