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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전후한 때 자본시장법을 개정할 때 무언가 급격한 변화가 여의도에 몰아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후 과정을 되돌아보면 예상은 여지없이 틀렸습니다. 규제의 벽은 더 높아졌고 증권산업의 변화는 자본금의 게임인 투자은행업무에 국한되었습니다. IT가 변화를 이끌지도 못했고 점점 자리가 줄어들었습니다. 경쟁력이라고 말은 하지만 비용일 뿐입니다. 여의도에 IT바람이 불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깊어질 때 핀테크 바람이 불었습니다. 저는 외풍으로 이해합니다. 내적인 변화가 만들어낸 현상이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핀테크가 한국에 유입되고 관이 주도한 변화입니다. 한국의 규제환경에서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기때문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시작으로 P2P가 등장하는 듯 하였지만 찻잔속의 미풍으로 이해할 뿐입니다. 바뀐 것은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조금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핀테크 열풍이 휠쓸고 간 미국이나 유럽을 놓고 한국 핀테크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금융산업의 규모도 다르고 규제환경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이나 미국, 유럽이나 공통적인 흐름이 있습니다. 핀테크비즈니스가 독자적이든, 협력이든, 종속이든 어느 경우라 하더라도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혁신을 거듭하면서 핀테크기업의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초창기 독립기업들이 월스트리트 대형 IB들들의 공격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한국핀테크의 미래를 암호통화와 블록체인에서 찾지만 저는 부정적입니다. 현실의 금융시스템을 전복하고 대체하려고 하는 시도는 실패할 뿐이고 블록체인산업은 강력한 플랫폼들이 선점하고 있기때문입니다. 여기까지가 2018년말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이런 판단을 바꾸어야할 변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2019년 여의도를 바꾸고 IT가 혁신의 중심으로 다시 등장하게할 계기일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힘이라는 판단을 합니다. 변화의 첫째는 대체거래소입니다. 신문기사를 기초로 한 2019년 대체거래소가 진짜로 등장할까?에서 흐름을 정리했지만 직접 관련한 준비를 눈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2011년 한국거래소가 대체거래소의 등장에 대비하여 컨설팅프로젝트를 발주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 컨설팅회사가 몇 번 연락을 해서 한두번 만나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한번 정도의 인터뷰이고 어떤 계획을 담을지 알 수 없지만 대체거래소를 설립하려고 하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는 듯 합니다. 대체거래소가 현실화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독점적인 매매환경이 경쟁체제로 바뀌기때문에 프론트부터 백오피스시스템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규제와 대체거래소의 비지니스모델에 따라 달라지만 새로운 비지니스영역도 등장합니다. Best Execution과 관련한 서비스입니다. 매매전략도 새로운 흐름이 나올 수 있습니다. Exchange Arbitrage입니다. 만약 대체거래소의 전산센터가 서울에 있다고 할 때 부산에 있는 한국거래소의 전산센터로 인하여 상상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시세서비스도 가능합니다. 대체거래소가 한국거래소가 위탁한 코스콤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이중적인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변화가 나올 수 있습니다. KBBO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하여야 합니다.
변화의 둘째는 IT기업의 진출입니다. 인터넷이후 자본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회사는 키움증권입니다. 키움증권의 배후엔 다우기술이 있었습니다. 다우기술이 있었기때문에 키움증권이 성공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시기 만들어진 이트레이드증권의 사례때문입니다. 차이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움증권이 이트레이드증권에 비해 혁신적인 온라인정책, 리테일정책을 편 결과이고 이를 IT가 적절히 뒷받침했기때문입니다. 다만 키움증권은 이제는 규모때문인지 몰라도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고인물입니다. 여기에 카카오와 네이버가 시장에 진입한다고 합니다. 덧붙여 토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도 증권사를 설립한다고 합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해외 주식투자, 자산관리 등을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마무리짓고, 증권사 설립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인가를 받으면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에 등이 신설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새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증권사 설립자금은 미국의 대표적 벤처캐피털(VC)인 클라이너퍼킨스와 기존 주주인 KTB네트워크 등으로부터 500억원을 조달해 마련한다. 이번 투자에서 토스는 기업가치 12억달러(약 1조3300억원)를 인정받았다. 2015년 출범한 지 3년여 만에 국내 핀테크업체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토스, 증권시장 진출…”증권사 직접 설립할 것”중에서
네이버의 종속회사인 ‘라인증권준비회사’는 운영자금 약 2037억 원을 조달하기 위해 보통주 198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구주주배정 증자로 1주당 50주씩 총 100만주의 신주를 배정하고, 제3자 배정 증자로 노무라홀딩스에 98만주의 신주를 주당 10만2885원에 배정한다.라인증권준비회사는 네이버의 또 다른 종속회사인 ‘라인파이낸셜’이 지난해 6월 1일 설립된 일본 증권 중개·투자 컨설팅 업체다. 유상증자는 운영자금 조달 목적이지만 시기가 미심쩍다. 네이버가 이달 초 자회사 라인플러스를 통해 국내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직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증권부문 사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카카오 역시 지난해부터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 진출 시동거는 네이버·카카오중에서
이들 기업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키움증권의 전략에 부응하기 위한 핵심 무기는 HTS였습니다. 영웅문을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이 사랑하는 브랜드입니다. 키움증권과 비교할 때 IT공룡들은 IT를 기반으로 하지만 HTS와 같은 전통적인 채널이 아닌 독자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점이 핵심적인 차이입니다. 카톡, 라인, 토스와 같은 매매종속적인 플랫폼이 아닌 플랫폼을 기반으로 매매기능을 접속하려고 합니다. 이럴 경우 주된 고객은 소위 밀레니얼세대가 아닐까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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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가 아닌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증권사를 플랫폼증권사라 하겠습니다. HTS나 MTS와 구분하고 핀테크라고 하면 너무 제한적이기때문입니다. 플랫폼증권사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요즘 키움증권을 포함한 증권 회사들이 수익을 내는 방법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이자수입, 신용대출수입입니다. 대출금리의 ‘비밀’ 공개 앞둔 증권사들를 보면 증권사마다 편차가 있지만 평균 10%정도라고 합니다.
수수료수익은 없고 자기자본금을 이용한 이자수익으로 주된 수입인 온라인매매환경에서 플랫폼증권사는 생존하거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때문에 증권사들은 플랫폼증권사에 대해 부정적입니다.한 증권사 임원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늘어나려면 증권사에서 신용을 많이 제공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엔 바로투자증권의 자본금이 작다. 신용 제공이 적으면 개인 고객이 많이 이동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에 자본을 출연할 가능성도 있지만 카카오페이 자체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유상증자를 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해 카카오페이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고객이 얼마나 이동할지 알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키움증권보다 수수료를 낮춰도 기존 HTS, MTS에 익숙한 고객들이 쉽게 옮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페이의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가 기존 온라인 판매사들의 전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도 냉소적 반응의 이유 중 하나다.
‘카카오페이 증권사 인수’ 업계 냉소중에서
플랫폼증권사와 경쟁환경이 다르지만 후발주자로써 수수료 제로를 내걸고 밀레니얼세대를 공략한 미국 로빈후드(RobinHood)의 수익모델은 payments for order flow (PFOF)입니다. 아래는 로빈후드와 비슷한 모델을 가진 증권사(브로커)들이 얻는 수익을 나타낸 도표입니다. Robinhood and Payments for Order Flow이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 때 PFOF는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Payment for order flow is the compensation and benefit a brokerage firm receives for directing orders to different parties for trade execution.
파생상품시장이 활황이던 2천대 중반 온라인 서비스회사들이 고객의 잠재적인 트랜잭션을 무기로 증권사와 협상하여 거래 대비 일정금액을 받는 모델을 적용한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국내는 규제때문에 주문을 특정한 증권사로 라우팅을 할 수 없기때문에 OEM방식의 주문채널을 만들어 서비스한 것이 다릅니다.또한 2008년에 쓴 수수료 0% 증권사는 가능할까?을 보시면 같은 모델을 도입했던 Zecco가 실패했던 사례를 소개합니다. 로빈후드의 수익모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결과가 아닌 이유입니다.
이상을 참고로 수수로제로환경에서 수익을 발굴하여야 하는 플랫폼증권사는 주문흐름(Order Flow)속에서 숨겨진 수익을 찾아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수수료-> 예탁금 이자 -> 신용대출 이자로 이어진 수익모델의 변화도 역시 규제와 주문흐름속에서 이익을 내는 방법을 달리한 결과입니다. 물론 기사를 보니까 다른 모델을 고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 알리페이의 사례라고 합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알리페이의 위어바오 사례 감안 시 향후 자산관리 서비스를 기반으로 수수료 수익을 취득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사업 연계 및 계열사 제휴 시 카카오의 잠재 고객군은 최대 4358만명이다”고 말했다.
‘카카오’ 이어 ‘네이버’, 증권사 인수설…업계 ‘초긴장’중에서
아래 자료를 읽어보면 몇 년전 증권사중 종합금융업 면허가 있었던 동양종합금융증권이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CMA계좌서비스와 유사합니다. 이 또한 넓은 의미로 ‘주문 흐름속에서 숨겨진 알파’를 찾아낸 결과로 보입니다.
플랫폼증권사가 대체거래소라는 경쟁매매환경를 활용하여 주문흐름속에서 숨겨진 알파(Hidden Alpha)를 찾는데 성공하여야 여의도에 혁신바람을 불어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두가지 계가가 서로 시너지를 일어내서 여의도에서 IT가 다른 위상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 페이스북에 어느 분이 의견을 올리셨네요. Clearing House를 강조하셨는데.. 아마도 Robo Advisor나 AI를 강조하기 위함이겠지만 한국 자본시장법에서는 증권사는 고객의 위탁주문을 받아서 거래소를 중개하는 역할이상을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청산결제회원(Clearing House)이라고 하더라도. 미국 금융시장과 한국 금융시장이 다르고 그에 따라 규제도 다릅니다.
세계 최대의 HFT회사인 Virtu Financial이 글로벌 execution 회사 ITG를 1조에 인수할때, 월스트리트 언론들이 걱정했던 것이 Virtu가 ITG로 들어오는 고객의 주문흐름을 들여다보고 트레이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