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인투자자, 지수파생에서 주식파생으로 이동할까?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서 글은 유안타증권 이중호 위원의 보고서를 소개하였습니다. 오늘은 대우증권 심상범 위원의 보고서입니다.
심상범 위원은 같은 주제로 이틀 연속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물론 촛점은 다르지만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은 같습니다. ‘거래량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KOSPI200 지수선물시장’입니다. 두번째 보고서를 보면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합니다.
죽어가는 시장
자세한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원인①: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지수 변동성 탓. 위험 감소가 아니라 시장이 죽어가고 있는 것
이처럼 선물 거래량이 감소한 첫 번째 원인은 ‘변동성(volatility)’이 줄었기 때문이다. 2011년 9월에 44.4%의 단기 고점을 기록했던 월별 일 평균 역사적 변동성(20일 구간 측정)은 이후부터 등락-하락했으며 2014년 들어서는 12%를 중심으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소위 ‘생리적 바닥’에 도달한 셈이다[그림 2]. 현물에 비해 파생상품의 거래량은 변동성에 더욱 민감하다. 변동성이 높을수록 투기거래가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가격이 불안정해지면 차익거래가 가세한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이 확보되고 가격이 안정되면 헤지거래가 참여하면서 거래량은 더욱 증가한다. 반대로 변동성이 낮으면 반대 방향의 악 순환이 시작된다. 주식에서는 변동성이 낮은 수록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종목이다. 그러나, 이는 종목의 기대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상태를 유지했을 때 얘기다. 기대 수익률이 0.0%인 변동성이 낮은 종목은 소위 ‘죽은 종목(?)’이며 오히려 기대 수익률과 변동성이 모두 높은 종목보다 못하다. 현재 K200지수가 그런 상태다.
주식선물시장 거래량의 증가을 놓고 앞서 이중호 위원과 비슷한 분석도 있습니다.
원인⑤: 개인이 고 변동성을 찾아 개별 주식 선물시장으로 이동한 탓. 단, 증권 탓에 비중은 유지
다섯 번째 원인은 개별 주식 선물의 성장이다. 2011년 8월까지 월 평균 19만 계약이었던 개별 주식 선물의 거래량은 이후 상장 종목 수가 60개로 늘어나면서 1차적으로 급증했으며, 이듬해 LP의 거래세 면제까지 더해지면서 현재는 72.5만계약으로 2011년 대비 2.82배나 급증한 상태다[그림 7]. 물론, 일반 주식 투자 수요(특히 레버리지 수요)나 ELW 투기 수요가 이동한 점도
있지만 지수 선물시장의 개인 역시 상당 부분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수의 변동성이 바닥을 유지하자 더 높은 변동성을 찾아 떠난 것이다. 일부 개인 이탈에도 불구하고, 증권 매매가 더 크게 줄어 개인의 비중이 줄지 않은 것이다.
2.
심상범 위원과 함께 파생상품시장 분석가로 이름을 높은 삼성증권 전균 위원이 쓰신 보고서가 있나 살펴보았지만 시황보고서는 거의 쓰지 않는 듯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상품에 대한 분석과 전략을 주안점을 둔 보고서를 내놓으십니다. 최근 보고서를 보니까 섹터지수선물과 KOSDAQ 150 지수를 분석하는 글을 쓰셨네요. 요즘 무슨 시장을 보시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네요. (^^)
오랫동안 파생상품 영업을 해온 SK증권 정광옥 부장은 블로그에 올린 역대 최저 수준의 코스피200 선물거래량..이런저런 단상들에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올리셨습니다.
그러나저러나 국내 선물 거래량이 저렇게 줄고 있으니, 저 역시 국내 파생만 영업해서는 밥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접어들었네요.
죽어가는 시장을 붙잡고 밥 먹고 살겠다고 영업하고 매매하고 개발하는 짓이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짓이 아닐까 고민스럽네요. 규제에 의해 좌지우지 하는 파생상품시장 보다는 규제라는 외풍을 함부리 일으킬 수 없는 ‘주식(코스탁)시장’으로 떠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해외시장으로 가야하는지, 많은 분들이 고민중입니다. 물론 저도 포함하지만.
더불어 파생상품시장의 ‘건전화’라고 우기면서 정책을 추진하였던 금융위원회가 현재 시장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대했던 ‘건전화’한 시장의 모습이 현재라고 우기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