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기본은 생존

1.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저는 투자를 하지도 않고 투자를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아주 개인적입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내 인생 유일한 투자는 창업”

30대 후반이후 현재까지 몇 년을 제외하면 회사대표, 자영업차의 직함으로, 창업자의 역할로 살아왔습니다. 투자보다 더큰 도박입니다.(^^) 그래서 2008년 모은행 프로젝트를 할 때 같이 일했던 후배에게 자주 했던 말이 ‘상식’이었습니다. 비정상이 만연한 SI산업내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이후 육년이 흐른 작년 말. 송년회에서 만났습니다. 이 때 강조한 말은 ‘생존’이었습니다. 저 보고 달라졌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제가 바뀌었지만 선후를 따지자면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저는 세상에 적응하여 살아야 합니다.

몇 년 어려움을 겪었던 증권회사들은 다시금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가장 손 쉬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채권에서 이익을 냈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시장중 트레이딩부문은 고난의 시기입니다. 자주 이야기했던 것처럼 여러가지 요인이 겹친 결과입니다. 구조적인 요인이기때문에 경기순환이 좋아지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듯 합니다. 예를 들면 핀테크로 열심히 코스닥 부양을 하고 있는 정부 정책의 영향일까요, 코스탁지수가 계속 오릅니다. 오래전 인터넷거품이 일던 때가 떠오릅니다. 그 때처럼 사회적인 영향을 줄까요? 아닐 듯 합니다. 사람들의 삶이 너무 어렵기때문입니다.

2.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글이 있습니다.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구조변화에 놓인 한국경제를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는 무척 공감을 합니다. 그 중 하나입니다. 고령화와 인구절벽을 앞둔 한국경제가 청년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슬란드 경제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강화된 사회안전망 덕분에 아이슬란드 청년들은 누구나 직업훈련을 받고 재취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재기에 성공한 청년들이 무너져가던 아이슬란드 경제에 놀라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2013년 아이슬란드는 유럽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3.5%라는 놀라운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였고, 실업률도 유럽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4.9%를 기록하였다.

우리나라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문제를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은 바로 청년과 미래세대다. 청년이 무너진 경제에서 기업만 살아남을 수는 없다. 청년이 살아야 기업도 살 수 있다. 청년인구 자체가 급속도로 줄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대대적인 청년 투자에 나서야 한다.

* 간혹 아이슬란드의 경제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이 막연하게 우리는 아이슬란드와 다르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에 대한 투자와 경제 성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는 우리보다 훨씬 경제 규모가 큰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청년을 버린 나라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중에서

위의 칼럼들과 투자가 관계가 있을까요? 최악의 ‘경제 불황’…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을 보죠.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한 불황, 그로 인하여 나타날 자본시장의 변화입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기록하는 2015년은 우리 경제에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2015년 이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 구조는 송두리째 바뀌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부양해야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경제성장 속도가 급속히 둔화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내수시장의 성장도 정체된다. 이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면 청년들의 경제 기반이 더욱 악화되고, 이는 다시 저출산을 가속화시켜 인구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자산시장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을 팔려는 은퇴자에 비해 자산을 사들이는 청년층의 인구가 줄어들면, 자산 가격이 계속 유지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고령화에 철저히 대비했던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중의 감소와 동시에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락 현상을 겪었다. 앞으로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이러한 자산가격 하락을 빚으로 틀어막으려는 시도를 했던 나라는 자산가격이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해 결국 경제시스템까지 위협하게 되었다.

투자의 위험이 아니라 투자외적인 곳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릅니다. 그로 인하여 감당하기 힘든 손실을 맞을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이철호 논설실장도 2017년까지 모두 살아남읍시다에서 생존을 이야기합니다. 저금리를 지탱하는 미국의 정책이 바뀔 때 나타날 재앙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존할 방법을 찾으라고 합니다.

정부는 가계대출에 대해 “괜찮다”고 장담한다. LTV·DTI가 안전판인 데다 가계대출의 65%를 상환 여력이 풍부한 소득 4~5분위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구조적 취약성이 눈에 띈다. 우리 가계부채를 미국과 비교하면 평균값과 중간값의 추세가 완전 딴판이다. 아슬아슬한 고위험 대출군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금융부채가 금융자산을 초과한 137만여 한계가구, 가처분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40%를 넘는 234만의 고위험 가구가 바로 그들이다. 대부분 소득 1~2분위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다. 이들은 평균 3%대의 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평균 5%대의 제2금융권 대출에 집중돼 있다.

 물론 미 금리 인상의 최대 피해자는 이머징 국가들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도 금리가 치솟으면 어떻게 될지 끔찍하다. 3인 가구 기준으로 700만 명이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다. 우리 자산의 70%가 몰려 있는 부동산이 무사할지도 의문이다. 어쩌면 지금 총리 인준과 대통령 지지율에 넋이 팔린 것조차 사치일지 모른다. 점심 자리에서 일어서며 국제금융을 오래한 증권사 친구가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 2017년까지 내다보는 관제탑조차 없다는 사실이지. 참고로 역사적 경험상 이럴 때 장땡은 ‘자산 유동화’야. 모든 걸 현금화해 꼭 쥐고 있는 것이지. 모두 각자도생한 뒤 그때 다시 보자.”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부디 2017년까지 살아남으시길….

3.
얼마전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한국경제의 뇌관이라고 하는 가계부채를 어떻게 하겠다고 했을까요?

계부채 평가 및 대응 방향 – 2%대 “안심전환대출” 출시

보도자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상품으로 완화해보겠다고 합니다. 이런 대책의 전제로 다음과 같은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경제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 가계부채가 부실화되지 않고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

금융위원회가 주택시장 부양으로 경제활성화를 해보겠다고 하는 박근혜식 창조경제하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사실 없습니다. ‘주택을 사세요’하는 정부정책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먼저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집을 샀을 때 나타난 모습중 하나입니다.

불안한 마음에 ‘경제대책’으로 포장한 정부의 ‘선거대책’대로 움직인다면 중산층·서민은 고스란히 불황의 비용을 짊어지기 쉽다. 김지욱씨(가명·45)는 5년 전 대출 2억원을 받아 집을 샀다. 그는 1.5t 트럭으로 물류유통을 하는 개인사업자다. 경기를 많이 타는 일이다. 호황일 때는 잘 벌면 월 1000만원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불황일 때는 200만원도 못 번다. 여기에 공공보험료와 세금, 유류비 등을 제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별로 없다. 김씨는 2년 전부터 집에 생활비를 갖다주는 것은 고사하고 트럭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퇴직한 사람들이 물류유통으로 유입됐다.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집을 사면서 빌린 빚을 갚는 것이었다. 한 달 150만원씩 갚아나가야 하는데 제때 갚지 못하는 달이 늘었다. 해당 은행은 집을 경매에 넘기겠다고 했다. 집을 포기해야 할까. 집을 포기하게 되면 아내와 아이들은 본가와 처가로 뿔뿔이 흩어져서 살아야 한다. 그것만은 막아보겠다며 김씨는 다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제 빚 독촉과 압류 협박은 은행만이 아니었다. 우울증까지 앓게 된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다.
빚 내서 집 사지 말고 돈 아껴 저축해야 산다중에서

다음으로 대학친구가 쓴 칼럼입니다. 좀 깁니다만 구조적인 요인부터 다양한 각도로 점검합니다.

먼저 소득이다. 집값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르려면 누군가 그런 가격에 집을 계속 사 줘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주택시장의 주력 수요층이 될 30~40대 가구는 소득이 정체 내지 감소 추세다. 기업 구조조정과 자영업 몰락이 이들을 옥죄고 있다. 20대 청년층은 더욱 딱하다.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저소득 계약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소득 대비 집값(PIR)을 봐도 위험 징후가 엿보인다. 서울의 PIR은 현재 10배로 홍콩(13.5배)에 이어 세계 최고 급이다. 도시 근로자 가구의 연 평균 소득은 5600만원인데, 서울 집값은 평균 5억6000만원으로 꼭 10배라는 얘기다. 강남만 따로 보면 가구당 평균 소득은 1억원이 안 되지만 집값은 평균 10억원으로 10배 이상이다. 뉴욕(7배)·런던(8배)·도쿄(7.5배) 등 세계 최고 부자들이 사는 도시보다 높다. 경기도가 현재 7배로 이들 도시와 엇비슷하다.

 둘째, 인구 구조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을 피크로 줄어들게 돼 있다. 2018년부터는 40대 후반의 주력 소비층이 감소한다. 이른바 ‘인구절벽’이다. 이즈음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도 절정을 이뤄 집을 줄이려는 사람이 급증하게 된다.

 셋째, 금리다. 요즘 정부까지 나서 연 1~2%대의 대출을 해 주겠다며 주택시장에 기름을 붓고 있다. 5억원을 빌려 봐야 월 이자가 110만원 정도다. 집을 살 유혹이 생길 만하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이렇게 낮을 순 없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슬금슬금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2% 금리가 3%로 오른다고 할 때 여전히 저금리는 맞지만 이자 부담은 졸지에 50%나 늘어난다. 아무리 이자가 싸도 빚은 무서운 괴물로 돌변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의 주택대출은 만기가 3~5년으로 짧고 변동금리로 돼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넷째, 주택 수급이다. 수도권의 주택은 앞으로 3년 정도 계속 모자라게 돼 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재건축 때문이다. 정부 규제가 풀리면서 강남에만 8만8000가구, 서울 전체로는 15만 가구가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한꺼번에 아파트가 대거 헐리다 보니 이들이 임시 거주할 전셋집은 턱없이 부족하다. 연쇄 파동으로 향후 3년간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은 계속 치솟을 게 뻔하다. 집값도 떠밀려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현혹돼선 안 된다. 3년 후부턴 재건축 입주가 시작돼 거꾸로 집이 확 늘어나게 된다. 올해 사상 최대로 분양되는 아파트들도 그때쯤 입주가 시작된다. 앞서 설명한 인구절벽과 맞물려 기존 주택의 매물도 쏟아져 나올 수 있다.

 4개 기둥 모두가 허약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서소문 포럼] 집을 살까 망설이는 당신에게중에서

4.
그러면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앞서 경향신문 기사중 ’88만원세대’를 쓴 우석훈씨의 이야기입니다. 읽어보면 위험의 최소화입니다.

불황에 주식 등의 재테크보다는 금리가 낮더라도 저축을 강조한다.

“일본이 장기불황인데 공무원들이나 아베노믹스를 보면 말도 안 되고 황당한 게 많다. 그래도 국민들이 검소해 불황을 버틴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1998년까지 저축률 1~2위를 다퉜다. 이후 일본은 저축률을 유지했지만, 우리는 떨어졌다. 심지어 일본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였을 때에도 저축률을 유지했다. 어렵게 번 돈을 괜히 날리기보다는 원금이라도 잘 버티는 것, 그게 고마운 일이라고 하는 게 불황을 20년쯤 지나고 있는 일본인들의 원칙이다.”

사실 저축할 돈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고정지출이 많다. 보험만 해도 몇 가지가 들어간다.

“보험을 여러 개 드느니 그걸 모아 가지고 있는 편이 낫다. 자기 돈보다 좋은 보험상품은 없다. 평균적으로 낸 돈보다 많이 돈을 주는 보험은 없다. 나는 해외여행 갈 때 여행자 보험에 들고, 주택화재보험에만 들었다. 이런 보험은 재테크용이 아니다. 한국은 일종의 보험 중독이다. 돈도 없는데 연금보험 몇 개씩 가지고 있다. 손에 잡히는 대로 가입하다 보면 월소득에서 큰 돈이 보험금으로 그냥 빠져나가게 된다. 이런 식이라면 불황기에 필요한 방어가 불가능해진다. 잘 생각해보고 꼭 필요한 보험이 아니라면 정리해 목돈을 먼저 확보하고 월별 지출도 최저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불황이 조정의 기회가 되기도 하나.

“불황이라는 과정은 어떻게 보면, 너무 많아져서 과잉이 된 기계와 설비들을 줄이고 잘못된 과거의 투자를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없애야 하는 것인데, 평소 같으면 마음이 약해져서 없애기 어려우니 시장이 스스로 불황이라는 과정을 만들어 조정하는 일종의 자기조절 메커니즘 같은 것이다. 불황 때 조정이 되는 사회여야 호황으로 넘어갈 수 있다. 조정이 안 되면 망하는 것이다.”

book그래도 여유자금이 있어서 투자를 하고 싶다면 앞서 대학친구가 쓴 책을 소개합니다. 머니투데이에 실린 책소개입니다.

한국에도 닥쳐온 1% 금리 현상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거꾸로 즐기는 1% 금리’는 돈의 흐름이 막힌 초저금리 시대에 우리가 투자할 곳의 좌표를 찾도록 돕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자가 과거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준비한 실전 투자 기초 체력단련 코스다.

투자의 세계에서 리스크란 과연 무엇인지, 1% 금리시대에 어떻게 해야 리스크를 관리해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경제 개념에 중점을 뒀다. 수익을 한 푼이라도 더 내기 위한 다양한 절세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5.
핀테크가 열품조짐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일본식 불황을 앞둔 한국에서 “연봉 반토막도 좋다” 금융맨들 짐싸서 핀테크로와 같은 의사결정을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물론 기회가 있고 성공은 나의 것일 확율도 있지만 아닐 확율이 훨씬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레이딩이 늘어서 내가 하는 사업이 나아지면 좋겠지만 꿈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노릇이죠. 사업가로써 저 또한 생존을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생존할지..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