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말 굿’바이(일본어 제목은 おくりびと)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첼로 연주를 하는 고바야시. 사회에서 처음으로 얻은 교향악단 첼로연주자 자리가 첫 공연이후 없어집니다. 고민고민끝에 고향으로 내려야 새출발을 결심합니다. 고향엔 어릴 때 헤어진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우연히 얻은 일자리가 염습사입니다. 염(殮)이란 죽은 사람의 몸을 씻은 다음에 수의를 입히고 염포를 묶는 일이라고 합니다. 덧붙여 화장을 해줘 생전의 모습처럼 가꿔주기도 합니다. 염습사를 바라보는 차가운 편견을 떨처내지 못한채 염습사일을 시작하면서 주인공은 변해갑니다. 독거노인이 죽은지 일주일이 지난채 발견되었을 때 처음으로 염을 합니다. 토하고 토하고…그렇게 하나씩 편견을 떨처 냅니다.
염습사에겐 죽음이란 끝이 아닙니다. 산 자에겐 끝일 수 있습니다. 고바야시의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가 하시던 목욕탕의 단골 할아버지가 이런 말을 합니다.
“죽음은 문이야.문을 열고나가면 다음 세상으로 가는거지.그래서 죽음은 문이라고 생각해. “
고바야시는 마지막에 어릴 때 집을 나간 아버지의 주검과 마주합니다. 마지막 이승의 길을 위해 염을 해주면서 작은 조약돌을 꽉 쥔 손에서 찾습니다. 어릴 때 고바야시가 아버지에게 전한 조약돌입니다.
“사람들은 돌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했다고 한다. 마음이 편안하면 부드러운 돌을,무슨 일이 있으면 울퉁불퉁한 돌을 주는 것이다.돌을 받은 사람은 부드러운이면 안심하고, 거친 돌이면 걱정을 했다고”
삼 십여년 원망하고 증오한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였음을 확인합니다. 죽음은 산 자와 죽은 자에게 또 다른 시작일 수 있습니다. 굿바이……잠시 헤어지고 다시 만나자라고 합니다.
2.
이번 주 말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동안 가슴을 뜨겁게 하였던 이름이 사라졌음을 들었습니다. 바보 노무현. 그가 떠났습니다. 자연인 노무현으로 아름답게 생을 살 수 있기를 바랬는데…
고인의 마지막은 머리가 깨지고 등뼈가 부서지고 상처뿐이었다고 합니다. 아니 육신의 상처야 어찌된 들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살아가기 힘들 정도의 고통으로 가슴이 찢어지고 부서졌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이제 상처난 육신을 보듬어야 합니다. 찢어진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해야 합니다. 아마도 세상을 살면서 남은 자로써 할 도리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사회가 좀더 깨끗해지고 좀더 약한 자에게 따듯하고 좀더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노력함이 바보 노무현을 위한 염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몇 일 눈물이 앞을 가릴 듯 합니다….
바보~~~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