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란 말을 아시나요? IT와 약간이라도 관계가 있으면 멀티태스킹라는 말을 아실 겁니다. 그러나 오늘은 IT와 관련된 내용은 아닙니다.
큰딸이 있습니다. 시험기간이라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합니다.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DMB를 켜놓고 공부를 합니다. 한두번이 아니라 무시합니다. 중고등학생을 둔 부모들이면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너무나 다릅니다. 옛날에 공부를 한다고 하면 조용한 새벽이나 심야에 합니다. 집중하기 좋은 시간을 택합니다.
저와 같은 경험을 가진 시각에서 보면 요즘 청소년들이 – 물론 2,30대도 마찬가지입니다 – 보여주는 모습은 ‘산만함’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헤드폰을 끼고 핸드폰 문자를 계속 확인하고 책을 보는 멀티태스킹이라고 주장합니다. 2007년에 나온 연구자료를 보면 65%가 학습할 때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합니다.
멀티태스킹이 초래하는 결과가 어떻게 판명 나든 간에 이것은 쉽사리 가로막을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임에 틀림없습니다. Kaiser Family Foundation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십대 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하는 동안에 다른 일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열 번에 여섯 번이 넘는(65%)다고 합니다. 1999년에는 자기들이 여러 가지 형태의 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미디어 멀티태이커’(Media multitakers)라고 밝힌 십대들의 수가 16%였는데, 2005년에는 그 퍼센티지가 26%로 증가하였습니다. 이 보고서는 이런 미디어 멀티태이커 중에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훨씬 더 많다고 밝혔습니다.
십대들의 멀티태스킹과 학습의 효율성중에서
멀티태스킹이 인간에게 가능할까?
2.
아이들이 보이는 문제는 넓게 보면 ‘학습’과 관계합니다. ‘학습’혹은 작업은 아이나 어른에게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학습이나 작업(Working)은 뇌와 관련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작업환경과 능률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경영에서도 중요합니다. 아마도 IT기술이 확산되면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멀티태스킹형 인간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처럼 부각되었습니다. ?멀티태스커(Multitasker)라고 ?하더군요.
?멀티태스킹은 작업속도를 빠르게 해줄 뿐 아니라 업무의 효율성도 극대화시켜준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에서의 업무는 순차적으로 하나씩 처리할 수 없다. 하루에도 상사는 수 없이 많은 업무를 지시한다.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프로젝트가 동시에 여러 개가 진행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만일 도스처럼 싱글태스킹으로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그 많은 일을 제때 끝낼 수 없다. 윈도우와 같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즉 멀티태스킹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여러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없으면 아무리 완벽하게 일을 끝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해도 제때 업무를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업무 처리는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시간도 중요하다. 제때에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완성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멀티태스킹형 인간이 되자중에서
정보기술과 멀티태스킹에 대한 믿음은 굳건한 듯 보였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가 나오기시작하였습니다.
In 2005, the BBC reported on a research study, funded by Hewlett-Packard and conducted by the Institute of Psychiatry at the University of London, that found, “Workers distracted by e-mail and phone calls suffer a fall in IQ more than twice that found in marijuana smokers.” The psychologist who led the study called this new “infomania” a serious threat to workplace productivity. One of the Harvard Business Review’s “Breakthrough Ideas” for 2007 was Linda Stone’s notion of “continuous partial attention,” which might be understood as a subspecies of multitasking: using mobile computing power and the Internet, we are “constantly scanning for opportunities and staying on top of contacts, events, and activities in an effort to miss nothing.”
The Myths of Multitasking중에서
정보중독(Infomania), 주의력결핍 및 분산이 멀티태스킹때문에 ?일어 나고 작업능률의 저하로 이어진다는 결과입니다. 좀더 구체적인 수치를 동반한 보고도 등장하였습니다. 정보과부하로 인한 연간 손실이 6500억불이라는 결과도 있습니다.
they found that workers took an average of twenty-five minutes to recover from interruptions such as phone calls or answering e-mail and return to their original task. Discussing multitasking with the New York Times in 2007, Jonathan B. Spira, an analyst at the business research firm Basex, estimated that extreme multitasking?information overload?costs the U.S. economy $650 billion a year in lost productivity.
최근 뉴욕타임지가 ?6월 6일 특집기사 ‘IT기기에 빠지면 정신적 대가 치른다(Hooked on Gadgets, and Paying a Mental Price)’를 통해 동시에 여러 가지 전자기기를 다루는 ‘멀티태스킹’이 겉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실제로는 뇌신경에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클리포드 내스(Clifford Nass) 스탠포드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고양이가 개박하풀 냄새에 흥분하는 것처럼 인간의 흥미를 끄는 특정 요소들이 존재한다”면서, “그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고 지적했다.또한 멀티태스킹 실험에서 판단 속도가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난 ‘지체 효과(lingering effect)’가 평소에도 나타난다는 점이 문제“라고 경고했다.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지면 일상생활에서도 산만하고 불안한 증세가 계속된다는 것이다.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것처럼 추앙받는 시대다. 그러나 최근 뇌과학 연구는 멀티태스킹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IT기기 못 내려놓는 ‘정보 중독’의 피해(상)
IT기기 못 내려놓는 ‘정보 중독’의 피해 (하)
Hooked on Gadgets, and Paying a Mental Price(원문)
이상과 같은 결과를 뇌과학연구을 통해 밝혀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지구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물이다. 뇌는 백억 개의 뉴런과 수백조 개의 시냅스 연결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뇌에도 한계가 있다. 바로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자우편이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읽고 답장한 뒤에 원래 하던 컴퓨터 코드 짜기나 서류 작성이라는 머리를 쓰는 업무로 돌아가는 데 평균 15분이 걸린다고 한다. 이것은 딴 일을 하다가 다른 일로 돌아가서 집중하기가 쉽지 않음을 뜻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고 생각하지만, 2009년 7월 <뉴런>에 발표된 한 논문은 그 생각이 착각이라고 말한다. 그저 훈련과 연습을 통해 일을 머릿속에서 처리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함으로써 두 일 사이를 빠르게 오가기 때문에 동시에 하는 듯이 보일 뿐, 우리 뇌는 병렬 처리 컴퓨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우리 뇌는 실제로는 한 번에 한 가지 일밖에 못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연습하여 어떤 일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게 한다면, 그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수백 번 들어 달달 외우고 있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문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뇌가 노래를 처리하는 능력이 빨라져서, 그 일과 문서 작성 업무 사이를 빠르게 오감으로써 두 일을 동시에 하는 양 보이는 것일 뿐이다.
현재 사무직(?)의 작업환경이나 업무환경은 정보기기의 홍수속에 놓여져 있습니다. 컴퓨터는 기본이고 스마트폰, 태블릿PC까지 등장하였습니다. ?또한 정보와 정보기기에 과다 노출된 작업자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나, 아니면 몰입을 통한 창의적인 활동을 위해서도 주의력을 회복하여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When we talk about multitasking, we are really talking about attention: the art of paying attention, the ability to shift our attention, and, more broadly, to exercise judgment about what objects are worthy of our attention. People who have achieved great things often credit for their success a finely honed skill for paying attention. When asked about his particular genius, Isaac Newton responded that if he had made any discoveries, it was “owing more to patient attention than to any other talent.”
The Myths of Multitasking중에서
뉴톤이 물리학적 업적을 남긴 가장 이유는 다른 어떤 능력보다도 끈기있게 주의를 기울인 능력(=집중력)이라고 합니다. ?이미 교육계에서는 멀티태스킹이 교육적인 효과가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Data shows kids shouldn’t multitask
그렇지만 경영학의 총본산인 Harvard Business Review의 블로그엔 멀티태스킹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의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멀티태스킹을 그만두자는 입장입니다.
How(and Why) to stop multitasking
논지는 앞서의 주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다른 입장은 반대의 입장은 아니고 앞의 논지를 동의하면서 uni-Tasking으로 회귀할 때 문제점 또한 많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멀티태스킹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 즉 스위칭시간을 최소화하는 훈련, 시간을 잘 쪼개서 일을 하는(Time Sharing)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글에서 재미있는 표현을 보면.
The higher up you are in the organization, the more important multitasking is.(^^)
어떤 길을 선택할 지는 스스로의 선택의 문제이며, 기업조직을 책임진 경영자의 몫입니다. 창조경영, 몰입경영을 위해서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소프트웨어개발자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소프트웨어개발에서 집중, 몰입의 중요성은 톰디마르코가 쓴 ‘피플웨어’에서 충분히 강조되었습니다.
좀더 구체적인 사례는 유명한 Joel On Software에실린 사례를 의미있게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Human Task Switches Considered Harmful
위의 뇌과학에서 밝힌 점이나 조엘 소폴스키가 주장한 점의 핵심은 작업할 때 ‘몰입, 집중’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멀티태스킹을 할 때 스위칭타임(Swithching Time)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상의 글쓰기는 NYTimes에 실린 기사를 보면서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글을 써놓고 보니까 비슷한 논지로 책을 낸 분이 계시네요. 뇌과학의 성과를 경영학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이미 미국 등에서는 많이 하고 있고 이를 반영한 책이 없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