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와 고빈도매매

1.
추석연휴 미국 FED가 양적 완화정책을 계속하기로 한 결정을 발표하였습니다. 시장에 아주 큰 영향을 주는 뉴스입니다. 이 날 미국을 비롯한 유럽, 아시아의 증시가 급등하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 시장정보분석회사인 Nanex의 그래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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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결정을 발표하는 14:00이후 밀리초단위로 나타난 거래량입니다. 0.005초사이에 대량거래가 일어났습니다. 의문이 생깁니다. FED가 결정을 발표한 시간은 14:00이고 워싱톤 DC입니다. 선물거래소가 있는 곳은 시카고로 빛의 속도로 결정문을 전달해도 0.007초가 걸립니다. 그런데 14:00이후 바로 거래가 있었습니다.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1. Released by a News Organization
The Fed news was condensed by a news service into a simple “No Tapering” message (something easily readable by a machine) and then placed on news servers co-located next to trading machines in both New York and Chicago at some time before 2pm.

2. Leaked to Wall Street
The Fed news was leaked to, or known by, a large Wall Street Firm who made the decision to pre-program their trading machines in both New York and Chicago and wait until precisely 2pm when they would buy everything available. It is somewhat fascinating that they tried to be “honest” by waiting until 2pm, but not a thousandth of a second longer.
HFT Scandals: Options Blackout, Fed Taper Leaked, AAPL 중에서

아마도 첫째의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FOMC의 결정은 아니지만 민간통계를 이용한 거래가 있었습니다.시간동기화의 오차를 이용한 Low Latency?에서도 소개한 사건입니다.

정부에서 집계해 발표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유료 고객에게 먼저 제공됐다는 사실이 지난 6월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톰슨로이터가 월 약 6000달러를 내는 고객들에게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를 2초 먼저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톰슨로이터는 미시간대로부터 소비자신뢰지수를 사전에 배포하는 권리를 1년에 110만달러를 내는 조건으로 사들였다.

먼저 입수한 정보는 금융시장에서 돈과 직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월15일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되기 직전 주식시장 거래에서 사전에 이 지수를 제공받은 트레이더들이 큰 차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주식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공매도 대상이 된 주식 대다수가 지수 발표 후 5분 동안 하락했다.

뉴욕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톰슨로이터는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2초 장사’는 경제지표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했다. 지표가 공개되기 전 누군가는 어떻게든 수치를 입수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확산됐다.
[경제지표 스파이전②] 수치 먼저 받는 언론사에 눈총중에서

또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Deutsche Börse’s News Service for Traders Draws Scrutiny of Investigators 에서 소개한 Deutsche Borse의 경우입니다.

통신 차단된 방에서 기사 작성= BLS는 월 실업률을 다음 달 첫 금요일 오전 8시30분에 노동부에서 발표한다. 이전까지 BLS는 누군지 모를 침입자로부터 실업률을 지켜야 했다면, 발표 당일에는 취재하러 온 언론매체 기자들이 보도제한 시점, 즉 엠바고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어느 한 매체가 엠바고에 앞서 단 몇 분이라도 먼저 실업률을 보도하고 그 매체를 통해 일부 경제주체가 남보다 앞서 실업률을 알고 그 정보시차를 활용해 막대한 차익을 거두는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발표 당일 노동부에 도착한 기자들은 휴대전화와 랩톱 컴퓨터를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을 개별 사물함에 넣어둬야 한다. 또 사전에 알게 된 실업률 수치를 8시30분 전에는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다는 각서에 서명한다. BLS는 정각 8시에 기자들을 락업룸(lock-up room)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방으로로 데려간다. 실업률 자료를 주고 경제분석가로 하여금 설명하도록 한다. 각 기자는 락업룸에 비치된 공용 PC로 기사를 작성한다.

방송기자들은 따로 관리된다. 노동부 직원은 8시28분에 방송기자들을 락업룸 밖으로 안내하고 마이크를 테스트할 암호를 지정해준다. 그 이유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방송기자가 마이크를 테스트하는 단어를 사전에 약속해, 실업률이 예상에 비해 높으면 어떤 단어를 말하기로 하고 근처 발코니에서 누군가가 그 신호를 외부에 중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업률은 뉴욕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발표된다. 실업률을 발표되기 직전에 빼냈다고 해도 뉴욕 금융시장에서 거래해 차익을 남기지는 못한다. 하지만 뉴욕 증시 개장 전에도 거래되는 지수선물과 국채선물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경제지표 스파이전①] 미국 실업률 미리 샐라, 첩첩 보안중에서

FT.com는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방패를 뚫는 창이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2.
이상과 같은 행위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시장에서 속도의 차이는 단순히 시세 혹은 주문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 시차를 발생하는 모든 것이 다 수익으로 이어집니다. 그중 경제지표와 같은 데이타는 직접적으로 시장참여자에게 영향을 줍니다. 굳이 고빈도매매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남들보다 더 빨리 지표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이 트레이더들이기때문입니다. 여전히 Latency는 알파이기때문입니다. 다만 Latency를 만드는 요인이 다를 뿐이죠.

현재 한국거래소는 불공정거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시장에서 모든 참여자가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시장매커니즘에 따라 거래에 참여하는 것을 공정거래라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정보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는 등 시장매커니즘에 반하는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을 불공정거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공정거래는 유형에 따라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부정적 거래행위, 단기매매차익거래, 주식소유 및 대량보유보고 위반 등으로 나누어지지만, 실제 불공정거래에서는 두 개 이상의 유형이 복합되어 이루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의 유형을 보면 미국 사례와 같은 유형은 없습니다. 미공개정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유형입니다.

회사의 임직원 또는 주요주주 등과 같이 회사의 내부자가 자신의 직무 또는 지위를 통해 얻은 중요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이를 이용하여 당해 회사의 증권을 매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미공개정보 이용’이라고 합니다.

경제뉴스를 통한 불공정거래는 한국거래소의 범위를 벗어납니다. 최소한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덧붙임) 앞서 소개한 아시아경제 기획기사중 마지막입니다.

[경제지표 스파이전③끝] IT기술로 지수 선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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