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명복기자라는 분을 온라인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프레시안에 실린 인터뷰기자중 아래 말때문입니다.
“미국 주류언론에 등장하는 어느 칼럼니스트도 이런 내용을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금융제도와 관련해 그 배경에 있는 금융재벌의 문제점, 금융재벌과 정치가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미국언론의 금기사항입니다. 미국 주류 언론이 보도하지 못하는 감춰진 속내를 신랄하게 비판한 세 편의 책과 영화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참고로 세 편의 영화와 책은 화폐전쟁,시대정신,연쇄하는 대폭락입니다.)
미국언론이 금기를 뛰어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편향적인 시각은 한국 언론에 그대로 반영된다. 한국 언론의 미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 언론의 금기는 그대로 한국 언론의 문제점이 될 수 있다.
저도 주로 금융IT에 관심을 가지면서 금융에 대한 관심도 가질 수 밖에 없었지만 무심코 지나친 부분을 지적하는 것같아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겉만 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명복기자가 시대정신(Zeitgeist)에 대해 쓴 글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현행 금융통화 체제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종잇조각에 불과한 미 재무부 채권을 담보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를 찍어내고, 발행한 달러의 10%만 지급준비금으로 예치하고 나머지는 상업은행을 통해 회전 시킴으로써 통화를 무한대로 팽창시키는 현 금융통화 체제에서 금융위기의 반복적 발생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통화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차이트가이스트의 주장은 돈이 더럽다고 돈을 없애자는 주장만큼 황당하지만 통화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고발만큼은 귀담아들을 구석이 있다고 본다. 미국이 남의 눈치 안 보고 천문학적 구제금융을 쏟아부을 수 있는 것도 사실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기 때문 아닌가. 이를 막기 위해 1971년 이전의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벌써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배명복의 시시각각]시대정신과 미네르바‘중에서
사실 저도 ‘시대정신’ 동화상과 ‘화폐의 전쟁’을 보고 읽었지만 음모론을 담고 있어서 무언가 찜찜한 구석을 남겼습니다. 그렇지만 배명복기자님이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통화제도를 다시금 고민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끔 한 점은 사실입니다.
2.
이상은 금융위기를 화폐제도로부터 찾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 소수의 국제금융그룹이 있다고 합니다. 보통 이상과 같은 위기에선 역사적으로 좌파가 성장합니다. 그런데 배명복기자님은 다른 관점을 하나 제시합니다. 영국의 Financial Times지가 실은? “Reinventing the European left”를 인용합니다.
앵글로색슨 자본주의의 전도사인 FT의 진단은 냉정하다. 우선 유럽에서 좌파 정당이 단독으로 집권할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35%에 불과한 지지율로는 단독 집권이 불가능한 만큼 어떻게 하면 중도 진영과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라는 것이다. 민간과 공공 부문 노조에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전략으로는 절대 중도 진영을 포섭할 수 없다는 현실적 자각에서 새 출발을 하라는 충고다.
유럽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국가 재정에 의존한 사회·복지 정책은 감당이 불가능하므로 큰 정부를 지향하는 좌파 철학은 구조적으로 ‘작동 불능’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라는 지적도 덧붙인다. 결국 국가가 아닌 시장이 공공선(公共善)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똑똑한 시장’을 만드는 방안에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좌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배명복 시시각각]좌파가 살아남는 길’중에서
4.유럽의 정치상황에서 자본주의의 기본인 사적 소유를 부정하는 세력이 거의 없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좌와 우를 가르는 기준은 국가와 시장의 역할이고 한국에선 ‘성장이냐 분배냐’이 아닐까 합니다. FT는 여전히 “잠시 우연히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 시장에 집권 좌파가 과도하게 개입하지 말라.시장이 빨리 정상화하는 쪽으로 방향으로 잡아라”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중도좌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 위기의식을 느끼는지 모르지만.
FT에서 새로운 좌파의 지표로 제시한 내용이 3E입니다. Enterprise, environment 그리고 Europe. 이중에서 Enterprise를 일자리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기업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 일자리라고 하면 멋있는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한국에 적용하면…
일자리,환경,동북아.
4.
아래는 위에서 인용된 FT의 원문입니다.
With rightwing politicians across Europe nationalising banks, pumping public money into the economy, and demanding tighter regulation of “rogue” financial markets, it is hard to tell where the ideological dividing lines in politics now lie.(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우파정치인들이 공적자금의 투입이나 규제강화를 외치는 상황에서 더이상 시장과 국가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좌우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By helping realise many of their demands, the financial crisis may, paradoxically, have left many of Europe’s leftwing parties weaker. In many countries, opposition socialist and social democratic parties have been left shouting on the sidelines, bereft of relevant new ideas, as the financial storm has raged. But now is surely the moment for the European left to think afresh.(우파들의 요구가 현실화되면서 금융위기는 좌파를 역설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사회당 혹은 사회민주당은 상황에 부응하는 새로운 전략이나 정책을 내지 못하고 주변부화되고 있다. 이제 유럽좌파는 새로와 져야 한다…..대략 이런 내용으로 FT는 쓰고 있지만 실제로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유럽의 정치상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때문에….)
First, though, Europe’s left must confront two brutal truths. Europe’s mainstream left parties are finding it next to impossible to win outright power ? apart from in first-past-the-post electoral systems, such as in the UK. Rarely have socialist parties been able to win more than 35 per cent of the vote. That means they must form electoral alliances with centrist and liberal parties and speak to a broader section of the aspiring ? or should it now be perspiring? ? middle
class. The temptation for socialist parties to lurch towards the more extreme anti-capitalist parties will only consign them to further political oblivion.(다수득표자가 당선되는 선거제도에서 35%이상을 득표할 수 있는 좌파정당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정권을 잡기 위해선 중도정당이나 자유주의정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 아울러 중산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사회주의정당이 극좌정당=반자본주의정당=극좌정당에 기대는 것은 중산층을 정치적으로 망각상태에 빠트리는 짓이다…..FT의 조언은 중도좌파를 표방하는 정당들은 좌파정당(?)과 손잡지 말고 중도우파와 손잡으라는 뜻인듯 합니다…)In many cases, though, Europe’s left parties remain prisoners of their past, obsessed with anachronistic ideology and overly reliant on the support of trades unions and public sector employees. Often, they have been more concerned with protecting the rights of party members than extending opportunities to society’s outsiders. That may make life cosy for party managers, but it is no way to win power. Populist rightwing leaders, such as Nicolas Sarkozy in
France and Silvio Berlusconi in Italy, have been better at stealing their opponents’ clothes and broadening their appeal.The second stark truth is that even if left parties do return to power they will face extremely tight financial constraints. This economic crisis will produce big jumps in public indebtedness. But in Europe’s ageing societies the long-term fiscal imperative to constrain public debt will continue to apply. In such an environment, arguing for a still bigger state will be counter-productive. Better, as some of Europe’s more progressive left parties have already realised, to create a smarter one.(유럽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국가 재정에 의존한 사회·복지 정책은 감당이 불가능하므로 큰 정부를 지향하는 좌파 철학은 구조적으로 ‘작동 불능’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라는 지적도 덧붙인다. 결국 국가가 아닌 시장이 공공선(公共善)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똑똑한 시장’을 만드는 방안에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좌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주장이다.이상은 배명복기자님의 칼럼중에서)
For years, social democrats have talked about creating the enabling state. Better to invert that logic and encourage an enabling market. The financial crisis has led to clear demands to regulate the market more effectively. How can governments better channel the creative dynamism of the market for the public good? This is where the left’s intellectual revival must begin.
Across Europe, there are examples of how this can be done, particularly in the Nordic countries. In labour markets the chief challenge is to protect people, not simply to preserve their jobs. Employers must be able to hire and fire employees relatively freely; what is essential is for the state to support those laid off and encourage the private sector to retrain them for new roles.
Much more can be done to give the young, often immigrant, unemployed the financial resources and skills to set up their own enterprises. As Jacques Attali, the French socialist, has argued, entrepreneurs are often the angry young who want to change the world. Where better to find them than in Europe’s blighted ghettos? The left is already more convincing on the environment, where public and private sectors have to work hand-in-hand and internationalism is a precondition of success. While some of Europe’s right parties flirt v with uglier forms of nationalism, left parties should distinguish themselves by remaining enthusiastic champions of the European Union.
Enterprise, environment and Europe are the three Es needed for the left’s revival after we have emerged from this economic downturn. Some of this new agenda may have little to do with old school socialism. So much the better.
(*)2013년 개성공단이 폐쇄를 눈앞에 둔 때 배명복 기사의 칼럼. 여전히 차가운 이성을 가진 분입니다.
개성공단은 포기할 수 없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속에서도 개성공단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건설하다 보면 이런저런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공사를 중단하진 않는다. 개성공단의 문을 닫는 것은 사고 좀 났다고 고속도로 공사를 중단하는 꼴이다. 우리가 먼저 기싸움을 그만둬야 한다. 손은 강자가 먼저 내미는 법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란 말도 있다
[배명복 칼럼] 누구를, 무엇을 위한 기싸움인가중에서
저번 벙개 모임 오랫만에 좋았습니다.
가끔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종로에서 한번 모입시다.
연락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