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더합주단 정기연주회

1.
중학교 2학년때입니다. 음악시간, 선생님이 모든 아이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앞번호부터 하나하나 제 차례가지 왔습니다. ‘님이 오시는지’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먼~길 님이 오시는지…”

무척 떨리는 목소리로 발성을 아주 가드라라게 해서 불렀습니다. 별 것도 아닌데 그냥 두근두근거렸습니다. 남앞에서 노래하는 것이 무척 어색하였습니다. 이 노래로 중학교 2학년시절 합창반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이후 대중울렁증이 있음을 알았고 대학교때 학도호국단, 학생회활동을 할 때 고생하였습니다.

2.
아내는 성량은 작지만 노래를 무척 잘합니다.어린 시절 ‘동네에서 잘나갔다’고 하지만 제가 보지 않아서 못믿고(^^) 대학시절  노래패에서 활동한 것은 맞습니다. 서강대 ‘맥박’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작년 9월 총동문회 주최로 ‘서강가족 한마당 – 동문음악회’라는 행사를  했을 때 맥박OB로 나가서 몇 곡을 합창했습니다. 잘 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큰 딸은 아마도 엄마의 피를 물려받았나 봅니다. 스스로 음악을 전공할 생각은 없지만  피아노도 그렇고 리코더도 그렇고 꽤 합니다. 저도 아이의 아빠라 팔불출입니다. 이해바랍니다.(^^)

3.
저도 초등학교시절 리코더라는 악기를 만져 봤습니다. 그저 플라스틱으로 만든 피리로 알고 ‘도레미파…”를 하고 ‘로렐라이’를 연주하곤 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딸아이가 학교 리코더합주단에 가입한다고 할 때도 ‘뭐 아이들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특별활동이니까~~~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가고 상도 받고 학교에서 연주회할 때 독주도 했습니다. 리코더란 악기는 의외였습니다. 악기의 종류도 다양하고 소리도 따뜻하고 아릅답습니다. 큰 딸은 졸업후  중학교에서 잠시 중단하였습니다. 리코더합주모임이 없었습니다.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과 경쟁에서 자신이 왜소해보이는지 의욕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가입을 권유한 곳이 ‘서울청소년리코더합주단’입니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사춘기와 겹쳤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냅니다.

사춘기란 누구나 한번 겪는 일입니다. 좀더 밝은 모습으로 가지고 만남도 여유롭게 하면서 리코더합주단도 열성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 어제 7시 동작문화관에서 정기연주회를 하였습니다.

4.
그동안 연주했던 곡들은 영화음악, 팝송 혹은 가곡등을 편곡한 노래였습니다. 어제는 연주목록이 화려했습니다. Bach, Vivaldi라는 이름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큰 딸은 텔레만앙상블이라는 팀인데 Bach의 Fuga in G, Allegro  for a flute Clock, Shannon의 La Follia 변주곡을 연주했습니다. 아이폰으로 녹음을 해서 mp3로 변환했습니다. 음질을 기대하지 마시길…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변변한 악기하나 다루지 못합니다. 기타를 배우고 싶었지만 아직도 못 칩니다. 큰딸을 위해 사놓은 클래식기타가 있는데 때 되면 기타를 배우려고 합니다.

큰딸은 가진 연주회는 사실 가족잔치입니다. 그렇지만 연주회를 통해 모금을 해서 세브란스병원 심혈관센터에 기증합니다. 그리고 연주활동으로 기부를 합니다. 자주 공연을 다닙니다. 음악과 기부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아릅답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