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융위원회가 오랜동안 유지했던 정책을 계속 바꿉니다.
혁신성장과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
한국형 오픈뱅킹, 현재는?
증권산업과 관련한 오래된 정책은 “투자은행 육성”입니다. 이를 위하여 자본금 규모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인가하고 IB와 관련한 사업을 허용하였습니다. 넓은 의미로 메가뱅크전략입니다. 이런 결과가 무엇일까요?
우선 자기자본금을 이용한 고리 대출장사만 하는 증권사를 만들었습니다.
대부업을 하려고 고객을 늘리는 느낌이다. 증권사들은 고객을 늘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신용융자 영업을 하면서 이익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은 연 6.4~10.2% 수준이다. 쉽게 얘기해 공짜로 매매할 수 있게 해준 대신 판돈을 빌려주며 돈을 번다는 의미다. 주식담보는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반대매매 등 완충장치가 있어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땅 짚고 고금리 장사를 한다’고 비난한다. 10월 무시무시한 급락장을 맞은 뒤 증권업계 분위기가 다시 한번 ‘쉬운 장사를 하자’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자기자본 투자를 했다가 큰 손해를 봤기 때문인지, 신용융자 장사나 하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증권사는 최근 신용융자 이자율을 슬그머니 0.3~1.1%포인트 올렸다. 비대면 이자율은 1.6%포인트까지 올리기도 했다. 각 증권사의 올해 실적을 봤더니, 모두 다 이자수익이 수탁수수료 수익보다 많았고 성장세도 가팔랐다. 한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키움증권만 해도 작년 2646억원이었던 이자수익이 369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탁수수료는 1781억원에서 233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 그냥 대부업자 될건가중에서
또다른 모습은 부동산PF 대출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주요 증권사가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채무보증액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채무보증액 중 부동산 PF 사업 비중이 작년 9월 말 기준 80%에 달했다. 증권사들이 부동산금융 확대에 나선 것은 ‘돈’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PF 대출의 경우 주로 대출채권의 신용을 보증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증권사는 사업장 부실이 표면화되지 않는 이상 직접 현금 지출 없이도 계약당 3% 안팎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메리츠증권 등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은 일부 대형사들이 지난 수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낸 배경에는 이런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에서 부동산금융 수익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커지자 과도한 ‘쏠림 현상’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2018년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부동산금융이 계속 팽창할 경우 자칫 증권업계 전반의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부동산금융에 맛들인 증권사들중에서
마지막으로는 증권사 발행어음 장사입니다.
보수적인 은행 대출에선 뒷전으로 밀리는 스타트업ㆍ벤처기업에게 새로운 ‘자금줄’이 되라는 취지로 시행돼 벌써 9조원 가량을 끌어 모은 ‘증권사 발행어음’ 자금이 정작 스타트업ㆍ벤처기업에는 1년 반이 지나도록 한 푼도 투자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은행권의 극렬 반발을 무릅쓰고 3년 전 사업을 인가해 준 정부는 물론,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마저 무색하게 하는 결과다. 어음 발행이라는 알짜 사업을 선점한 대형 증권사(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당국의 방관이 맞물린 비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 지원’ 9조 모은 증권사, 벤처에 쓴 돈은 0원 중에서
이런 조건에서 증권도경쟁평가서는 적정이라는 평가를 내놓았고 진입규제가 그대로 유지될 듯 하였습니다.
2.
그런데 금융위원회가 정책을 변경하기로 하였습니다.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방안을 보면 증권사 인가정책을 아래와 같이 합니다.
증권회사
□ (현행) 신규 진입시 전문화․특화증권사 형태로만 진입을 허용하고, 기존증권사는 1그룹 1증권사만 허용
□ (개선) 전문화 특화정책과 1그룹 1증권사 인가정책을 폐지
ㅇ 신규증권사에게도 종합증권사를 허용하고, 1그룹 내에 증권사 신설․분사․인수 등을 자유롭게 허용
금융위원회가 글로벌 핀테크 규제환경 분석과 개선방향 세미나를 통해 소개한 해외사례중 Robinhood가 있습니다. 무료 주식중개로 월스트리트에 새바람을 일으켰습니다. 2000년대 초반 온라인증권사가 수수료 하락을 이끈 것과 비슷합니다.
2019년 현재 증권사는 무척 폐쇄적인 환경입니다. 은행산업은 오픈뱅킹으로 API와 금융결제망을 중심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반면 증권사는 여전히 HTS와 WTS라는 틀에 갇혀서 변화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해외처럼 Third Party가 생태계를 다양화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Robinhood와 같은 구조를 한국에서 만들기 힘들지만 온라인증권사가 아닌 디지탈증권사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오랜 동안 금융IT를 해온 회사들이 이제는 증권산업에 진입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