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와 슈퍼메뚜기

1.
치타와 메뚜기. 전혀 다른 생명체입니다.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목표를 잡으면 빠른 속도로 내달아 목표의 목을 꽉 물어 잡아버리는 치타. 반면 메뚜기는 넓은 풀밭위에 앉아 있다가 이리 뛰고 저리 뛰어나닙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촐싹댄다고 해야 하나요.? 그렇지만 어원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메뚜기라는 단어를 사용한 곳이 몇 있습니다만 가장 먼저 슈퍼메뚜기라는 단어를 사용한 분은 이데일리의 이진우기자이더군요. 2004년 7월입니다.

이같은 메뚜기식 투자 역시 개인들을 현혹하기 쉽지만 특별한 대책이나 규제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후에 주가가 올라 차익을 실현하는 것은 정당한 방식이어서 규제하기?어렵다”며 “개인들이 현혹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젠 수퍼메뚜기..옮겨다니며 M&A 유혹

같은 신문의 다른 기사도 메뚜기를 공식적으로 소개하였습니다.

주식시장에 신조어 메뚜기가 등장했다. 증시에 인수합병(M&A)이 일상화된 가운데 상장사 여러 곳을 인수하며 왕성한 정력을 보여주는 주인공을 일컫는 말. 마치 도서관에서 주인이 빈 좌석을 잠시 차지했다가 물려주고 다른 자리를 찾은 메뚜기에 빗댄 개념이다.이들은 단기 매매성으로 사고 팔기도 하고 계속 보유는 하되 얼마되지 않아 새로운 먹잇감을 찾기도 한다. 특히 이들은 이전의 명성을 바탕으로 재차 상장사 인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내실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이 유혹될 만한 배경과 재료만 부각되면서 섣부른 추격매수는 좋은 결말을 맺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 메뚜기를 아시나요중에서

벤처신화 메뚜기, 큰손메뚜기,LA메뚜기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도 메뚜기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부정거래의 한 유형으로 ‘메뚜기식 주가조작’를 제시하였습니다.

금감원 통계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특정 종목에 대해 같은 시기에 발생한 불공정거래 혐의라도 혐의 유형에 따라 별도의 건수로 분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불공정거래의 특징으로 이른바 ‘메뚜기형’ 주가조작이 적발됐다고 밝혔다.유동성이 낮은 중소형 종목을 단기간에 집중 매수하거나 통정매매, 고가주문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일반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를 하면 매집 물량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또 다른 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삼아 같은 불공정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메뚜기’에 바람 잘 날 없는 증시중에서

불행의 시작인가요? ELW스캘퍼 혹은 고빈도트레이더도 언론과 거래소로부터 메뚜기로 낙인찍혔기때문입니다.? 2010년 4월 한국경제신문이 처음으로 한국형 고빈도트레이더(HFT)를 슈퍼메뚜기로 불렀습니다. 아마 개인투자자를 개미라 부르고 운용자산이 많은 개인투자자를 수퍼개미로 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수퍼메뚜기를 만든 듯 합니다.

A증권사 주식파생부 김○○과장은 요즘 매일매일 ‘슈퍼 메뚜기’떼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슈퍼 메뚜기는 ELW(주식워런트증권)시장에서 하루에 수백번씩 초단타매매를 일삼는 스캘퍼(Scalper)를 말한다. 이 종목 저 종목을 오가며 초단타 주문을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메뚜기’가 ELW스캘퍼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고빈도트레이더라고 함이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메뚜기’로 낙인찍혀 부정적인? 이미지만 더 키우지 않았을지. 2010년 초 거래소가 소개한 새로운 매매기업중 고빈도매매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고빈도거래(HFT)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알고리즘 트레이딩 기반의 초단기 매매기법으로 HFT 투자자는 초고속 컴퓨터와 전용 알고리즘을 통해 신규 주문정보를 일반투자자보다 한발 앞서 파악함으로써 손쉽게 초과이득을 획득할 수 있다.

2.
치타. 흔히 땅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라고 합니다. CFTC의 의장인 Mr.Clinton은 High Frequency Trader를 Cheetah Trader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I’ve been calling high frequency and algo traders cheetahs because of their incredible speed. While technology in trading is great, and it really is, I’m concerned about being able to keep up with the cheetahs from a regulatory perspective. Cheetahs are fast because they are predators. I want to make sure that cheetah traders aren’t preying on slower commercials that are using these markets to hedge business risk.”

미국에서 치타가 어떤 의미로 읽히는지 바퀴벌레와 비교한 글을 인용합니다

A Cheetahs is a highly specialised and elegant predator. It is a fascinating animal, the fastest on this Earth. However, despite this status, its survival is in jeopardy. A cheetah mostly hunts gazelles (ideal size/speed ratio) in vast expanses of land (so as to use their speed). Changes in their environment (types of prey, habitat, terrain, competition from other predators) makes them lose their advantage (edge) and they struggle to hunt anything and survive.
The Cheetah and the Cockroach: a robust story중에서

고빈도매매의 특징을 상징하는 두가지 단어는 속도와 거래빈도입니다. 치타 트레이더라는 말을?사용한 이유는 속도에 주목한 듯 합니다.? CFTC의 Technology Advisory Committee는 치타트레이더(HFT)를 잡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권고(안)을 제출하였습니다.

?Trading firms: need to demonstrate to exchanges the “existence of reasonable measures in their processes and systems.” They should also have pre-trade quantity limits on individual orders and price collars so that orders where the price is off from the market would be automatically rejected internally. Every firm should have a kill button to simultaneously cancel all existing orders.?Exchanges: should put in place their own pre-trade quantity limits, price collars and message throttles as well as set up order cancellation polices to let clearing firms and their clients opt to cancel orders should they be disconnected from the exchange network.
전문은 CFTC Recommandation

치타트레이더를 규제하기 위하여 무언가 대단한 조치를 취할 듯 했지만 Pre-Trade Risk Control을 강화한다는 내용입니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를 잡기 위한 규제책입니다. 그렇데 메뚜기의 일종인 수퍼메뚜기를 잡기 위해 국내 감독기관이 빼들은 칼은 무지막지합니다. 아주 단순화하면 ‘시세조정을 통한 부정행위’라고 하여 불법으로 규정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미국과 한국 감독기관들이 서로 칼을 바꿔들어야 할 듯 합니다.

3.
같은 듯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검찰의 조사입니다. 한국 검찰이 몇 달째 ELW스캘퍼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문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증권회사까지 기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검찰이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의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증권사가 직접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 증권사에 대한 기소 부여에 귀추가 주목된다.증권사가 의도적으로 스캘퍼와 증권사 직원을 주선해 준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이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K투자증권 전 직원 이모씨는 전산실에서 근무하던 중 함께 근무하던 동료 조모씨(구속)와 김모씨가 스캘퍼로 활약하자 K투자증권 본점 영업부 영업부장으로 인사 발령났다.이씨는 영업부장으로 인사가 난 뒤 조씨와 김씨가 다른 일반투자자보다 빠른 거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유지 보수 업무를 담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월 24∼25일 검찰이 ELW 관련 증권사 10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하자 같은달 31일 퇴사했다. 검찰은 또 증권사가 스캘퍼들을 일반투자자 데이터 베이스(DB)에서 나눠 별도 DB를 마련해놓고 관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증권사는 일반 투자자들이 ELW 매매 주문시 고객 전체 DB에서 고객정보를 가져와 각 매매 주문마다 일일이 주문의 유효성 여부를 확인한다.그러나 스캘퍼들이 ELW 매매 주문 때는 소수의 스캘퍼 정보로만 구성된 DB를 구축, 사용해 스캘퍼 정보를 검색 확인하는 데 소용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는 것이다.검찰은 스캘퍼들에 대한 ‘시세정보 우선 제공’ 혐의에도 증권사가 깊숙히 관여한 정황을 포착, 기소할 수 있을지 여부를 법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가 ELW 스캘퍼 직접 지원중에서

위의 내용을 잘보면 “가원장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스캘퍼를 위한 프로그램을 유지보수하였다”, “시세를 우선 제공하였다” 입니다. 만약 K증권을 기소하면 다른 증권사들도 다 기소하여야 형평에 맞을 듯 합니다.

반대로 Flash Crash이후 SEC와 CFTC의 조사를? 지켜보던 법무부이 사건발생 1년만에 수사도 아닌 조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단독이 아니라 SEC와 공동으로 조사한다고 합니다.

U.S. prosecutors have joined regulators’ investigation into whether some high-speed traders are manipulating markets by posting and immediately canceling waves of rapid-fire orders, two officials said.Justice Department investigators are “working closely” with the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to review practices “that are potentially manipulative, like quote-stuffing,” Marc Berger, chief of the Securities and Commodities Task Force at the U.S. Attorney’s Office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 said today at an event in New York.

금년 10월까지 조사를 한 후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합니다.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SEC와 법무부가 서로 대등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결과에 따라 각각의 영역에서 맡은 바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만약 불법적인 면이 발견되면 SEC와 검찰이 각각 처벌을 하겠죠.? 요즘 검찰 중수부를 두고 말이 많은 한국과 비교됩니다.

하여튼 메뚜기와 치타만큼이나 한국과 미국에서 고빈도트레이더는 대접이 다릅니다. 문화도 제도도 다르지만 경쟁과 차이를 너무 인정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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