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두주동안 새벽까지 제안서작성을 했습니다.
제안서작업이야 그동안 수도 없이 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경우는 대형SI업체와 공동으로 제안서를 작성하는 것이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힘도 많이 들었습니다. 좀더 생산적일 수 있었는데….
결국 문제는 제안PM의 리더십이었습니다.? 저의 역할은 제안서를 모아서 정리하고 하나의 목적과 틀거리에 맞추어서 재생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제안PM께서 실무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안PM님의 유형이 실무적이었는지 일을 위임하고 점검하기보다는 직접 일을 하는? 유형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안사내부에서 의사소통이 원할히 이루어지지 않고 제안참여사들도 자기 역할을 찾지 못하거나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을 하였습니다.
아마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리더십과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다시금 확인시켜준 시간이었습니다.
2.
지난 휴일에 읽은 “한권으로 읽는 핵심삼국지”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조조와 유비 및 손권이 성장발전한 과정을 요약하는 내용중 대략 이런 의미를 지닌 귀절이 있었습니다.
“위의 조조는 수많은 군웅중에서 가장 먼저 식(食)이라는문제를 생각했다. 체력이나 정신력,판단력,발상력 등은 먼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논할 이야기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야 했다..따라서 밥을 많이 먹은 쪽이 승리했지만…굶어죽는 병사가 나오는 시대였다. 그래서 만성기아의 시대에 적용할 수 있는 식량자급체제를 만들려 했다”
“자고 이래 창업의 군주와 중흥의 군주중 인재를 모으는 일을 게을리 한 사람은 없었다. 형수와 밀동을 하거나 거리낌 없이 뇌물을 받아먹지만 넘쳐흐르는 재능을 숨기고 있는 자는 없는가? 재능이 있으면서도 묻혀있는 인물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을 하기 바란다.”
“조조는 황건의 난을 진압하는데 적극적이었지만, 그 후의 정치목표를 살펴보면 황건군이 목적과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주장을 계승했다.”
조조에 대한 한 귀절입니다.
실제로 가문도 연줄도 없던 그들이 집단을 형성하려면 우정이라든가 유대감을 접착제로 사용하는 수 밖에 없었기때문이다. 쉽게 말해 모두 개인적으로 유비에게 감동해 부하가 된 것이지 유비가 내세우는 정책이나 유비가 구상한? 미래도에 찬성해 부하가 된 것이 아닌다. 유비 또한 시대의 선두에 서서 세상을 뒤집는 것이 목적이었을 뿐 그 뒤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구상도 없었다.
“유비는 수많은 무력집단중의 하나이었다. 그리고 유비라는 인간이 지닌 매력때문에 모여든 혈연적인(?) 성격이 강한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조조는 땅을 빼앗긴 농민들의 요구를 수렴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인사를 공명정대하게 함으로써 조직의 튼튼한 토대를 만들었다.”
조조가 가진 리더십은 조직 및 조조가 만든 나라의 성격을 대표합니다. 그 자체가 상징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비가 가진 리더십은 유비자체가 가진 이미지 이상이 없습니다. 개인이 곧 조직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시스템과 관계의 문제로.
3.
분명 조직이 출발할 때 혈연,지연,학연등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조직이 성장하면 반드시 출발점에 섯던 집단과는 다른 집단이나 사람이 참여하게 됩니다. 이 때 갈등은 반드시 발생합니다. 이 때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고 하나의 목표로 나갈까라는 문제가 경영진에게 떨어집니다. ? 조조나 유비도 똑같은 고민을 했을 겁니다. 어떤 시스템을 설계하고 만들어나가는가의 문제이지 않을까 합니다. 공식과 비공식을 구별하고 설득과 결정을 구별하고 친분과 능력을 구별하고..세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이 때를 놓치면? 곧 배제의 문화가 싹틉니다. 그리고 냉소의 문화가 독버섯처럼 퍼집니다.
몇몇이 모여서 뜻을 세우고 자원을 확보하고 그 뜻에 동의하여 다시 사람이 모여들 때 비전과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러더는 이 때 자기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지금 회사에 필요한 것이 리더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참모로써 역할을 할까..쉽지 않은 고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