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5코스 다니기 – 보국문코스

1.
북한산 15코스 다니기! 세번째는 보국문 코스입니다. 정릉에서 오르는 길입니다. 정릉쪽 계곡을 타고 보국문까지 올라서 칼바위능선으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지난 봄과 여름 14:00에 모여서 산에 올랐지만 해가 짧아져서 12:00으로 시간을 옮겼습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성신여대역에서 내렸습니다. 대학시절 성신여대와 성심여대를 항상 헷갈렸습니다. 162번을 타고 정릉 종점에 내리니 구파발이나 북한산성탐방소 보다는 한가합니다.

흔히 정릉하면 뒤에 따르는 말이 있습니다. ‘청수장’입니다. 사실 궁금했습니다. 여관이나 목욕탕이면 굳이 정거장이름으로 쓰지 않았을텐데 정릉 청수장이라고 표시를 합니다. 어떤 분이 아주 친철히 청수장을 설명하셨습니다.

북한산 등산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정릉 코스의 출발점이 되는 주차장 옆에 ‘북한산 탐방 안내소’ 건물이 있다. 지금은 이처럼 국립공원의 자연과 문화를 홍보하고 교육하는 공간으로 깔끔히 활용되고 있지만, 갖은 풍상을 겪어온 우리 근대사의 현장으로 지난 시대를 증언하는 의미깊은 기념물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1910년대에 세워진 옛 ‘청수장’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청수장’은 일제시대 일본인의 별장으로 이용되어 오다가 1945년 해방이 되자 민간인이 인수하여 사용하던 중 6.25가 터지자 특수부대 훈련을 위한 강의실 및 숙소로 쓰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전쟁이 끝난 후 요정 ‘청수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정비석 소설 ‘자유부인’의 무대로 등장함으로써 세인의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그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변모를 거듭하다가 1974년 이후 일반 음식점 및 여관으로 바뀌어 운영하던 중 1983년 북한산이 국립공원 제15호로 지정되면서 ‘청수장’도 국립공원 지역으로 편입되었다. 1998년 이 건물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여 국가에서 협의 취득하였고 2000년에 건물의 외형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지상 2층 규모로 개축에 착수하여 2001년 6월 30일 북한산 국립공원 정릉 탐방 안내소로 문을 열었다.
정릉의 옛 ‘청수장’ 건물중에서

설명을 읽으니 현재 정릉탐방안내소로 사용하는 건물이 ‘청수장’이네요. 다른 곳과 달리 운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유서 깊은 건물이었습니다. 이제 보국문으로 오릅니다.

2.
정릉에서 대성문과 보국문으로 각각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어디를 선택할까 고민하다 보국문을 선택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짧은 거리였습니다. 몸이 산에 적응하려고 하는데 보국문에 도달했습니다. 북한산이 단풍으로 물드려면 한주 더 있어야 할 듯 합니다. 물론 곳곳에 붉은 단풍을 만날 수 있지만 이제 시작인 듯 합니다.

이번 산행때 막걸리 대신 양파 포두주를 준비했습니다. 양파를 포도주에 담갔다가 숙성후 꺼냈는데 건강에 좋은 술이라고 합니다. 빨갛게 물든 단풍과 함께 한 포두주, 내 마음도 빨갛게 물듭니다.(^^) 왕복 3시간의 산행을 끝내고 지하철에 몸을 실고 집에 오니 두 딸이 ‘런닝맨’을 보고 있네요.

3.
어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산이 아니었습니다. 등산길 입구에 필라에서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회전판을 돌려서 당첨된 선물을 주는 행사입니다. 저는초코바를 얻었습니다. 끝내고 나오는데 행사 진행하는 아가씨가 저를 보고 ‘아버님! 무릅에 좋지 않으시면 옆에서 태핑을 해보세요?”라고 하더군요. 태어나서 처음 듣는 ‘아버님’이라는 말, 충격이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남들이 나를 부를 때 ‘아버님’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운 나이가 된 듯 합니다. 서글픈 산행이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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