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머리가 복잡합니다.
잡 생각이 많다고 해야 할 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3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나이를 잊은 채 일을 했습니다만 어느 날 ‘나이’라는 숫자가 가슴을 찌르기 시작합니다. 40을 넘어서 50에 가까이 가면서 “어떻게 살아왔나?”, “어떻게 살까”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글 하나를 읽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회사형인간’으로 살아온 50대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쓸쓸함에 대한 글입니다. 인생 나머지 반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꼭 세가지를 갖추라는 충고합니다.
이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배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오직 술이다. 룸살롱, 폭탄주, 이런 게 익숙한 세대다. 하지만 술은 당장 힘겨움을 잠시 덜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건강만 더 해친다. 우종민 박사는 “한국의 중년 남자들은 경쟁사회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너무 밟아 기름이 다 떨어진 탈진 상태”라며 “펌프에서 물을 솟게 하려면 세 바가지의 물, 즉 마중물을 부어야 하듯이, 50대 이후를 편안하게 보내려면 가족과 친구, 취미 이 세 가지 마중물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남자 나이 50, 그 쓸쓸함에 대하여‘중에서
가족, 친구, 취미. 난?
2.
같은 글에서 인생 2막을 적극적으로 준비한 분들이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광고회사 이사로 근무하다가 마흔여덟 살에 사표를 쓰고 요리사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오시환(55)씨는 “시간이 없어 인생 2막을 준비할 짬이 없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마음가짐이 안 돼 있을 뿐, 정말 시간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직장에만 매어 사는 사람은 인생의 본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찾아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취미생활도 병행하라”고 주문했다. 만약 좋아하는 것이 없거나 골프라고 답한다면 그 사람은 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게 오씨의 생각이다.
40중반에 사업에 실패해서 회사에 월급쟁이로 있는데, 과연 이 길이 내 길인지에 대한 고민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쉰의 남자는 열 살 아이의 심정으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며 “문제는 그간의 사회적 삶에 발목을 잡힐수록 인생 2막은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가족, 직장, 직업 등 그의 첫 번째 인생에서 자유로워야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IT전문가인지 혹은 금융전문가인지 혼란스럽고 ‘금융을 아는 IT전문가’가 우리나라에 과연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살아갈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습니다. IT가 아닌 새로운 일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고민 고민해보지만 아직 답은 없습니다.
3.
가뜩이나 복잡한 머리속을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이 ‘회사에서의 내 역할’입니다.
지금 있는 회사는 90년대 한 기업에서 같이 일했던 분들이 10년이란 세월이 지난 뒤에 다시 만나 하나의 회사를 만든 곳입니다. 저는 현재 회사에 지분도 없고 인맥도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공채(?)된 경우입니다. 과거에 하던 일도 있어서 맡은 일은 ‘전략 및 상품기획’입니다. 그렇지만 부하 직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현재 1년동안 혼자 다른 회사 프로젝트의 PL(Project Leader)로 나와 있습니다. 회사와 의사소통할 기회도 별로 없습니다.
처음에 같이 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목표는 “현재 회사가 하는 일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이를 구체화하여 회사가 도약할 수 있도록 하자”였습니다.
그런데 과연 목표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겨우 부하직원 한 명이 있었는데 프로젝트 팀원이 부족하여 차출되었습니다…..
한 달동안 자료를 준비하고 고객을 만나서 설명을 했는데 개발 인원이 없다고 제안포기를 하였습니다….
세 달동안 준비한 차기상품계획서는 일 년동안 임원진 서랍속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는 잘나갑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솔류션이 타사에 비해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서 수요가 없어 굶어죽을 염려는 없습니다. 자통법 특수가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래서 “현금을 확보하자”=”살아야 한다”라는 목표로 모든 인력을 현재=’기투자된 솔류션 및 이익 확보’를 위해 총력 투구하고 있습니다.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투자여력이 없어서 미래를 준비못한다”가 항상 좌절의 이유입니다. 혹 이런 답변이 회사의 DNA가 아닌지, 고민입니다.
4.
6월말이면 다시 본사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예정입니다. 변수가 있지만 복귀하리라 생각합니다. 복귀해서 무엇을 할 지 걱정입니다.
경영자 혹은 기업의 리더가 하여야 할 역할이 무엇일까? 어떤 목표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사람이 아닐 겁니다. 오히려 목표를 도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 인적 물적자원을 동원하는 사람이 아닐지! 이런 능력이 회사에 없기때문에 일이 걱정이 아니라 계획을 수립한다고 할 들 실행 가능성이 ‘빵’인데 할 필요가 있을지! 이때문에 고민입니다.
해외에 나가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듯 합니다. 이 기회에 해외로 나갈까? 아니 그냥 프리랜서 생활을 화끈하게 하고 몇 년후에 완전히 IT를 떠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볼까? 그냥 꾹 참고 바람에 구름 가듯이 그냥 월급만 착실히 받을까? 몇 일전에 같이 술 먹었던 친구가 몽고초원이야기를 하였는데…꿈속에 아른거립니다.
결정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똑딱~~똑딱~~~~
인정!
공감합니다…
전 원래 술,담배를 좋아하지 않아요. 집에 혼자 있을땐 술,담배를 하지 않는걸 보면 알수 있죠.
현재는 업무상이라는 이유로…
하지만, 아직 가족, 건강을 버렸다고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취미는 좀 게을러서…
어렸을때 피아노, 바이올린, 클래식기타부터 테니스, 탁구, 웅변에 주산까지 안배운게 없이 배웠는데
잘하는 것도 없고, 부모님으로부터 강제하다시피 하게 되어 그런것 같아요…
사실 시간이 있으면 피아노 연주곡 악보를 사서 차근차근 한곡씩 연주해보고 싶어요.
피아노를 배울때 예쁜손은 이제 핏줄이 툭 튀어나온 검은손이 되었지만요.
호수형님도 제대말년처럼 고민이 많으신가봐요.
옆에서 뵙기에 연로한 연세에 비해 엄청 창의적이시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동생이 뭔가 해볼려는 일. 쫌 더 도와주실꺼죠?
저도 집에선 술담배하지 않습니다. 나와서 술은 합니다. 그런데 술을 먹는다고 합니다. 주위에선…..(^^)
세상살이에 창의성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고민이 곧 행동은 아니지만 무언가 삶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은 합니다.
6월까진 약속을 한 것이니까 토를 달 생각은 없습니다. 7월이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나 약속때문에 고민이 무척 많습니다. 14개월의 남대문 생활이 무엇을 남겼는지 그게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