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웨어 대표이사를 하고 있을 때, 그리고 회사의 자금상황이 좋지 않을 때 제가 직원들에게 몇가지 자금집행의 원칙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모든 지출에 우선하여 밀린 급여를 지급하겠다….
둘째는 밀린 급여를 지급할 때 경영진을 제외한 평사원들의 급여를 우선적으로 일괄적으로 지급하겠다…
그리고 월단위로 자금관련하여 대표이사글을 올립니다.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이번달 자금상황을 이러저러한데 현재 자금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이러저러한 것이라 언제까지 이렇게 저렇게 해서 자금을 확보하여 얼마큼 지급하겠다”
우선 마지막에 언급한 이야기는 항상 같은 딜레마에 놓였습니다.
직원들은 항상 신뢰성있는 지급일자를 요구하는데 자금이란 100% 확실히 조달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기때문입니다. 현재 이렇게 저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일정기간 지연이 되더라도 결국 조달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은 항상 저의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
“또 다시 거짓말을 하느냐”
이럴 때는 무척이나 괴로웠습니다. 직원들이 말하는 것처럼 100% 확실한 것만을 이야기한다고 하면 사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런 할 말이 없습니다. 100%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경우란 회사통장에 혹은 내 수중에 현금이 있는 경우를 빼곤 거의 없습니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돈도 고객의 사정에 의해 지급일자가 연기되는 경우가 많고 대출도 역시 이러저런 사정으로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때문입니다..그런데 직원은 100% 사실이 될 수 있는 것만 요구하고 현실을 그렇지 못한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으면 결국 수수방관하는 경영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다시 첫째와 둘째를 이야기하면. 이 원칙에 대한 예외때문에 저를 괴롭혔습니다.
이런 경우입니다.
한 직원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자취를 하면서 회사를 다니는데 전세를 옮겨다녀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체불임금을 일시에 얼마라도 정산해달라고 합니다.”
다른 한 직원은” 집안에 암환자가 있어서 치료비를 만들어야 하는데…그래서 체불임금을 얼마라도 정산을 해달라고 합니다”
다른 한 직원은 “결혼을 하여야 하는데…결혼자금이 없어서 체불임금을 정산해달라고 합니다.”
또 어떤 직원은 ” 급여정산을 하지 않으면 회사를 퇴사하겠다….알아서 해달라”라고 합니다.
사실 작은 회사지만 각각의 사연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저에게 위와 같은 상황으로 요구를 할 때 저는 수단방법을 찾아서 “요구사항=정당한 권리죠..체불임금을 달라고 하는 것이니까- 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묵묵히 침묵하고 있는 다른 직원들 입장에서는 원칙의 파괴,신뢰의 붕괴를 이해되었습니다.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혹은 술자리에서 직원들이 많은 불만을 나타내었습니다.
어느 정도 회사가 정상적일 수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 한정된 파이를 놓고 누가누가 가져갈 것인가라는 상황에 봉착하면 결국 좀더 사연이 절절한 사람이 이익을 볼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사내게시판을 통해 원칙이라고 발표를 하고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왔는데….이런 저런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직원들과 신뢰관계가 와해되고 원칙이 무너지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진짜로 똑같은 상황이 다시발생하여도 무엇이 정답인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명확한 자금계획이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추진계획이라는 단서를 달고 이야기를 하여도 결국 듣는 사람은 같은 말로 듣는데…아무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지…..개인적으로 면담을 해서 요청하는 것을 모른척 뭉갤는 것이 좋은 것인지….참으로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