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전거 출퇴근 원칙. 주중 하루는 출근하고 다른 하루는 퇴근한다.
이번 주 자전거 출근은 했지만 퇴근을 못했습니다. 토요일 주말 근무를 할 생각이라서 운동 겸 퇴근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오전 근무만 하고 안양천합수부를 지나 안양천, 학의천을 거슬러올랐습니다. 짙은 구름이 낮게 깔려 비 올 듯 하지만 후덥지근한 날씨였네요. 최종 목적지를 따로 정하고 않았습니다.? 풍광보위에 어떤 길로 갈지 고민하다 청계사를 오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여의도부터 이어저 온 자전거길은 학의천이 끝나는 곳에서 두 곳으로 나뉩니다. 백운호수로 가는 길과 청계사로 이어지는 청계천길입니다.
청계산과 청계산 계곡을 흐르는 청계천은 에 서울에 있는 청계천과 같은 의미입니다. 淸溪입니다. 몇 년전 부터 그린벨트로 묶였던 곳을 재개발하고 임대주택단지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을 지나는데 어른과 아이들이 물이 불어난 시냇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더군요. 양재천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크고 작은 바위로 바닥을 덮어서 물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의왕 8경중 하나라고 하는 ‘청계휴먼시아 수변공원’입니다. 어디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서울의 청계천과 같은 발상입니다.? 그렇다고 청계천처럼 자연하천을 돌로 덮고 인공으로 물을 흐르게 하고 하천도 아닌 것을 하천이라고 우기지 않습니다. ‘수변공원’이라 합니다. 솔직합니다. 그렇지만 서울 청계천과 다릅니다. 청계산을 타고 내려오는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기때문입니다. 후덥지근한 날씨덕분에 같이 발을 담그고 탁족(濯足)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습니다.? 청계천으로 난 자전거도로가 끝나면 청계사 입구까지 나즈막한 오르막입니다. 급한 경사는 아니지만 한 여름 햇살이 무척 따가운 곳입니다. 토요일이라 도로옆에 주차한 차량들이 많네요. 다들 계곡으로 피서나온 듯 합니다.
여의도를 출발한지 2시간 반. 변변치 않은 점심때문에 너무 허기가 져서 청계산 입구 ‘산사가는 길’에서 막걸리와 김치열무국수를 시키고 잠시 쉬었습니다. 시원한 등나무그늘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 해보신 분만이 아는 즐거움입니다.? 다시 풍광보 페달에 힘을 실습니다. 청계사입구까지 가파른 업힐입니다. 다른 업힐코스와 비교하여 어렵지 않은 코스지만 업힐 시작할 때 경사가 급해 포기하기 쉽습니다. 오르내리는 자동차가 많아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오르막은 자전거지만 내리막은 끌바입니다. 자전거를 걸어서 끌고 내려옵니다. 보통 아스팔트 포장로를 따라 내려왔지만 새롭게 개장한 ‘청계산 맑은숲공원’이 어떤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계단을 타고 내렸습니다.
2.
다양한 분들이 청계사를 오릅니다.
입구 주차장부터 걸어서 오르는 분들. 청계사안에 차를 세우고 산을 오르는 분들. 포장도로는 청계사를 가깝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청계사를 안고 있는 청계산은 시름시름 앓을 수 있습니다.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청계사를 오르면서 산사 아래가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등산객이 발걸음을 했을까, 대부분 포장도로를 타고 산에 오릅니다. 그런데 ‘청계산 맑은숲공원’을 만들어 놓으니까 다른 길을 찾습니다.
맑은숲공원은 계곡을 따라 다양한 볼 거리를 만들어놓았습니다. 무언가를 개발한다 함은 접근성을 높힙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기라고 개발 하기때문입니다. 청계사까지 이어진 포장도로를 자동차가 덮습니다. 계곡으로 놀러온 차량들입니다. 지난 토요일도 차를 끌고 와 청계사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 분들이 많더군요.? 사실 저도 계곡에 발을 담그고 체열을 식혔습니다. 빗물에 늘어난 계곡물이 너무 시원했습니다. 솔직히 다시금 찾아와 쉬고 싶더군요.
앞서 청계산 개발로 들어선 주택은 임대주택만이 아닙니다. 휴먼시아 수변공원 뒷편으로 타운하우스와 같은 단독주택단지들도 몇 곳입니다. 청계사쪽으로 사람의 손길이 점점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곳뿐 아닙니다. 농어촌공사앞에 들어선 포일단지도 같습니다. 포일숲속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아파트단지가 들어섰습니다. 벌써 입주가 시작되었더군요.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재개발과 주택공급을 이유로 그린벨트를 풉니다. 청계산의 녹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과천도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들어선다고 합니다. 관악산의 녹지도 역시 사라집니다. 우면산아래도 주택이 밀고 올라갑니다. 녹지가 살아지고 있습니다.
택지 공급과 녹지 파괴사이에서 지혜로운 선택을 하여야 합니다. 녹지를 없앨 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하지 누군가의 투기를 위한 개발은 아니지 않을까요?
3.
과천에서 청계사를 가려면 인덕원 고개를 넘습니다. 보통 그렇습니다. 두 주전 새로운 길을 찾고 싶어서 과천 옥탑골을 지나 고개를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 보았습니다. 고개를 오르내릴 때마다 안쪽으로 난 길이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한적한 산길을 따라 갔더니 포일숲속마을로 이어지더군요.
지난 주 과천으로 올 때 포일숲속마을을 넘었습니다. 포일숲속마을에서 산길로 접어들면 좌우로 나뉘어집니다. 좌측길로 다녔지만 이번에는 우측길로 가보았습니다. 길은 계속 이어졌지만 몸이 지켜서 중간에 되돌아 왔죠. 그렇지만 같은 길은 아닙니다. 곧장 가지 않고 우측으로 난 초행길을 택했습니다.? 나와서 보니, 다니면서 궁금했던 옥탑골 산길이었습니다.? 자동차도로를 최소로 하고 청계사를 갈 수 있는 길입니다. 중간중간 비포장도로도 있고 산길도 많아서 시원하기도 한 길입니다. 여기에 문원동과 곰돌이공원을 잇는 고개를 넣으면 바로 서울대공원 순환길로 연결됩니다.? 두 주전에 갔던 길입니다.
과천 양재천 자전거도로 종점 -? 과천 중앙공원? – 인덕원고개 정상 – 우측 샛길 – 학의천
보통 하트코스를 타는 분들이 다니는 길입니다. 혹 다른 길을 가고 싶다면 새로운 길을 추천합니다.
양재천서울대공원 – 곰돌이동산 – 우측 샛길 – 문원동 – 사그막골 – 옥탑골 – 포일숲속마을 – 학의천
아마 도로 보다는 덜 지루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청계사와 의왕호수까지 연결하는 좋은 길입니다.
한겨레신문에 실린 어떤 도서평을 보니 ‘길’과 ‘거리’를 정의하였더군요.? ‘길’은 물리적 통로 그 자체라고 합니다. 저는? 걷든 혹은 자전거로 다니든 길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통로로 어떻게 갈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나만의 길을 만들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기’입니다. 그래서 길을 지나오면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그저 길이 있어서 가지만 그 길속에서 나는 선택하고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봅니다.
“나는 100만명이 생각하는 것과 1명이 생각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고민한다. 그리고 100만명과 다른 방식을 선택한다. 어떤 직장여성이 갑작스러운 도로공사로 인해 8년을 한결같이 다니던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우회한다. 거기서 그녀는 동백꽃이 주단처럼 깔린 풍경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 시선을 옮기기만 해도 미처 상상하지 못한 세계를 만난다. 나는 소고기덮밥 집에 갈 때에도 냉장고에 들어 있는 락교와 달걀을 가져간다. 주인의 소고기덮밥을 그대로 먹는 사람과 자기만의 방식으로 먹는 사람의 관점은 다르지 않을까.”
[Why] [김윤덕의 사람人] 日 젊은이의 ‘정신적 지주’ 도보여행가 후지와라 신야, 대지진 100일後를 말하다
주말신문에 실린 어떤 분의 이야기가 공감갑니다.
청계국민임대에 살다 몇달후 포일숲속마을에 입주할 사람으로서 님의 글에 어깨가 으쓱여집니다.
청계사랑이 깊어 헤어지기 가슴아플정도이지만, 포일숲속 내집에 희망을 품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자전거 타고 다닐 때마다 포일숲속마을은 좋더군요. 다만 지금정도만 개발하고 더이상 녹지를 훼손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여튼 축하드립니다. 새집에서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