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가설, 3세대 트레이더

1.
증권IT를 시작한지 이십여 년이 넘어갑니다. 시작때부터 지금까지 트레이딩시스템과 관련한 일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트레이더의 세계를 잘 알지도 못합니다. 주로 증권회사나 선물회사와 일을 하였고 직접 트레이더를 만날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ZeroAOS를 만들면서 자주 트레이더의 세계를 접하였습니다.

그동안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세번의 변화가 트레이더의 세계에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첫 세대는 자본시장 초창기를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중 아직도 인구에 회자하는 분들이 몇 있습니다. 그 중 한분이 ‘압구정 미꾸라지’입니다. 한국선물을 인수하여 KR선물을 인수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2006년 기사입니다.

(전설 무너지나)①압구정 미꾸라지가 1천억을 날린 사연
(전설 무너지나)②압구정 미꾸라지는 누구?
(전설 무너지나)③압구정 미꾸라지의 이름으로..

제도권으로 들어온 후 최근까지 KR선물의 실적입니다.

‘압구정 미꾸라지’ 3년 연속 적자의 덫
‘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 KR선물 대표 17년만의 고백

명성에 비해 최근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또다른 전설이라고 하는 ‘목표 세발낙지’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여의도 컴백한 선물시장 큰손, “목포 세발낙지”
전설의 투자 고수 ‘목포 세발낙지’의 몰락

저는 이상의 트레이더를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압구정동 미꾸라지 (윤강로 회장님 – ㈜KR투자) 강의 정리을 읽어보면 손매매를 하는 트레이더들의 전형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실패를 하였습니다. 대략 2005~6년이 넘어가던 때입니다.

2.
Zomojo 판결문속에 비친 자본시장의 뒷모습에서 적은 것처럼 2005년이후 한국자본시장에 DMA가 등장합니다. 이 때는 해외자본시장에서 DMA 혹은 코로케이션서비스가 본격화하기 시작하던 때와 맞물립니다. 이 때 앞서 IT기술과 제도적인 헛점을 비집고 들어온 외국인투자자가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합니다. 더불어 2011년 주문수탁제도가 바뀌면서 여의도 자본시장은 1세대 트레이더가 아닌 2세대 트레이더들이 시장에서 주류를 이룬 듯 합니다.

이들의 특징은 IT기술입니다. DMA서비스를 이용하던 트레이더들은 IT기술로 무장한 전직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이 많았고 금융회사의 상품트레이더들도 소프트웨어개발자와 협력하여 IT기술을 트레이딩에 접목시키기 시작합니다. 저는 ZeroAOS의 전략화면서비스에서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소프트웨어개발자가 트레이딩을 하는 경우입니다. API와 DMA가 보편화하면서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이 매매를 하기 유리한 조건때문입니다. 또다른 경우는 트레이더들이 IT개발자와 계약해서 팀을 이루는 경우입니다. 서로 역할을 나누어 대등한 관계, 파트너십을 만든 경우도 있지만 IT용역으로 갑을관계을 맺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대등한 파트너십으로 좋은 팀을 이룬 경우가 아니라면 많은 경우 소프트웨어개발자와 트레이더사이에 갈등이 생깁니다. 서로 서로 불만이 있죠. 금전적인 문제부터 시작해서 개발업무에 대한 능력까지 다양합니다.

제 2세대 트레이더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이 ‘Latency의 차이’를 이용하는 전략이지만 꼭 하나라고 규정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정보기술이 가지는 장점을 최대한 이용한 전략을 사용했고 자동매매(Automated Trading)에 긍정적이라는 특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2세대 트레이더들도 규제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금융산업은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이 규제는 수익율을 규정하는 첫번째 변수입니다. 규제와 시장침체로 한국시장을 떠나 해외로 간 트레이더들도 있고 아예를 매매를 중단하고 1세대 트레이더처럼 ‘손매매’를 기본으로 매매로 돌아선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 해외 자본시장을 보면 2010년 Flash Crash이후 ‘고속의 자동매매를 중심으로 트레이딩(Low Latency, Automated Trading)이 데이타 분석을 중심으로 기계트레이딩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규제와 속도의 상품화로 인하여 차별화된 속도를 이용하여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불가능하기때문입니다. 그러면 빅데이타분석을 기반으로 한 3세대 트레이더라는 가설은 현실성이 있을까요?

현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 규제환경을 놓고 볼 대 저지연(Low Latency)을 기반으로 기계트레이딩세력과 경쟁을 하려면 빅데이타분석 말고 대안이 없을 듯 합니다. 더 빠른 매매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마이크로웨이브는 소수만을 위한 서비스일 뿐입니다. 더 빠른 방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면 방법을 전략을 바꾸는 것외에 길이 없습니다. 남과 달리 시장을 보고 그속에서 ‘알파’를 찾는 것입니다. 데이타분석에 유리한 Python이나 R에 친숙하고 금융공학보다 통계학에 더 관심이 많고 IT기술도 보유한 트레이딩그룹이 3세대 트레이더가 아닐까 상상합니다. 그렇다고 손매매나 고빈도매매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일반화는 아닙니다.(^^)

3.
2013년부터 시작한 구조조정의 여파로 ‘여의도 치킨집(?)’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구조조정이 쏟아낸 매미·애미…늘어난 부티크 ‘여의도 치킨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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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트레뉴 개미들은 ‘애미(애널리스트 출신 개미)’나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미)’를 포함한 증권업계 출신들이 많다.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증권사 구조조정 때 자의 반 타의 반 회사를 나왔다. 그 무렵 증권사 퇴직자는 5000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 20~50%가 애미와 매미 등으로 탈바꿈해 여의도 일대 오피스텔로 모여들었다.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대의 퇴직금이 종잣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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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여러 명이 사무실 하나를 빌려 ‘부띠끄’라는 비공식 투자자문사를 만들거나 기존 투자자문사에 합류했다. 부띠끄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돈을 굴리는데, 공동 투자를 하거나 전주(錢主)를 대신해 투자하고 보수를 받는 등 형태가 다양하다. 개미들의 서식처가 된 부띠끄는 S트레뉴를 비롯한 자이·포스코더샵·트럼프월드 등 여의도 일대 고급 오피스텔에 몰렸다. 여의도의 부동산 관계자는 “여의도 내 일반 빌딩 공실률은 10% 안팎인데 S트레뉴는 공실을 찾기 힘들다”며 “입주 문의가 꾸준하다”고 했다. S트레뉴의 임대료는 50평형을 기준으로 관리비 포함 월 500만원 선이다. 비싼 임대료지만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이유는 입지 조건 때문이다. 증권가의 정보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여의도 중심인 데다 지하철 여의도역이 바로 앞에 있다.
실탄 1조원 … 애미·매미 300명 피 말리는 머니게임중에서

트레이딩으로 미래를 개척하고자 합니다. 그렇지만 인터뷰를 보면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개인투자자 100명 중 성공한 사람은 10명도 안 된다. 이 바닥에선 알게 모르게 사라지는 사람이 더 많다. 선물 투자로 1000억원을 벌었던 사람의 계좌가 불과 하루 만에 1500만원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대박 신화는 없다. 여의도는 ‘고담시티(탐욕과 범죄의 가상 도시)’와 같아요. 총과 대포만 없을 뿐이지 매일 전쟁터예요.”

트레이딩으로 희망을 만들고자 한다면 어떻게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창업할 때 필요한 사업계획서처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최소한 “나의 SWOT는 무엇인지”만이라도.

트레이딩컨설팅그룹 이음이 하고자 하는 바는 3세대 트레이더를 서비스로 지원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알고리즘을 위한 시계열데이타분석과정‘은 통계학에 기반한 데이타분석역량을 키우기 위한 과정입니다. 또 달리 준비하는 ‘매매전략논문서비스’는 논문읽기와 논문아카이브로 제공될 예정이고 트레이더들의 R&D를 강화할 수 있기 위함입니다. ZeroAOS는 백테스팅과 라이브트레이딩을 위한 자동매매플랫폼으로 서비스중입니다. 트레이더에게 IT란?에서 적은 것처럼 IT뿐 아니라 트레이딩 프로세스의 시작인 R&D부터 지원을 할 수 있는 토탈서포터즈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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