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퀀트들이 분석하는 증권거래세 폐지 영향

1.
여의도에 있는 금융회사를 고객으로 일 한지, 삼십여년이 되어갑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반복하는 레퍼토리를 자주 봅니다. 증권거래세도 때가 되면 등장하는 메뉴입니다. 제가 처음 쓴 글이 2012년입니다.

이제 증권거래세는 폐지하여야
파생상품 시장조성자와 증권거래세
파생상품거래세에서 파생상품소득세로

2018년 국회를 중심으로 증권거래세를 두고 폐지 혹은 인하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주식거래가 줄면서 등장하였습니다.

증권거래세를 현행 0.5%에서 0.1%로 인하하는 증권거래법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발의했다. 증권거래세법은 지난 1978년 제정된 이후 기본세율이 단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시행령에 따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할 경우 0.3%로 인하된 세율이 적용된다.이번 법안은 김철민 의원 외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 10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발의 취지는 거래활성화다. 또 최근 양도세 대상인 대주주 범위를 가파르게 확대하는 추세여서 이중과세 논란이 있다는 점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거래세를 폐지하는 추세란 점도 반영됐다.
재점화 ‘증권거래세 인하’…증권가, “일단 긍정적이긴한데…”중에서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책위 내에 TF를 설치해 증권거래세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개선 방향과 관련해서는 “폐지부터 인하까지 다양한 법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결정할 것인가에 대해 2월 내에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여당 의원들 가운데 김철민 의원과 김병욱 의원이 증권거래세를 0.1~0.15%로 인하하는 법안을, 최운열 의원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15일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이제 공론화할 시점”이라며 증권거래세 개편의사를 밝히고 관련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에 바로 다음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증권거래세 개편 필요성을 밝혔고, 보름 뒤에는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개편 필요성을 인정했다.집권여당이 띄운 개편 주장에 정부 역시 동참하는 모양새가 갖춰지면서 지난 1978년 증권거래세법 제정 이후 41년동안 손대지 않았던 증권거래세 부과체계가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세 폐지 가시권, 효과 있을까?중에서

2018년 한국경제연구원은 증권거래세의 국제적 동향과 시사점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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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정, 증권거래세 내년부터 단계 인하 가닥…22일 발표을 보면 단계적 인하로 합의한 듯 합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을 팔 때 부과되는 세금이다. 1978년 자본시장의 투기수요 억제 차원에서 도입됐으며 현재까지 0.3% 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손실을 본 경우에도 거액의 거래세가 부과돼 존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세율 인하 수준과 시기가 확정되면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반영되는 수순이다.현재로선 내년부터 5년간 단계적 인하 후 폐지 여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여당에서 유력하게 검토해온 ‘최운열 의원안’이다. 최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증권거래세를 2020년부터 20%씩 단계적으로 인하 후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 과세방식을 일원화하자는 게 골자다.

당장 폐지하는 안은 일단 유보했다. 작년 6조2000억원이 걷힌 증권거래세 폐지로 인한 세수 공백은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지는 남겨뒀다. 자본시장특위 관계자는 “기재부는 거래세 완전 폐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면서도 “펀드까지 통합한 손익 통산(상품별 손실과 이익을 합산해 세금을 계산하는 것)의 경우 거래세가 폐지되는 시점에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여당이 손볼 예정인 금융투자상품 과세체계 통합 시기를 놓고도 온도 차가 확인된 것이다.자본시장특위는 이를 토대로 오는 22일 자본시장 세제개편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펀드와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 간 손익 통산을 넓게 허용하고 손실 이월공제를 확대하는 쪽으로 세제개편 틀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2.
그러면 증권거래세 폐지 혹은 인하가 어떤 영향을 줄까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이중에서 키움증권의 증권거래세 폐지에 따른 자본시장 영향분석이 가장 자세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부분입니다.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차익거래와 함께 알고리즘 매매 역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고빈도매매는 신속한 호가 갱신을 통한 소규모 스프레드(차이)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다른 시장이나 상품 간의 차익거래를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차익거래와 같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와 비슷한 의견은 이미 앞서 재점화 ‘증권거래세 인하’…증권가, “일단 긍정적이긴한데…” 에서도 나왔습니다.

김지택 금융투자협회 정책지원본부장은 “개인투자자 증권거래세 비용 증권수수료 정도로 인식해 고빈도거래를 하는 투자자를 제외하면 일반투자자에게 큰 이슈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경우 증권거래세가 0.3%라는 게 상당히 큰 비용이어서 거래 비용 절감 효과 때문에 매매 활성화측면에서 증권사와 운용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거래세 인하는 예전부터 거론돼 왔던 이슈고, 협회가 그런 부분을 지속적으로 건의온 것도 사실”이라면서 “정부가 양도세 대신 대주주 범위를 계속 확대해 2021년에 기준이 3억원으로 낮춰지면 고액자산가의 경우 대부분 자본이득세가 도입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여기에 현행대로 거래세를 추가로 0.3% 가져가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해왔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 센터장도 “거래 비용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시스템 매매 등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고, 증권사 입장에서 고빈도 매매 또는 전체적으로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이라고 화답했다.

특히 시스템을 이용하는 알고리즘 매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거론됐다.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대형주식 고빈도 매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진 차익이 0.3% 넘어야 거래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0.1%만 돼도 할 수 있고 부담이 적어지니 트레이더들의 거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증권이나 운용업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서 “예컨대 헤지펀드에 그런 것들이 많은데, 컴퓨터를 이용하면 훨씬 더 민감하게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영역이 넓어진다”고 덧붙였다.

물론 반대의견도 있습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식적으로 거래세를 인하해주면 거래를 많이 할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느끼지만 그것보단 주식시장의 강세 여부, 특히 ‘개인 회전율이 많은 코스닥 시장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느냐’ 이런쪽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 A씨는 “원래부터 증권거래세 부담이 큰 편이 아니어서 인하한다고 가시적인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결과적으로 증권거래세가 인하되면 추가로 양도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야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펀드 거래비용이 감소돼 펀드 수익에 긍정적 효과를 예상하는 정도지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다만 자금을 이쪽(주식시장)으로 이동하기 위한 정책으로 보여서 좋게 본다”고 말했다. 슈퍼개미 C씨도 “지금 대부분 양도세(대상 범위 확대)를 올려왔기 때문에 거래세는 당연히 낮춰야한다”면서도 “일부 단타투자자들에겐 좋겠지만 시장 영향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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