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가사리

1.
몇 일전 출근전에 자주 듣는 ‘그대와 여는 아침 김용신입니다’에서 아주 좋은 글 하나를 들었습니다.

거센 폭풍우가 지나간 바닷가에 아침이 왔다. 어젯밤 폭풍우로 바다에서 밀려온 불가사리들이 백사장을 덮었다. 태양이 천천히 잿빛 구름을 뚫고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한 남자가 해변을 걷고 있는 데 열 살 정도의 어린 소년 하나가 무엇인가를 바다 쪽으로 계속 던지고 있었다. 남자가 다가서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소년이 답했다.
“이제 곧 해가 높이 뜨면 뜨거워지잖아요. 그럼 여기 있는 불가사리들이 모두 태양열에 죽게 될 테니까 하나씩 바닷속으로..”
남자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면 소년을 보고 말했다.
“얘야, 이 해변을 봐라. 폭풍우로 밀려온 불가사리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이렇게 많은데 네가 하는 일이 무슨 도움이 되겠니?”
소년은 아닌 게 아니라 생각해 보니 그렇다는 듯, 잠시 하던 일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문득 다시 불가사리 하나를 집어 힘껏 바다를 향해 던졌다. 불가사리는 첨벙 소리와 함께 시원스럽게 물속으로 들어갔다. 소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적어도 제가 방금 바닷속으로 던진 저 불가사리에게는 도움이 되었겠지요”

찾아보니가 글의 출처는 ‘내 영혼의 치킨 스프’라는 책입니다. 영문제목은 ‘One at a Time’

A friend of ours was walking down a deserted Mexican beach at sunset.? As he walked along, he began to see another man in the distance.? As he grew nearer, he noticed that the local native kept leaning down, picking something up and throwing it out into the water. Time and again he kept hurling things out into the ocean.

As our friend approached even closer, he noticed that the man was picking up starfish that had been washed up on the beach and, one at a time, he was throwing them back into the water.

Our friend was puzzled.? He approached the man and said, “Good evening, friend.? I was wondering what you are doing.”

“I’m throwing these starfish back into the ocean.? You see, it’s low tide right now and all of these starfish have been washed up onto the shore.? If I don’t throw them back into the sea, they’ll die up here from lack of oxygen.”

“I understand,” my friend replied, “but there must be thousands of starfish on this beach.? You can’t possibly get to all of them.? There are simply too many.? And don’t you realize this is probably happening on hundreds of beaches all up and down this coast.? Can’t you see that you can’t possibly make a difference?”

The Local native smiled, bent down and picked up yet another starfish, and as he threw it back into the sea, he replied, “Made a difference to that one!

Jack Canfield and Mark V. Hansen

2.
이 글은 얼마 전에 돌아가신 장영희선생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에서 인용되어 더 많이 알려진 듯 합니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다”라는 뜻을 주지만 울림이 더 큰 이유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장벽앞에서? “적어도 제가 방금 바닷속으로 던진 저 불가사리에게는 도움이 되었겠지요”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생명을 향한 작은 실천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통 인생이든, 회사생활이든, 프로젝트든 큰 일을 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립니다. 그래서 큰 것을 쫓다보니 작은 것을 놓치고 결국 큰 것도 놓치는 우(愚)를 범합니다.

제가 ‘ 살아온 날, 그리고 살아갈 날에 대한 나의 기록’인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지금까지 살아온 날중 가장 힘들었던 때입니다. 빚을 갚느라 주변에 있는 돈, 없는 돈을 끌어모아야 했고? 마지막(?) 등불이라고 할 수 있는 FX ASP사업도 본궤도에 들어서는가 싶더니 회사원들이 사퇴하고 새로 회사를 만들면서 물거품되었던 시기였습니다. 무엇을 할 지 모르지만 나를 정리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블로그가 ‘그대안의 작은 호수’입니다.

벌써 2년 6개월쯤 됩니다.? 아마도 블로그가 ‘나의 불가사리’인가 봅니다. 다시금 출발선에 서서 나를 계속 달리도록, 언제일지 모르지만 문짝을 걷어차는 붉은 심장의 설레임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니까! 글 하나하나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3.
처음 블로그는 일기장이었습니다. 그러다 주변의 친구들이 보았고 지금은 검색해서 오는 분들이 많이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몇 분들은 댓글을 남겨주시고 연락이 끊기었던 분들도 블로그때문에 연락이 닿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요즘 들어? 개인메일로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금융IT에 관해 글을 쓰다보니 혹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글들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들지만 않으면 제 능력의 범위에서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댓글이나 Guest Book을 이용해주시면 좋겠지만 원치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몇 분들이 알고 있는 메일은 smallake@nate.com입니다. 사실 제가 쓰는 수많은 계정중의 하나입니다. POP3로 보긴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지 않습니다.? 앞으로 메일을 주실 분이 있으시면 smithkim.kr@gmail.com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몇 일전 아이폰을 샀는데 Gmail을 기본으로 지원하더군요. 어느 장소에서든 메일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블랙베리 증후군이 생기겠네요 ^^;)

작은 것이 아름답습니다. 작은 것이 변화를 만듭니다.
Small makes a difference.

2 Comments

  1. 최원백

    이이사님 전화 왔는데 1월 마지막주에 시간이 괜찮다고 합니다.
    내 전화 기다리고 기다리다 안하길래 참다참다 신년전화 하셨다고 하네요..ㅎㅎㅎ
    그럼 그때 쯤 뵙는 것으로 알고 잇겠습니다.

    Reply
    1. smallake

      죄송합니다. 제가 연락을 했어야 하는데……
      아이폰을 하나 구해서 온갖 설정을 하느라 고생입니다.
      이 기회에 연락처를 모두 정리할까 싶어서.

      시간과 장소를 잡아서 상의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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