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거래소는 분기별로 주문매체별 거래현황을 발표합니다. 가장 최근의 발표는 아래입니다.
2009년이후 변화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런 변화속에서 HTS를 둘러싼 다양한 고민들이 나옵니다. 그중 대표적인 고민이 ‘HTS시대의 종언’입니다. 막대한 투자를 계속 하여야 하지만 투자에 따른 이익이 없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증권업계에 전산 투자가 실종됐다. 지난해부터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업그레이드를 위한 신규 투자가 거의 멈춰선 것이다.10대 증권사의 HTS 업그레이드 또는 신버전 출시도 거의 사라졌다. 2006년 6건, 2007년 7건에 이르던 10대 증권사 HTS 신버전 출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2009년에 3건으로 감소했다가 2010년 4건, 2011년 8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로는 동양증권이 9년 만에 내놓은
마이넷W
가 유일하다.한 대형 증권사 IT본부 A본부장은 “이제는 HTS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다운그레이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HTS 시대
종언을 예고했다.개별 고객의
니즈
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맞춤형 화면
은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끌어오려는 고뇌의 산물이었지만 HTS가 점점 전업 투자자들만을 위한 도구로 협소화하는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서비스를 유지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증권사 HTS를 어이할꼬중에서
위 기사가 상반기 분위기라면 아래 기사는 하반기 분위기입니다. 빙하기를 맞은 증권산업이 새로운 투자란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반면 HTS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매년 5% 내외로 줄어들고 있는 모습입니다.이런 분위기에 편승하듯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HTS를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MTS를 이용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구요..투자자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데 그게 한계가 되기도 해요..유지비용은 많이 드는데 상대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니 개발하기도 그렇죠”
연간 HTS유지비용은 최소 20억원에서 100억원이 소요돼 그나마 대형 증권사의 경우 명목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제한된 예산으로 쉽게 운영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HTS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주 메인 역할이 HTS인 만큼 놓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또 현재 사용하는 HTS를 폐쇄하면 기존 투자비 손실과 이에 따른 고객 이탈, 시스템 전환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어려워져만 가는 시장 상황 속에서 HTS의 운영여부를 두고 증권사들의 고민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증권사 HTS, 애물단지 전락할까중에서
2.
HTS의 종언이 회자하지만 HTS는 시대의 변화와 경쟁에 의해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2013년도 적지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회사의 전략에 따라 다르고 과도한 단순화이지만 세가지 흐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알고리즘트레이딩의 대중화입니다. 물론 알고리즘을 표현하는 방식은 종목 추천과 실시간매매시그날로 나타납니다.
“주가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인 실적과 수급 상황을 한꺼번에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뭘까 항상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마이 티-레이다((MY tRadar)’죠. 투자자들에게 매수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매도 타이밍을 잡아주는데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히 유용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무엇보다 힘이 납니다.”
전진호 동양증권 금융센터방배본부점 지점장(사진)은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전국을 돌며 마이 티-레이다 설명회에 다니기 때문이다.
HTS ‘마이 티-레이다’ 개발 전진호 동양증권 지점장중에서
둘째는 속도입니다. 특화주문서비스였던 DMA를 이용한 서비스입니다.
LIG투자증권(대표이사 김경규)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개인 투자자도 DMA 주문을 이용할 수 있는 선물옵션 전용 HTS인 ‘오르다 F1’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13일까지 6주간 총 5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BIG5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오르다 F1’은 주로 기관과 외국인이 사용하던 DMA 주문 방식을 HTS에 적용했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일반 개인 투자자들도 아무런 조건 없이 속도 빠른 DMA 주문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LIG투자증권, 증권사 최초 DMA 주문가능 HTS ‘오르다 F1’ 출시중에서
셋째는 API의 대중화입니다.
증권 업계로 옮긴 이후 오 팀장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발을 시작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웹 트레이딩(Web Trading) 등의 이트레이드증권 전산사업에서 핵심적 일을 해 왔다.특히 오 팀장이 여타 전산개발 관련업무 가운데 API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API 서비스가 증권분야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오 팀장은 “API 서비스 사업이 다른 증권 분야와는 달리 발전 가능성이 높은 블루오션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HTS와 관련된 경쟁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라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반면 증권사들이 API에 가지고 있는 관심도는 아직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오 팀장은 API 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아직 API 서비스는 전문투자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것.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API 서비스가 자기의 매매기법을 실현해주기 위한 일종의 도구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현재는 개인투자자들이 API 서비스를 어려워하지만 2~3년 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오현택 이트레이드증권 온라인영업본부 팀장중에서
3.
MTS와 비교할 때 HTS만이 갖을 수 있는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스마트폰과 PC라는 매체의 차이,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기술이 등장하여 혁신을 주도할 지 모르지만 예측가능한 미래를 놓고 보면 PC는 스마트폰에 비하여 ‘더 넓은 화면, 더 강한 힘’을 가진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HTS를 MTS와 차별화하고자 하면 PC가 가진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다른 관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HTS는 전자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기본선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과 MTS의 대중화로 그 위치를 내려놓을 상황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HTS를 여전히 고집하거나 HTS를 통하여 자신의 요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누구일까요? 이 또한 단순화하면 전업투자자 내지 그와 비슷한 성향의 투자자가 아닐까 합니다.
‘더 넓은 화면, 더 강한 힘’과 전업투자자를 위한 HTS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여야 할까요? 앞서 2013년에 나타난 흐름은 공감하면서 저의 의견을 정리해봅니다.
첫째 알고리즘트레이딩의 대중화입니다. 현재 HTS를 통하여 제공하는 알고리즘이 사람이 하는지, 기계가 수학적으로 계산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사람이라고 하면 기계로 변화하는 것이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된다(橘化爲枳)”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알고리즘트레이딩은 대부분 자본시장의 큰 손인 기관투자자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기관투자자를 위한 시장은 미약합니다. 개인투자자를 고려한 서비스가 유력합니다. 증권사만의 차별화한 알고리즘이 HTS간의 경쟁을 차별화하리라 생각합니다.
둘째 HTS의 개인화입니다. 앞서 LIG증권의 속도와 맞물리지만 저는 개인화라고 표현합니다. HTS와 MTS는 Shared Service=공유서비스입니다. 이런 조건에 차별화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제한이 따릅니다. 반면 DMA서비스는 개인서비스입니다. 특정한 고객만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HTS가 가진 공유서비스 기능은 MTS에 이관하고 HTS는 DMA적 요소를 받아들여 개인 HTS로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HTS를 개인용으로 사용하면 개인HTS라고 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 있도록 한 출발이 Shared이기때문에 시스템적으로 고민을 해야 합니다. 더불어 ZeroAOS는 출발이 개인에 맞추어졌기때문에 ZeroAOS의 특징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셋째 매매에서 분석시험까지를 포괄하는 시스템으로 변화를 하여야 합니다. 보통 트레이딩의 라이프사이클는 ‘분석 – 모델 – 시험 – 운용 – 평가’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중 HTS는 운용를 담당했습니다. 나머지는 투자자 혹은 트레이더가 알아서 하는 영역이었습니다. HTS는 매매시간만 사용하는 시스템이고 매매시간이 아닌 경우 무관심한 시스템입니다. 만약 HTS를 장전, 장중, 장후 시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자 하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분석, 시험 및 평가와 관련한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즉, HTS를 트레이더가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도구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틱데이타, 백테스팅, 시뮬레이션, 리플레이(Replay)와 같은 기능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출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진화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거래서비스가 아닌 매매지원서비스를 통하여 서비스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만족하면 충분한 비용을 제공하지 않을까요?
이상을 꼭 HTS의 미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ZeroAOS를 구상하고 개발하면서 가져왔던 ZeroAOS가 가져야 할 미래입니다. 다만 HTS의 미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4.
마지막으로 앞서 인용한 기사중 ‘API서비스의 대중화’라는 것이 있습니다. API서비스를 대중화한 서비스중 해외에서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는 Quantapian입니다.
Quotopian은 여러 증권사들의AP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만 전략을 개발하고 시험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현재까지 보면 Quantopian은 성공적입니다. 왜 성공하였을까요? 우선 창업자의 이야기입니다.
The company, founded in 2011, has attracted seed funding from Spark Capital and GETCO. “My interest is not so much as from a trading perspective, but from a community perspective, “ said Andrew Parker, principal of Spark Capital, whose firm led the seed financing. Eyeing the potential to level the playing field between top Wall Street firms and Quantopian’s founders are building a large community for quantitative traders.
“We’re trying to unlock that barriers to entry and have people gain access to the same tools and data sources that only the top people on Wall Street have,” said Parker.
In a Jan. 23 press release, the firm’s founder and CEO John ‘Fawce’ Fawcett, said: “For way too long, Wall Street has kept quantitative finance to itself by hoarding information and providing little transparency or accountability. Fawcett went to say that his firm’s goal is “to dispel that secrecy and grow the quant community by a thousand fold. We welcome talented people from around the world into our community by providing access to the data , infrastructure and mentorship necessary to participate.”
According to its estimates, approximately 10,000 people across hedge funds and prop trading firms like Renaissance Technologies and Jane Street are trading their own balance sheets.
Quantopian Looks to Break Wall Street’s Lock on Algorithmic Trading 중에서
위 글에서 얻는 교훈은 두가지입니다. 첫째 API의 대중화라는 것이 단순히 개발환경을 편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전략을 공유하는 퀀트의 코뮤너티입니다. 둘째 API의 대중화는 전략을 개발할 수 있는 만여명이 넘는 Consumer Quant를 전제로 합니다.
이런 조건을 한국에서 충족시킬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