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과 트레이딩

1.
고스톱을 아주 가끔 칩니다. 규칙을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몇 판 치다가 그냥 잠이 듭니다.

상황1: 아는 친구들과? 고스톱을 칩니다. 저를 포함한 초보자가 여럿이고 한명이 고수입니다. 초보자는 경우의 수를 계산하지 못합니다. 상대편이 낸 화투장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저 내가 먹을 것만 생각합니다. 똥 쌍피가 바닥에 깔렸습니다. 잘못 먹으면 쌀확율이 높은데 그냥 내가 먹을 수 있다고 화투를 날립니다.

게임을 할 때 규칙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규칙이라고 하여 같은 결과를 얻지 않습니다. 게임의 이면에 있는 법칙을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기때문입니다. 자본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레이딩은 누구나 합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이익을 내지 않습니다. 나 보다 더 트레이딩을 잘해서, 전략을 잘 세워서 이익을 보는 것을 뭐라 할 수 없습니다.

상황2:첫 판은 몸풀기였습니다. 다시 판을 돌립니다. 나름 계산도 해보고 잘해보겠다고 노력을 합니다. 저는 열심히 계산을 해서 목단띠를 냈습니다. 굳은 자로 생각해서 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날름 먹습니다. 띠로 점수를 냈습니다. 제가 잘못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독박이라고 우깁니다. 저는 잘 해보려고 했는데…

게임을 할 때 게임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의 행동은 서로와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어떤 패를 내느냐에 따라 작은 결과를 초래하지만 쌍피에 광박까지 내몰리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어떤 순간 하나의 흐름에서 시작합니다. 트레이딩을 하면 어떤 가격으로 주문으로 내든 시장은 영향을 받습니다. 시세가 변합니다.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거래란 없습니다. ‘시세조정’이란 “자신에게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정한다”는 의미일 듯 합니다.? 트레이딩을 하는 모든 투자자들은 자신이 돈을 벌 생각을 하지 잃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의도한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길 바랍니다.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는 자신들이 보유한 막대한 자금으로 시장을 움직입니다. 개인은 따라가다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 이를 ‘시세조정’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투자라고 합니다.? 자금은 부족하지만 자신들의 전략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황3:컴퓨터와 고스톱을 칩니다. 2 대 1 고스톱입니다. 경우 계산을 나 보다 빨리 정교하게 합니다. 나는 고스톱 초보자입니다. 하는 족족 집니다. 중이 싫으면 떠나면 되지만 그렇지도 못합니다. 나 혼자서 고스톱을 처야 하는데 컴퓨터와 고스톱을 치는 것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알고리즘트레이딩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기계와 게임을 하지만 나름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견강부회입니다.

상황4:우연히 타짜과 고스톱을 칩니다. 타짜는 작전을 펴려고 화투에 아주 작게 표시를 해놓은 공장목을 사용합니다. 나는 모릅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패를 가지고 있는지 다 알고 칩니다. 결국 돈을 다 날렸습니다.

이런 것을 선행매매(Front Running) 혹은 내부자거래라고 해야 하겠죠? 아니면 내부자정보를 이용한 거래입니다. 사기입니다. 게임의 규칙을 어기는 행위입니다.

상황5:다시 타짜와 고스툽을 칩니다. 이번에 만난 타짜는 사기꾼이 아니라 고수입니다. 고스톱으로 일가를 이룬 분입니다. 몇 판을 돌렸습니다. 머리속으로 다 계산을 합니다. 나올 패를 예상하여 다 가져갑니다. 피박에 광박까지 돈을 다 날렸습니다

트레이딩으로 말하면 스캘핑입니다. 그렇지만 사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이용하여 게임을 하였습니다.?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능력이 없으면 빠져야 합니다. 아니면 고수만큼 능력이 있거나 더 능력이 있는 사람을 불러와야 합니다. 트레이딩도 이런 것이 가능합니다. 펀드,자문형 랩 혹은 헷지펀드등에 돈을 맡기면 됩니다.

상황6:몇 판이 돌아가면서 몸이 풀립니다. 3점밖에 점수를 내지 못했지만 계속 이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껍데기를 10장을 따서 쌍피 한장만 따면 이깁니다. 마지막에 앞선 고수가 국화 쌍피를 내줍니다. 어, 웬일이니? 기분좋게 쌍피를 접수하고 패를 뒤집는 순간, 싸버렸습니다. 작전에 놀아났습니다.

불공정거래중 가장성 매매라고 있습니다. “실제 거래가 일어나지 않음에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자기계좌를 통해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트레이더들의 눈을 속이기 위함입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가장성 매매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쌍피를 고의로 흘린 놈과 고의로 흘린 것도 모르고 낼름 받은 먹은 놈이 있을 때 누가 잘못하였나요? 고스톱판은 낼름 받아 먹은 놈이 처벌을 받습니다. 기회를 날리기 때문입니다.

2.
서로 연결할 수도 있지만 꼭 닮았다고 할 수 없는 고스톱과 트레이딩을 견강부회식으로 섞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상황을 나열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금융위원회와 시장감시위원회의 규제때문입니다. 지난 주 ELW 규제안이후 금융위원회가 계속해서 규제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주 모신문에 실린 기사는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의 물을 흐려온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초단타 매매자(스캘퍼)들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26일 “스캘퍼들의 초단타 매매를 허수주문과 과다 시세 관여에 의한 불공정 거래로 규정해 이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스캘퍼들의 하루 매매 횟수나 거래량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캘퍼란 컴퓨터를 활용한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하루 최소 100차례 이상 매매를 하거나 100억원 이상 거래한 계좌를 보유한 자들로 현재 ELW를 비롯한 파생상품시장에서 90% 이상의 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ELW시장을 비롯해 알고리즘을 활용한 초고주파거래(HFTㆍHigh Frequency Trading), 대체거래시스템(ATS) 등에서의 과다 시세 관여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정상적인 프로그램 매매 행위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이번 제재는 최근 스캘퍼들의 부당 매매 행위로 ELW시장이 거대한 투기판으로 전락한 반면 이들의 행위를 막을 수단은 마련돼 있지 않은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이번 스캘퍼 제재와 함께 미공개 정보 이용, 내부자 거래 등 지금껏 선진국과 비교해 허술하게 관리돼온 불공정 거래 과련 규정을 좀 더 보완해 다음달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ELW 초단타 매매에 ‘메스’

그런데 글을 읽어 보면 금융위원회도 그렇고 시장감시위원회도 전제를 하나깔고 있습니다. 주식이나 파생상품시장은 시장참여자들간의 거래가 공정하다는 전제입니다. 그럴까요? 저는 비록 트레이딩IT를 주업으로 삼고 있지만 공정하다거나 공정할 수 있다는 전제를 믿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경험이나 지식 그리고 자본규모에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불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이란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프랍트레이딩을 하는 증권사중 스캘핑을 전략의 하나로 사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문제가 된 스캘퍼라고 하는? 개인트레이더가 있습니다. 만약 개인트레이더가 아니라 증권사 프랍트레이더가 같은? 기간? 비슷한 이익을 트레이딩을? 통해 얻었다고 하면 이렇게 사회 문제가 되었을까요?? 증권사가 하면 문제가 되지 않고 개인이 하면 문제가 되어야 할까요? 이유는 딱하나입니다. 개인이 너무 많은 이익을 남겼기때문입니다.? 파생상품시장에서 수백억원씩 이익을 챙겨가는 외국인투자자들은 정당한 게임을 한 것입니다. 그들이 하면 선진금융기법이고 한국인 개인트레이더가? 하면 작전이고 시세조정입니다.

3.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지난 주 “단주주문을 이용한 초단기불공정거래”를 적발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는 올 초 시장서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 한 종목에 20분에 걸쳐 4000건 이상의 주문이 이뤄진 것이다. 이들은 2~3주를 상한가에 매수하고 1주를 하한가에 매도하기를 분당 수백차례나 반복했다. 해당 종목의 주가는 급등했다.
조사에 나선 거래소는 이 수상한 주문이 ‘단주주문을 이용한 초단기 불공정거래’임을 밝혀냈다. 개장 직후 7000여주의 물량을 확보한 후 주가를 올린 후 매각해 200여만원의 차익을 냈다. 같은 날 20여 종목에서 동일 수법이 확인됐다.

거래소가 이와 같은 초단기 불공정거래 색출에 나선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위원장 김도형)는 단주매매를 통해 주가를 띄워 부당이익을 챙기는 사례에 대해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정밀조사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20분에 주문 4000건” 초단타작전 기승중에서

이들이 사용한 전략은 이렇습니다.

① 1단계(물량확보) : 초기에 일정 수량 매수
* 7,000여주 물량 확보(9:18)

② 2단계(시세견인) : 매수 2~3주(상한가 또는 시장가), 매도 1주(하한가 또는 시장가) 주문을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반복(시세상승 견인)
* 분당 수 백회 주문 제출(20분 동안 4,000건 이상 주문 제출)

③ 3단계(차익실현) : 주가가 원매수단가 대비 소폭 시세상승시 단주매수 지속하면서 보유물량 분할매도
* 20여분동안 21,000여주 매도?매수하면서 동종목에서 2백여만원 차익 취득(당일중 20여 종목에서 동일 수법 반복)

개인인지 집단인지 몰라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트레이딩을 했다면 불공정거래일까요? 제가 보기에 대부분은 아니지만 어떤 경우에 작전이라는? 말과 전략이라는? 말은 같은 뜻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트레이더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돈을 벌기 위함입니다. 그렇다고 전략이 다 같지 않습니다. 돈은 버는 방식은 다릅니다.

만약 위의 전략을 프로그램을 만들어 알고리즘트레이딩을 했다면? 그러면 High Frequency Trading입니다.? 제가 보기에 (1)만 빼놓고 보면? 미국이나 유럽주식시장에서 HFT그룹들이 사용하였던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보입니다.해외거래소는 특정트레이더가 마켓메이킹을 할 수 있고 이런 경우 수수료의 일부를 되돌려줍니다. 한국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자기 보유물량이 있어야 하고 이를 매도하면서 이익을 얻는 전략으로 바뀌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모든 트레이더들의 행위는 시세조정이고 불공정경쟁입니다. 다만 같은 행위를 하여도 누군가에 따라 작전이 되고 전략이 됩니다. 제가 보는 자본시장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