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4년쯤 회사가 힘들기 전. 아내가 말했습니다.
“회사를 잘해.요즘처럼 취직하기 힘들 때 자식들이 부모 회사에서 일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아!”
2010년 관악산 등산길 아내가 말합니다.
“노후대책 세운다고 생각하고 70살까지 쭉 일해요. 개인사업을 하기로 한 거 이제 가늘고 길게 살아야지..”
주변을 봅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가족마다 다릅니다. 부모가 아무리 나이드셔도 직업이 있고 계속 돈을 버시면 자식들이 설설 깁니다. 당신들께서도 정정합니다. 반대는 딴 판입니다. 지난 고향길에 뵙던 사촌 형님뻘? 되는 분은 칠순이 넘기셨습니다. 몇 년전 중풍에 쓰러져서 몸을 가누기 어렵습니다. 고향에 있던 전답을 다 자식에게 물려주니 자식들이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현실입니다. 평균수명이 팔십 가까이 되는 지금 은퇴이후 어떻게 할 지 무척 중요합니다. 기업가에게 은퇴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가 있어 식상한 주제가 은퇴입니다. 저는 은퇴보다는 은퇴를 잘 하기 위해 기업가는 기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지를 생각해 봅니다.
2.
제가 아는 기업은 대부분은 중소기업입니다. 소프트웨어관련 기업들은 50인 이하인 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도 직원들이 많았을 때 6~70명이었습니다만 평균 40명선이었습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기업가들은 은퇴이후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통계를 본 적도 없고 연구를 한 보고서를 본 적도 없습니다. 술자리에서 만나면서 나눴던 이야기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증권IT를 하다 보니 다른 산업의 IT는 잘 모르지만 대략 소프트웨어관련 기업들의 평균 연령이 많아야 이십을 넘지 않습니다. 1990년 초반 소프트웨어를 말하면 아주 특수 직종이었고 변변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없었습니다. 또 IT가 본격적인 관심을 받았던 때가 2000년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틀리지 않을 듯 합니다. 수익모델도 변변치 않습니다. SI 즉, 시스템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실상 내용은 인력파견입니다. 2000년초반 반짝 솔류션이 의미가 있었습니다. 증권사가 새로운 시장을 위한 기술적인 준비가 없어서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의 솔류션을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여 서비스를 구축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가면서 수익모델이 퇴화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기업들은 시장내에서 과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점적인 위치면 높은 성장률을 보여야 하지만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큰 성장은 없습니다. 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십년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기업가들의 나이도 오십 전후입니다.
3.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대기업의 경영자들은 육십 넘어서도 현역입니다. 중소기업도 가능할까 생각합니다.충분히 가능합니다만 IT와 같이 기술이 급격히 변하는 영역이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기업규모가 50을 넘지 않는 소프트웨어개발회사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보면 이제 은퇴까지 길면 십년, 평균 오년정도 시간이 있습니다.
2010년과 2011년은 무척이나 중요한 시간입니다. 증권IT는 기술적인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시기입니다. 2000년과 같은 빅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새롭게 성장할 수도 있고 퇴출당할 수도 있는 시기입니다. 기업의 수익모델을 재구축하여야 하는 아주 중차대한 일이 기업가에게 놓여져 있습니다.
또한 은퇴이후 기업을 준비하여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기업가의 은퇴란 경영자와 경영진의 교체입니다. 신한은행 사례를 보면 대기업은 후계가 어렵습니다. 중소기업은 아주 작으니까 쉽다고 생각합니까? 신한은행이나 삼성 혹은 LG와 같은 그룹은 미래가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프트웨어기업은 상당수는 미래가치가 없습니다. 그냥 먹고살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는 정도, 현재가치만 있습니다. ?회사를 재무적으로 평가하면 이익이 많지 않습니다. 주주는 현재 사내 임원들입니다.
자~ 미래가치도 없고 주주는 현재 임원들입니다. 후계 혹은 승계라고 하면 내부 승계가 가능합니다. 내부 후계자가 있다고 하면 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받으려고 할까요? 소프트웨어회사와 같은 경우 사람이 곧 재산이라 경영은 곧 자기 사업입니다. 준다고 해서 받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기업가가 자신의 젊음이 깃든 기업이 성장발전하길 바란다면 새로운 선택을 하여야 합니다.
우선 기업 구성원 모두가 기업이 자신에게 아주 중요하고 구성원 또한 성장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동의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은 기업가 자신의 청춘만이 깃든 곳이 아닙니다. 함께 한 구성원들의 청춘도 깃들어 있습니다. 작은 자본금규모로 현재에 이른 큰 힘은 구성원들의 노력입니다. 겸허히 이점을 인정하고 이제 개발자인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조금씩 넓혀가야 합니다. 프로젝트팀으로 맺어진 관계에 익숙하여 주어진 일을 하는데 익숙합니다. 이제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업으로 하여야 하는 일에 익숙하도록 기회를 부여 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영업? 영업이 기업 경영의 성과를 따오는 핵심이지만 영업만이면 속 빈 강정일 뿐입니다. 연구도 필요하고 재무도 필요하고 인련관리도 필요합니다. 특히 인력관리, 인재양성이 중요합니다. 관료적인 계층구조가 불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경영자 – 직원, PM-팀원이라는 단선 구조만 있는 조직은 성장이 없습니다. 알아서 하라는 뜻입니다. 때문에 계충구조는 필요합니다. 단계별로 성장목표를 정하고 이를 통하여 사람을 선택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다음은 ?무엇을 인계할지를 고민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미래의 먹걸이이든, 기업의 자산이든 미래를 위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넘겨 주어야 합니다. 재무적으로 현재 주주들의 주식을 어떻게 처리할지, 구성원들에게 매각할지, 매각하면 얼마에 매각할지를 구체적으로 따졌으면 합니다. 사내 보유현금 – 보유 현금이 있다면 사실 좋은 회사입니다.(^^) – 이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주주 배당으로 처리할지, 배당을 하면 몇 %로 함이 미래를 위한 선택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아니면 부동산을 매입하여 회사자산으로 만들지 생각해야 합니다. 대표이사가 보증 선 빚을 어떻게 할지도 투명하게 정리하여야 합니다. ?이 때 은퇴자들과 기업이 어떤 경제적 관계를 할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퇴직금 왕창? 불가능합니다. 주식을 높은 가격으로 매각? 역시 불가능합니다. 선택 가능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미래의 먹걸이, 참 어렵지만 해결하여야 하는 과제입니다. 만약 수익모델이 인력파견과 다름없다고 하면 기업을 더이상 유지될 수 없습니다. 경영자의 은퇴가 곧 기업의 사망입니다. 미래의 먹걸이는 구성원의 비전이고 함께 하여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꿈을 꿀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
이미 기업을 경영하지 않은지 몇 년이 된 사람이 이상과 같은 고민을 구체적으로 할 수 없습니다. 주변에 있는 친한 사장님이 가끔 하신 이야기- 물론 직접 실행하고 있는 -와 저의 경험을 녹여 정리해 보았습니다. 만약 지금 경영자이고 기업가라면 저도 고민하여야 할 내용입니다. 저도 100년기업을 꿈 꾼 적이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까 10년기업도 힘들었습니다. 10년이란 세월이 몰고 온 온갖 역경을 말로 담을 수 없는데 이십 년,오십 년 넘어 백 년이면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작더라도 오십 년, 백 년 유지된다면 아마 창업자의 이름은 자랑스럽게 함께 합니다. 기업이 경영자에게 줄 수 있는 아주 큰 선물, 기업과 함께 자신의 이름이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코토식 경영을 배우자는 열기로 넘친 때가 있었습니다. 일본 오사카든 코토든 어디든 천년 세월을 이긴 기업들이 있습니다. 규모가 크든 작든 그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래 간다고 하면 무언가 남들과 다른 점이 있기때문입니다. 다른 점중 어딘가에 창업자의 체취가 있지않을까요? 경영이념이든 기업문화든 무엇이든.
이상과 같은 그림이 아닌 다름 그림도 가능합니다.미래가치가 있다고 하면 적절한 가격으로 다른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중 얼마나 이런 그림을 그릴 수있을지 의문입니다. 아니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소프트웨어가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오랜만에 들러 좋은말씀 새기고 갑니다.
아이가 태어날때 작은 사업체나마 열심히 해서 물려주고 싶은 포부를 가져본적이 있습니다.
어디서든 당당한 기업가이고 싶지만, 그저 변변한 아이템하나 없는 단순외주업자인 현실이
갑자기 떠올라 울컥해지는 월요일입니다 ㅠㅠ
잘지내셨나요? 저처럼 실패하지 않으시고 잘 하고 계시는데 무슨 울컥(^^;)
기업가로써 이제 시작인데…앞으로 몇 십년은 더 가야 결론이 있지 않을까요?저도 아직 20년을 더 노력하려고 하는데…
같이 힘내시죠…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