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부처 장관을 하나둘씩 발표하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설왕설래도 이어집니다.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를 보면 예산정책에 큰 방점을 찍은 듯 합니다. 대통령선거 때 경제정책을 놓고 경제학자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케인즈와 슘페터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는 “문재인 후보의 기본 경제기조는 케인즈 주의”라고 하였습니다. 큰 정부를 지향하고 과도한 관치로 얼룩진 금융산업에 긍정적이지 않을 듯 하지만 어떤 사람을 내정하는지를 보아야 금융에서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명확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인으로는 관료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마찬가지로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코스콤의 대표이사도 비관료, 비내부 인사들이 추천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민간기업이기때문에 자율적인 선출을 보장하면 금상첨화입니다. 결국 어떤 사람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내정하는지를 보면 정부 부처별로 법령에 의해 행정부의 업무를 위탁받아 집행하는 협회들이 있습니다. 일부분 관련 기업들의 이익단체 역할을 겸합니다. 금융투자산업에 금융투자협회가 있다면 은행산업에는 한국은행연합회가 있습니다. 이중 은행연합회가 문재인정부가 들어서자 정책제언을 내놓았네요.
전업주의를 겸업주의로,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제언을 읽어보면 그동안 은행연합회가 주장했던 바를 집약한 내용입니다. 제언이라는 형식을 빈 요구사항입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반대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어떻게 할지는 문제인정부의 경제정책 참모들의 몫입니다.
은행연합회가 가장 먼저 주장한 부분은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방식에서 (Positive) 네거티브(Negative) 규제 방식으로 전업주의에서 , 겸업주의로 과감한 전환이 필요
입니다. 은행계열의 금융지주회사가 금융시장을 압도하는 가운데 겸업주의를 전화하면 가장 큰 혜택을 은행 봅니다. 그렇다고 은행연합회가 금융산업정책의 큰 틀을 바꿀 수 있다고 예상하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신탁업, ICT와 관련한 규제완화로 보입니다. 신탁업은 현재 금융투자협회와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업무영역입니다.
쟁점인 신탁업과 관련한 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국내 신탁업의 현황과 시사점’이 정리한 신탁업 현황입니다.
신탁업을 둘러싼 논리 대립을 보면 은행연합회가 내놓은 정책 제언은 차기정부의 정책방향을 둘러싼 선제공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2017년 10월 신탁업법 개정을 예정하였기때문에 치열한 대립이 이어질 듯 합니다.
2.
정책제언을 읽으면서 첫번째 들었던 생각은 현행사업자를 위한 이기적인 정책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규제완화로 이익을 보는 것은 기존 사업자입니다. 때문에 송현경제연구 정대영 소장의 주장인 “더많은 은행, 더많은 금융투자회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전제이어야 합니다.
은행산업의 발전방안
그러면 한국 은행산업을 발전시킬 제대로 된 정책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정책이 필요하겠지만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 즉 은행산업 발전의 킹핀은 은행설립을 확대하여 은행산업의 과보호를 걷어내고 실질적인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은행설립 확대는 일부 부작용도 있겠지만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 은행대형화의 여건 조성, 일자리 창출 등 많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일반적 업무 방식이기도 합니다. 은행설립이 확대되어 은행산업의 경쟁이 조금씩 치열해지면 모든 은행이 지금처럼 국내에서 쉽고 안전한 대출만 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어떤 은행은 국제금융능력을 키워 국제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고 어떤 은행은 국내 금융의 사각지대인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기법을 개발하여 수익원으로 삼을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경쟁을 통해 경쟁력있는 은행이 나오고 대국민 금융서비스 폭도 확대될 것입니다.
둘째는 은행설립 확대로 다양한 영업행태를 갖는 은행이 나타나게 되면 종의 다양성이 유지되는 생태계가 건강하듯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도 강화됩니다. 지금처럼 거의 모든 은행이 붕어빵처럼 비슷한 영업행태와 자산구조를 갖고 있으면, 금융시스템 측면에서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강한 외부 충격이 있을 때 시스템 전체가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IMF 금융위기시에는 그전까지 안전하다고 생각되었던 대기업 대출을 주로 취급한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신탁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이 모두 부실화되어 국민경제가 위기상황에 빠져 들었습니다. 가계대출과 소기업대출을 주력한 국민은행 주택은행이 우량은행이 되어 살아남았는데 이들 두 은행은 경영을 잘 해서가 아니라 자산구조가 시중은행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현재 한국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서도 기존은행과는 다른 영업행태와 자산구조를 갖는 은행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은행설립 확대는 은행대형화의 부작용을 완화하여 은행간 합병을 용이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은행대형화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사례에서 보듯이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이루어져 왔습니다. 은행간 합병은 자산규모를 유지하면서 한쪽 본부 인원의 대부분과 중복지점 인원의 많은 부분을 감축할 수 있어 큰 노력 없이 수익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은행 인수합병은 주주와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손쉬운 대형화 방안이지만 국민경제적으로는 좋은 일자리 감소, 독과점 심화에 따른 소비자 후생 감소, 대마불사의 도덕적 해이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은행 신규 설립이 없는 상태에서 은행간 합병은 이러한 부작용을 증폭시켜 진정 대책 없는 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은행 설립 허용은 잠재적 합병 대상은행의 증가, 은행간 경쟁 확대로 합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감소, 합병에 따른 독과점 구조의 완화, 구조대상 직원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대영 솔루션1: 더 많은 은행! 더 엄격한 감독!중에서
정대영 소장은 2015년 발표한 ‘한국경제 대안찾기’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은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에다 이자·배당소득, 임대 소득 등을 합해 소득 금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사람, 곧 일부 혜택받은 노인들에게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형태다. 금융산업의 발전 모델로는 금융사 간 M&A(인수합병)를 통한 메가뱅크가 아닌, 관계금융(소규모 지역 은행)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제시한다. 한국은행이라는 실무 영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현실적이고 필요한 대안을 내놓으려 한 저자의 노력이 보인다.
[한권의 경제] “비정규직에만 신자유주의 강요, 경쟁없는 고소득층”중에서
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최근 증권사 고용현황과 시사점’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위주로 한 금융정책과 디지탈의 영향으로 고용이 줄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고용과 경쟁력을 위해서 핀테크 창업과 금융업 창업을 활성화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진입규제를 푸는 것만이 아니라 크라우드나 핵심업무 아웃소싱과 같은 운영과 관련한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사업자의 카르텔을 깨어야 진정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을 진행한 증권사는 정규직은 축소하고 계약직을 늘린 반면, 그 외 증권사는 정규직과 계약직 모두를 줄였으며, 이에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에 관계없이 계약직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강해짐
창업을 하느라 28세인 지금이 되도록 휴학을 해버려서…ㅋㅋ 이제야 3학년 2학기를 다니네요
경영학과에 재무학 전공정도는 되어야 자본시장과 금융기관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 수 있는데..
여러모로 감탄하며 보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