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가는 길, 되돌아 오다

1.
스포츠에는 인생이 있습니다. 살면서 느끼는 기쁨,슬품,노여움,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사람과 인연을 맺으며 인생의 진리를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로 먼 길을 갈 땐 “참아야 한다,참아야 한다”는 소리를 수도 없이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하트코스를 달릴 때, 두물머리를 갈 때도, 오늘 강화도를 갈 때도 외칩니다.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중 하나는 ‘끈기’와 목표를 향한 열정입니다. 오래전 경제신문에서 본 LS전선 구자열회장의 이야기입니다.

2002년에는 자전거로 해발 3000m가 넘는 알프스 산맥을 넘는
‘트랜스 알프스’ 대회에 도전했다. 7박8일 동안 650㎞를 달려야 했는데 코스에 절벽길이 많아 기권자가 속출했다. 부인
이현주씨는 “냉수를 떠놓고 무사완주를 기도하다 보니 나중엔 내 이름이 ‘완주’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구 회장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대회에 참가해 한참을 달리다 보니 피부가 짓이겨지기
시작했다. 물집이 잡히고 상처에서 진물이 흘러나오자 자전거 페달에서 발을 떼고 싶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구
회장은 독일부터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코스를 완주해 ‘피니셔(Finisher)’라고 쓰인 티셔츠 한 장을 얻었다. 구 회장은
“그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근성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아직 물집이 잡힐 정도로 도전을 해보진 않았지만  자전거위에 한시간이상 앉아본 사람은 누구나 엉덩이 뼈를 짓누르는 중력의 고통, 고통으로 피부가 짓이겨지는 고통을 압니다.  짧게는 한두시간, 길게는 열시간정도 고통을 견딘 결과가 완주입니다.

2.
이번 일요일 도전은 강화도였습니다.
거리와 시간계획을 세워서 여정을 떠나지 못하고 한번 가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과천에서 하트코스를 따라 한강합수부, 다시 합수부에서 행주대교구간까지 갔습니다.  이제 김포까지 제방도로를 따라 가면 됩니다. 길을 몰라서 막걸리 한잔 걸치고 계시는 분들에게 물어물어 제방도로로 나와서 달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50Km를 넘어설 때즈음 김포 한강사업단이 만든 준설공사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예전 초지대교를 다녔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적어도 15Km 더 가야 초지대교가 나오고 강화도 어디 하나라도 가면 30Km정도 나옵니다. 다시 집으로  가려면 최소 160Km정도를 가야 하는데 고민고민했습니다. 결국 뒤돌아섰습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포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몸도 내맘을 따라주지 않아서 가장 빨리 집으로 갈 수 있는 길을 택했습니다. 동작대교에서 이수교->남대령을 넘어오는 길을 택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 해야 할까. 방배동 카페골목 – 사당역가는 뒷길.이 길을 이용합니다. 차가 별로 없고 안전합니다 – 을 지날 때 소나기가 퍼부었습니다. 혹시 지나갈까 해서 커피전문점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완전 생쥐꼴로 집에 도착했습니다. 약  85Km를 달렸습니다.

처음으로 도전에 실패했습니다.(^^)

준비 부족이 결국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내 수준에 가능한 거리계획을 잡고 하루동안 가능한 시간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바둑에서 ‘덜컥수’처럼 그냥 마음가는대로  갔다가 포기를 했습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은 계획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는 쓰라림을 맛봅니다.

다음엔 남태령을 넘어 강화도를 갈 까 합니다. 강화도 완주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반 완주정도라도 해볼까 합니다.

3.
아침에 길을 나갈 때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남경태의 ‘타박타박세계사’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꼭 들어보십시요. MBC에서 일요일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합니다.

오늘 체 게바라의 생일이었습니다. 마지막 말이 이렇습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Soyez realistes, demandez l’im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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