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와 프라임 브로커

1.
6월 16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었습니다. 핵심 내용은 헤지펀드 도입이었습니다.

이번 헤지펀드 도입안의 주요 내용은 ▲개인투자자 최소 가입금액 5억원,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의무 투자비율(50%) 폐지, 금전 차입 한도 및 파생상품 거래 제한 완화, ▲운용업 인가 기준 설정(증권사 자기자본 1조원, 자산운용사 수탁고 4조원, 투자자문사 일임계약액 5천억원) 등이다.

헤지펀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대형IB를 육성하기 위함입니다. 헤지펀드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가 프라임브로커(Prime Brokerage)입니다. 즉, 헤지펀드에 대해 유가증권 대여, 자금 대출, 청산 및 결제, 펀드 관리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 이익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형IB와 프라임 브로커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프라임 브로커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를 증권사랑방에서 소개한 자료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프라임브로커의 역할을 다루었던 2009년 자료입니다.

2.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의 글이 있어 덧붙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생각하는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시장은 정책당국자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자본시장법을 만들 때도 아래와 같은 구상이었죠. 그렇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투자은행인 증권사들은 그동안 어떤 역할을 해왔을까. 우리 증권사들은 증권 브로커 업무에 치중하면서 회사채 인수, 기업공개(IPO)업무 등의 기업금융 업무에 저가 출혈경쟁을 반복해오고 있다. 그 사이 인수ㆍ합병(M&A) 자문과 국내 기업의 해외 채권 발행, 그리고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조달 구조설계 등의 고부가가치 업무는 외국계 주요 투자은행이 독차지했다. 자본시장에서 위험이라는 재료를 인수해 이를 다듬고 맛을 내 좋은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요리사인 증권사가 단순한 주식중개 업무에만 치중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제는 우리 자본시장에도 진정한 요리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증권사의 발을 묶고 있던 규제를 과감히 풀어줘야 한다. 증권회사의 자본활용을 제약하고 있는 영업용순자본비율규제(NCR)를 일정 수준 완화해 위험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을 보다 키워나가야 한다. 또 증권회사의 업무권역별로 정보교류를 차단하고 있는 지나친 칸막이 규제도 완화해 기업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증권사의 덩치를 키우는 것이다. 국내 5대 증권회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2조7,000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채권발행을 하는 경우 과연 어떤 국내 증권회사가 이를 인수할 수 있겠는가. 대형 투자은행이 출현해 우리 자본시장의 위험을 인수ㆍ가공ㆍ매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대출ㆍ 프라임브로커 등을 자본이 확충된 대형 투자은행에 새로이 허용해 M&Aㆍ증자 등을 통한 증권산업의 대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적절한 건전성 감독체계의 전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발언대] 자본시장의 ‘셰프’ 출현을 기대하며

그래서 다시금 빼들은 당근이 ‘프라임 브로커’입니다. 문제는 프라임 브로커를 위한 인가요건으로 자기자본금을 최소 3조원으로 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형증권사들이 자기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답니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프라임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를 준비 중인 대형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에 비상이?걸렸다. 당초 2조원으로 예상했던 프라임브로커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이 정부당국의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의지로 3조원 이상이 될?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자기자본 2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대우, 삼성, 현대, 우리, 한국투자증권 5곳에 불과하다. 3조원 이상인 곳은 단 한 군데도?없다. 결국 프라임브로커 인가를 받기 위해선 대부분의 증권사가 유, 무상 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실정이다. 경우에?따라선 자본을 2배 이상 늘려야 해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조를 어디서”…증권사 ‘프라임브로커’ 증자 비상중에서

결국 증권사의 M&A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대신증권 M&A설도 소개하고 있네요.

?실제 지난 16일 금융위 발표가 있었던 그 다음날 증권가에서는 대신증권 M&A설이 메신저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내용은 포스코가 퇴직연금을 도입해야 하는데 그룹 규모가 크다보니 증권사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메신저는 대신증권 내부 분위기도 상세히 전하고 있었고 경영진들도 ‘몸값’만 잘 쳐준다면 팔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 영향 때문인지 이날 대신증권 주가는 모건스탠리가 30여만주 순매수해 전일대비 5.02% 급등 마감했다. 거래량도 전일 대비 6배 넘는 85만주에 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대신증권 인수설은 신뢰가 떨어지지만, 헤지펀드를 하기 위한 증권사 M&A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헤지펀드 도입, 증권사 대형화 바람 부나중에서

3.
증권사는 머리가 아플 듯 합니다. 헤지펀드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있지만 자기자본금을 늘이기도 쉽지 않고 늘인다고 수익성이 100%보장되는 것도 아닌데 의사결정이 쉽지 않겠지요. 더구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나오면 대체거래소도 주요 사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록 ECN에 참여했던 증권사들이 실패를 경험하였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간의 경쟁으로 브로커리지 환경이 또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과 다른 환경이면 새로운 기회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M&A는 IT부문에서 많은 변화를 초래합니다. 특히 재벌이나 대기업으로 귀속되면 모기업의 IT가 주도권을 잡으려고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복잡하고 더운 날입니다.

2 Comments

  1. QTrader

    Prime brokerage를 활성화 하려면 institution flow 즉 NPS나 KIC를 활용해야 하는데 외국증권사가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국내증권사중 준다고해도 HF network가 있어 활용할 업체가 없는 상황이지요 개인들만 가지곤 어려운일이지요.
    HF들이 된다고해도 HFT는 30bps 때문에 불가능하니 여러모로 도입자체만 가지고 힘든 상황이 될겁니다.
    Prime Brokerage를 한다면 어떤시장을 노릴껀지 established된 대형은 불가능하고 incubation을 하자니 경험이 없고 그런 idea도 제데로 가지고 시작하는 국내사도 없는상태니…
    아마 HF들중 몇몇이 단기에 수익을 엄청내다가 폭싹하는 돌고도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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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mallake

      NPS와 KIS가 무언가 고민하다가 알았습니다. 예전에 4대보험때문에 자주 들어갔던 사이트가 NPS식이었죠.(^^) 쉽지 않은 사업이 헤지펀드라고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길을 터주었다고 바로 8차선 포장도로가 생겨서 쌩쌩 달릴 수 없지요. 마찬가지로 첫술에 배부르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길로 가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누군가는 가겠죠. 아마도 그게 시작이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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