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5코스 다니기 – 사모바위코스

1.
“누가 더운 여름 왜 산에 가냐?”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면 답 합니다.

“내 자신과 대화를 하고 싶어서…”

산을 오르는 것. 중력에 역행하는 일입니다. 로켓을 대기권밖으로 내보내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등산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체중만큼을 두발로 높은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아무리 능숙한 산악인이라고 하더라도 거친 숨을 쉬어야 합니다. 한 여름의 산행은 땀입니다. 내리쬐는 햇빛을 맨 몸으로 맞으면 땀구멍을 통해 굵은 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이번 산행은 나와의 대화가 목적이었습니다. ‘내가 살아온 길’,’내가 하고 있는 일’,’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되돌아보고 싶었습니다. 한발 내딛을 때마다 ‘헉,헉,헉,헉….” 소리가 들립니다. 내안에 잠자고 있던 고통의 목소리입니다. 한발 내딛을 때마다 ‘뚝.뚝,뚝,뚝…” 떨어집니다. 내 안에 숨겨둔 피땀입니다. 고통스럽지 않은 일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환희와 고통이 함께 하지만 기쁨은 순가이고 고통은 영원합니다. 내 가슴에 맺혔고 쌓였던 고통을 다 토해내려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나와 대화하고 싶고 내안의 것을 쏫아내고 싶어서 홀로 산행을 나섰습니다.

토요일 일어나자 마자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려서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북한산 사모바위코스입니다.작년 겨울 마지막 대학교 선후배들과 찾았던 곳입니다.

사모바위코스

2.
3호선 불광역을 거쳐서 구기탐방센터를 찾지만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7022번을 타고 구기탐방센터를 찾았습니다. 효자동, 자전거로 다녔던 인왕산길을 지났습니다. 서울의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잠시나마 추억여행을 했습니다. 이 날 오르내렸던 길입니다.

“구기탐방센터 – 대남문 – 문수봉 – 사모바위 – 비봉 – 승가사 – 구기탐방센터”

산을 찾는 횟수가 뜸해서 그런지, 어느 때부터 산에서 바라본 하늘이 맑지 않습니다. 맑고 파란 하늘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하늘은 맑은데 마음이 흐려서 그런지 뿌옇게 안개가 낀 듯한 모습만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래도 드러내지 않았던 내 자신을 거친 숨과 땀방울에 담아 북한산에 놓고 왔습니다. 다시 속세에서 살아갈 힘은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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