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가설입니다. 팩트가 아닌 신문기사로 접한 내용을 보고 이면을 추측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19년 6월 한국거래소가 메릴린치를 규제한다고 합니다. 고빈도매매 자체를 규제하려는 시도입니다. 무엇이 불법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주식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우연히 뉴스를 보고 궁금해서 HENRYQUANT와 QUANTSTORY.COM을 올렸는데 혹 아는 분이 있는지 댓글을 기다렸는데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찾아보니까 매일경제신문이 열심히 분석기사를 쏳아냈습니다.
[MT리포트]’신출귀몰’ 시장 교란하는 단타 메릴린치 정체는
[MT리포트]”1%만 먹고 판다” 메릴린치 단타 실력 ‘수준급’
[MT리포트]장벽높은 韓 증시, AI 퀀트 펀드에 ‘블루오션’인가
[MT리포트]”外人 단타는 투자전략…규제 쉽지않아”
[MT리포트]메릴린치 단타, 시세조종이라고?
첫번째 궁금한 점은 “언제부터”였습니다. 구글링을 하는데 가장 오랜 글은 일베저장소에 올라온 글입니다. 2016년 1월입니다. 욕이 있지만 원문을 그대로 옮깁니다.다만 링크는 걸지않겠습니다.(^^)
오늘 상한가친 한솔아트원제지 몇일전부터 메릴린치와 모건이 집중적으로 매수함.
이 새끼들이 언제들어왔는지 매수창구 분석해보니, 상한가 나올자리임.
역시 오늘 예상대로 상한가..
이후 2016년에도 관련한 글이 종종 보이다가 2017년 들어서 대폭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한국거래소가 2015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데이트레이딩현항보고서입니다.
2017년도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데이트레이딩 현황
2016년도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데이트레이딩 현황
2015년도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데이트레이딩 현황
메릴린치를 이용하는 개인이든, 기관이든 아니면 외국계이든 투자주체에 관계없이 이미 코스닥시장은 2015년부터 데이트레이딩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릴린치도 이런 흐름을 이용하여 그에 맞는 매매전략을 채택한 듯 합니다.
2.
두번째 궁금한 점은 “어떤 전략인가”였습니다. 사실 무척 단순해 보입니다. 저점매수, 고점매도입니다. 고빈도매매와 비슷하게 1~2%의 이익을 취하고 매도를 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거래량때문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전략”이죠. 고빈도매매의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그렇지만 고빈도매매와 비교할 때 1회주문당 주문수량은 많은 듯 합니다. 아래 기사에서는 1~2분 사이에 10여만주를 팔았다고 하는데 한번에 주문에 낸 것은 아니고 분할주문을 했을 듯 합니다.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VWAP이나 TWAP같은 방식으로 분할매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다만 어느 가격대 혹은 어느 잔량때에 매도를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점이 포인트가 아닐까요?
수백억 원대 중소형주까지 매매 상위에 자주 목격되는 메릴린치의 매매 패턴은 일반적인 프로그램 매매나 개별종목 매매와는 형태가 다르다. 업계에서는 일종의 알고리즘 기법이 적용된 퀀트펀드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퀸트 트레이딩은 몇백 개 이상 종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전략이다.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량의 금액만을 사고팔면서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문제는 소량의 금액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소형주에서 메릴린치 창구의 매매가 장중 20%를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시세 관여로 증권당국의 경고나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한 예로 25일 오전 11시 30분까지 18만 주가 거래되고 있던 한 상장사는 메릴린치 창구로 4만 주가 매도된 상태에서 5만여 주 매도 주문을 또 내놓으며 주가를 하락시켰다. 19일 B상장사의 경우 1000여 주 매수를 하던 메릴린치는 주가가 순간 급등하자 단 1~2분 사이 10여만 주를 순식간에 팔아치웠다. 그 시점 거래량의 20%가 훌쩍 넘는 수량이다.일부에서는 주가를 하락시키고자 할 때 보유 주식 매도나 대주매도뿐 아니라 무차입공매도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 동안 순매수한 수량의 몇 배에서 몇십 배의 주식을 단 몇 분 사이 팔아치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멸치’에게 속수무책으로 호구(虎口) 되는 주식시장중에서
이런 주문이 가능한 것은 메릴린치와 협정수수료계약을 했기때문이지않을까 합니다. 1~2%가 세전인지, 세후인지 알 수 없지만 세후라고 하더라도 협정수수료해서 거래세와 최소한의 유관기관수수료를 내고 대신 예탁금(증거금)을 최대로 하여 메릴린치는 이자수익을 얻도록 설계하지 않았을까 역시나 추측해봅니다.
주식을 매매할 때 투자자는 증권거래세(거래대금의 0.3%), 증권사(0.015% 내외) 수수료,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0.003%)수수료 등 세 가지 항목의 수수료를 낸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을 팔 때 붙는데, 이는 국가에 부담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어떤 증권사에서 거래를 해도 0.3%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증권사 수수료는 0.015% 내외로 사실상 무료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유관기관 수수료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서 부과한다. 각 기관별로 증권사에 책정한 요율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 거래소 0.0027209%, 예탁결제원 0.001066%다. 삼성증권이 이 둘을 합친 0.0037869%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즉, 삼성증권 비대면 개설 계좌를 통해 100만원 규모의 주식 거래를 할때 37원 수준의 유관기관 수수료가 붙는 것이다. 매수와 매도시 각각 붙는 수수료이기 때문에 고객이 부담하는 총 수수료는 74원이다. KTB투자증권(0.00460%), 한국투자·KB·대신증권(0.0046077%), 키움증권(0.004864%), 유진투자증권(0.004939%) 순이다. 이 가운데 IBK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수수료율이 0.00518~0.0066347% 수준이다. 즉 100만원을 거래하면 많게는 66원, 총 132원의 유관기관 수수료가 발생한다.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삼성증권과 비교하면 78.4% 차이 나는 셈이다.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 전쟁..경쟁력은 ‘기간’과 ‘유관기관 수수료’중에서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은 “어떻게 빨리”였습니다. 주문건수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잔량없이 체결이 된 것으로 보아서 주문수량은 무척 작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고 지정가가 아닌 시장가주문이지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주식시장은 부산에 거래소가 있는 파생시장과 달리 증권사 DMA가 홥발하지 않습니다. ELW가 유가증권시장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유가증권과 코스탁을 대상으로 미니원장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메릴린치를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제가 아는 한 메릴린치는 코스닥 파워베이스로 원장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를 통해 주문이 나간다고 할 때 빠르지 않습니다. 별도로 주문 및 위험관리시스템 더불어 FEP까지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FEP회선만 메릴린치의 이름으로 임대하여 운용하지 않지않을까 이번에도 추측합니다. KT 여의도전산센터가 이런 목적에 딱 맞는 IDC입니다.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는 보고서가 한국거래소가 발간하는 주문매체별 거래현황입니다. 이중에서 기타가 중요합니다. DMA와 같은 방식을 포합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주문매체별 거래현황
2015년 주문매체별 거래 현황
3.
증권사의 개인투자자들이 이에 대응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역시나 투자금 규모에서 차이가 있기때문에 따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도전해보려고 하면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DMA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찾아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전제는 미니원장서비스를 같이 제공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한두곳 증권사가 있지만 영업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혹 매매시스템이 필요하면 ZeroAOS를 검토해보시면 좋습니다.(^^)
사족. 메릴린치의 멸치행동이 자본시장법상 시장질서교란에 해당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에 청원을 하더라도 불법이 아니면 규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확인할 부분이 있습니다. 해당 주문을 내는 주체가 어떻게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용하는지, 위탁매매업자인 메릴린치는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예전 파생시장의 사례가 있기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조하세요.
(*)이 글을 쓰고 1년전후한 시간이 흐른 후 한국거래소가 규제를 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최근 이 같은 매매를 주도한 세력으로 외국계 헤지펀드 시타델이 지목됐다. 메릴린치는 이 펀드의 초단타 매매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거래소는 이 두 회사에 대해 이달 중 시장감시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논의할 방침이다. 시타델은 미국 시카고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 헤지펀드 회사다. 창업자는 ‘헤지펀드의 왕’이라 불리는 켄 그리핀으로 하버드대학 재학 당시 기숙사 천장에 전파 수신용 접시를 달아 전환사채 거래를 하며 유명해졌다. 1990년대 시타델을 세워 억만장자에 오른 그리핀은 2015년 기준 66억 달러(8조원)어치 자산을 보유해 포브스(Forbes) 선정 억만장자 투자자 랭킹 7위에 올랐다.
시타델은 전형적인 퀀트(계량투자) 기반 펀드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한 자동 매매를 지향한다. 최근 헤지펀드들 사이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투자 방식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 규정 제4조(공정거래질서 저해행위 금지)에는 ‘특정 종목의 시장수급 상황에 비춰 과도하게 거래해 시세 등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오해를 유발하게 할 우려가 있는 호가를 제출하거나 거래를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거래소는 이번 위원회에서 메릴린치에 대해 이 규정을 놓고 제재 수위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시타델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시장교란 혐의로 금융위원회에 통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외국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투자가 빈번하다고 지적한다. 이미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에서 메릴린치의 HFS에 대해 한 차례 위법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이들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HFS는 퀀트 기반의 매매로 금융당국도 위법이 아니라 밝힌 만큼 향후에도 시장 교란으로 볼 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시타델, 시장교란 ‘짬짜미’로 개미 호주머니 털었나중에서
한국거래소가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시타델증권은 법원으로 이 문제를 가지고 갑니다. 재판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명확한 불법이 아니면 처벌이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