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증권이 ELW사업을 철수한 배경은?

1.
지난 주 금요일 저녁 몇 분과 맥주를 하였습니다. 몇 주동안 머리 아팠던 일을 해결한 기념으로 시작한 술자리입니다. 같이 합석했던 후배가 ‘맥쿼리증권이 ELW사업을 완전히 접은 이면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ELW를 포함한 파생시장 건전화정책을 완고히 고집하고 있지만 최소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이야기였습니다. 갑자기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여의도에서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이 엄습해왔습니다.

지난 몇 년동안 맥쿼리증권의 ELW사업부문이 그린 동선을 신문 기사로 추적해 보죠 지난 2011년 ELW LP들의 불공정 행위를 비판한 글을 보면 맥쿼리증권이 LP로 번 수익이 3년동안 546억원이라 합니다.

증권사들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가격 왜곡 등을 통해 한 해 2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호주계 맥쿼리증권이 최근 3년간 ELW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회사 전체 수익을 웃돌 정도로 외국계 증권사의 시장 교란이 심각한 편이다.

스캘퍼 못지 않은 이 같은 부당 행위에 힘입어 증권사들은 큰 수익을 얻고 있다. 증권사들이 ELW 시장에서 올린 수입은 최근 급증해 연 2000억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ELW 영업에 적극적인 국내외 대형 증권사들은 LP 활동으로 각각 200억~3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맥쿼리증권의 경우 최근 3년간 ELW 시장에서 번 돈이 546억원으로 같은 기간 회사 순이익 545억원을 웃돈다. 한 파생상품 전문가는 “LP 활동으로 번 수익은 상당 부분 개인투자자의 손실로 연결되는 등 부당이익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개미들의 무덤’ ELW, 증권사에는 ‘노다지’ 였다중에서

이후 ELW 호가규제정책을 시행한 이후 시장은 급속히 얼어갔습니다. 2012년 여름 외국계 증권사들이 철수를 하였지만 맥쿼리증권은 관망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씨티증권이 국내 주식워런트(ELW) 시장에서 철수한다. 국내 ELW 시장의 침체가 계속된데 따른 결정이다.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글로벌마케증권(씨티증권)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ELW 발행과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이미 작년부터 신규발행을 상당량 줄여온 씨티증권은 아직 만기가 남아있는 8개의 ELW가 마무리되면 완전히 시장에서 발을 빼게 된다. 관련 부서 직원들도 퇴사하거나 홍콩법인으로 이동하게 된다.씨티증권 뿐만 아니라 도이치증권, IBK증권과 UBS증권도 이미 ELW 사업에서 손을 뗐다. 역시 LP 업무 뿐만 아니라 발행도 그만뒀다.스탠다드차타드증권과 유진투자증권(001200)은 발행을 그만 뒀고 메리츠종금증권과 한화투자증권, HMC투자증권은 LP에서 빠졌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발행하는 골드만삭스증권도 발행을 중단했다.

다만 이같은 동향에도 불구하고 국내 ELW시장의 큰 손인 맥쿼리증권의 경우 시장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시장에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큰 만큼 단기적인 시장 축소나 규제강화를 보고 떠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침체일로 ELW..씨티증권도 손뗀다중에서

2012년 가을 KRX은 ELW LP제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하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되었고 2013년을 맞았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였지만 MB정권과 다르지 않은 금융정책을 펴면서 시장을 살아날줄 몰랐죠. 결국 지난 여름 몇 개의 증권사도 손을 떼기로 했다고 합니다.

현재 남아있는 외국계 증권사는 맥쿼리, 노무라, BNP파리바, JP모간 단 4곳입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도 수익성 개편을 위해 칼을 뽑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증권이 ELW본부를 폐쇄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BNP파리바 역시 ELW마케팅 조직을 없애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가 ELW 시장에서 잇따라 탈출하는 것은 기본예탁금 인상과 LP호가 제출 제한 등 고강도 규제 정책 때문에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은 외국계 증권사도 ELW 손 떼나?중에서

아마도 제가 들었던 뒷 이야기는 8월이후 한국과 호주사이에 오간 이야기인 듯 합니다. 사실 맥쿼리증권이 한국에서 올린 수입으로 볼 때 철수결정을 하기 위하여 수많은 확인 절차를 거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한국 금융위원회는 제도를 변경할 뜻이 전혀 없다고 하였고 한국시장에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음을 확인한 맥쿼리증권은 최종적으로 ‘철수’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2013년 10월의 이야기입니다.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 탓에 사업 규모를 줄이는 곳도 있다. 파생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 강자였던 맥쿼리증권 등은 최근 ELW관련 사업을 아예 접었다. 맥쿼리증권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영업망이 좁아 선보일 수 있는 투자상품이 한계가 있다”면서 “몇 년 전만 해도 당국이 독려했던 ELW시장이 최근 각종 규제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한국시장 별로” 외국계 증권사 감량중중에서

맥쿼리증권이 지난 몇 년동안 취한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지만 맥쿼리증권은 변수일 뿐입니다. 상수는 금융위원회입니다. KRX 최경수 이사장이 들어서면 다른 제도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ELW 제도는 정상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그렇지만 희망을 담아(^^) 예측했지만 위의 이야기를 들으면 헛물이었습니다.

2.
처음 ELW 정상화를 목표로 내걸었던 KRX도 정책적 변화를 하는 듯 합니다. 굳건한 성으로 둘러쌓이 ELW 시장은 포기하고 다른 옵션상품을 육성하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달러옵셥입니다.

시장 조성자로 참여하는 증권·선물사들에 비용 보전 등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했다. 미국달러옵션시장의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이 0계약으로 부진해 시장조성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달러옵션 시장조성자에게는 거래량이 일정 규모에 못 미칠 경우 고정비 명목으로 월 최대 450만원을 보전해 줄 계획”이라며 “나중에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면 수수료의 80%를 가져가는 방안과 고정비 둘 중 하나를 택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상 3년이던 시장조성계약기간도 3개월로 줄이고 자동연장되는 방식을 도입했다.
거래소, 美 달러옵션 활성화 위해 시장조성자 인센티브 제공중에서

또다른 소식을 들어보면 주식옵션시장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에서 언급했던 주식옵션시장을 위해 시장조성자계약을 맺으려고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한국거래소의 정책이 성공할지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파생시장 건전화정책이라는 여의도 대못은 굳건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고민입니다. 트레이딩을 규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제도입니다. 제도가 변화하지 않으면 비즈니스의 존립을 걱정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네요. 그동안 했던 고민의 단상으로 올린 트윗입니다.

요즘 여의도를 보면 떠오르는 구절이 있습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낸다.(Bad money will drive good money out of circulation)

(덧붙임)이상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의 판단입니다. 글에서 자세히 소개하지 않은 부분이 “8월이후 한국과 호주사이에 오간 이야기”입니다. 뒷 이야기는 제가 확인할 수 없기때문에 글로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상당한 기간동안 정책적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기업가는 제도를 바꿀 능력은 없습니다. 제도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지만 무작정 희망으로 예단할 수도 없습니다. 저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덧붙임2)
10월 21일자 기사입니다.

앞으로도 ELW 시장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규제에 따른 ELW 시장 위축은 예상한 부분”이라며 “지금으로서는 ELW 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킬 특별한 계기가 없기 때문에 정책 변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외국계증권 ‘ELW 엑소더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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