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법인격부인’이라는 법률용어가 있습니다. 저도 이런 말이 있는지 몰랐지만 소송을 당했을 때 처음 접하였습니다.
주식회사등을 설립하면 법인등록을 합니다. 이때 법인을 한자로 쓰면 법인(法人), 실체가 제한된 목적 범위(소송, 소유권, 계약)에서 사람으로서 행위하도록 하용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법인격은 부인(否認)한다고 하면 무슨 말일까요?? 서로 다른 법인으로 등록된 두개의 회사가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이중 한 회사와 채무관계가 있는 회사가 있다고 하죠…채무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알아보니 다른 두개의 법인이 결국 하나였던 겁니다. 이 때 등장하는 말이 바로 ‘법인격 부인’입니다. 물론 심증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으로 하나라”고 판단하는 법인격부인 요건에 부합하여야 합니다.
이와 관련된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책임 피하려 고의로 폐업한 뒤 새 회사 설립
법원, 동일 회사로 간주…보상책임 판결 크게 늘어섬유회사를 운영하던 이 모씨(38)는 D무역회사와의 거래만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2001년 회사를 차려 섬유 원단을 만들어온 이씨는 D무역에 2004년까지 원단을 공급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했던 것. 미수금이 2억110만원에 달한다. 더 황당한 일은 약속어음까지 써줬던 D무역이 폐업한 뒤 같은 주주들이 또다시 D업체를 설립했지만 다른 법인이라는 이유로 계속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 두 회사가 사실상 동일하다고 판단한 이씨는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시장경제 체제의 ‘주주 유한책임’ 원칙에 따라 법인의 설립과 해소가 용이하도록 한 현행법 테두리에서는 예전 회사를 폐업하고 새로 회사를 만들 경우 전혀 다른 법인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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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최근 들어 채무를 변제하지 않거나, 인사 사고 등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명백하게 악의적’으로 회사를 폐업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경우 두 회사를 동일한 법인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이씨의 경우 ‘반전’을 기대하고 항소한 서울고법 2심에서 지난 4월 극적으로 일부승소 판결을 받아 1억8000만여 원을 건질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재판부가 “주식 보유 현황, 실제 임직원들의 구성을 비롯한 객관적 자료를 볼 때 폐업한 D무역과 새로 설립된 D업체는 같은 회사”라며 이씨 손을 들어준 것. 재판부는 “새로 설립된 D사는 폐업된 D무역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세워진 회사로 인정된다.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고 법인격을 ‘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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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본 법인격 부인론’ 논문을 낸 서울중앙지법의 이성철 부장판사는 “일부에서는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지만 실제 회사의 자료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결을 내린다면 법인격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
법인세탁(법인격 남용) = 법인세탁은 정식용어가 아니다. 정확한 용어는 법인격 남용. 법인격을 남용한다는 것은, 별개의 회사 등 법인은 법으로 각각의 독립성을 보장받는데, 이를 악용해 본래 설립한 회사의 의무 등을 회피하고자 이름만 다른 법인을 새로 설립하는 것을 뜻한다.
[고승연 기자]
2.
제가 당한 소송도 비슷합니다.
‘넥스트웨어’라는 회사에 고용되었던 근로자가 체불임금청산때문에 별도의 회사인 ‘(주)피카스’라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제가 1심에서 패소를 하였고 판결문을 보니까 ‘법인격 부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항소를 할까 생각을 해보았지만 이미 기울어진 회사를 위해 아둥바둥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그냥 포기를 하였습니다.
(주)넥스트웨어 및 (주)피카스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많은 소송을 치렸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소송을 치르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법을 알고 있다고 자부(?)를 했는데 사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더군요.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계약부터 시작하여 법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비용을 절감하려고 하지 말고 꼭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