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으로 긴 시간 제안서를 쓰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안서를 쓰는 일을 보통 제 일이라 혼자서 작업을 합니다. 목차를 정하고 써야 할 내용을 고민하고 머리속으로 대략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작업을 합니다 작업이야 생각을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도록 표현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몇 일이면 하는 일을 한달이 넘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명이 달라붙어서…. 지루하고 고된 일입니다. IT서비스 회사의 제안룸을 두번째로 들어가보지만 이번에 느낌이 남 다릅니다.
이번에 환기가 되지만 밀폐되어 답답한 기운이 공간에 가득합니다. “즐겁게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옛날 전방에서 근무할 때 상황실 분위기가 딱입니다.
2.
사회생활을 주로 사회단체나 소기업에 하다보니 대기업문화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사옥을 가진 회사에서 일하면 차이를 크게 느낍니다. 사무실 하나를 임대할 때는 회사가 공간을 지배하는 힘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기업은 공간을 지배합니다. 들어갈 때부터 여러가지 장식, 구호 등이 눈을 자극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유심히 글 하나하나를 읽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선 이런 문구를 보았습니다.
“꿈을 만들어라 Make,? 꿈을 함께 해라 Share,? 꿈을 실현하라 Realize”
참 멋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몇 일후에 있었던 사내 워크샵에 소개했습니다.(^^)
또하나 재미있는 공간은 화장실입니다. 신한은행때도 그랬지만 지금 있는 회사도 화장실에 좋은(?) 글을 액자로 붙여놓았습니다. 요즘 실린 글을 소개하면.
변화를 주도하여 시장을 선도해 나가자고 말씀드렸지만 기본적인 부분에서도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품질, 납기, 사용경험 등의 근본적인 고객가치는 어떠한 순간에도 타협할 수 없는 고객과의 절대적인 약속입니다.
그룹 회장님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기존의 방식만 고집하다가는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현장에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도전적인 자세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고객을 위한 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해내야 합니다.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으로 함께 풀어나갑시다
대표이사님의 말씀입니다.
기업은 존재의 의미를 사회와 고객에서 찾아야 한다. 가치를 인정하고 재화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 고객에?의해 기업은 존재하고, 사회의 자원을 확장가능한 생산적 자원으로 만들었을 때 기업은 존재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 결국 이러한 것이 경영에 중심에서 외부의?끊임없는 변화에 대한 준비와 도전을 가져오게 하고 또 내부적으로 부단한 혁신을 추진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거나?수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현재 아무리 성공하고 있어도 실패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한 피터 드러거의 글입니다.
3.
소변을 보면서(^^) 유심히 보았습니다. 볼 일을 볼 때마다 유심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의문이 마구마구 샘솟더군요.
그룹 회장의 말중 “품질, 납기, 사용경험은 타협할 수 없는 고객가치이다”라고 했습니다. 납기? IT서비스만을 놓고 보면 가능한 일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설마 납기를 지키기 위하여 손해를 보는 일을 감수하라고 하지 않을 듯 합니다. 이익이 없는 기업을 존재가치가 없는데…..물론 저처럼 천박한 생각으로 쓴 말을 아닐 듯 합니다.
“현장에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도전적인 자세”로 일을 하면 좋습니다. IT서비스업체가 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현재 System Integration입니다. 몇 십년째 제자리입니다. 한국 SW산업을 제자리이고 불균형한 상태입니다. 이익을 점점더 내려가고 일을 점점더 고되고 진저리를 내고 떠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고 고객과의 관계도 변화를 하여야 합니다. 이런 일이 ‘변화와 도전’이라는 단어가 품고있는 뜻을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비약이 아니냐? 맞습니다. 비약입니다. 제3자가 직원들에게 한 좋은 이야기를 삐딱하게 재단했습니다.? 제안작업이 너무 지루해서 머릿속으로 장난을 쳐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