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오후 세곡마을에서 매봉으로 이르는 능선을 타고 가을 산행을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사그막골을 택하였습니다. 11월이라 청계산 입구만 단풍이 화려하게 남았더군요. 역시 가을을 떠올리면 ‘단풍’입니다. 노랑, 빨강으로 물든 햇빛을 받아 화려하게 빛나는 단풍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어제는 좀 다른 시각으로 단풍을 보았습니다. 화려한 단풍이 지나고 떨어질 날만 기다리는 쪼글쪼글한 단풍의 얼굴에 보이더군요. 아침에 보았던 EBS 다규프라임 ‘웰다잉’의 영향때문일까요?
2.
화려하지 않습니다. 바싹 말라갑니다. 검은 반점이 얼굴에 퍼져 있습니다. 마치 나이가 들어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의 얼굴입니다. 생명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모습은 모두 같은가 봅니다.
죽음 이후가 무엇일지 모릅니다. ‘더이상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삶은 세상에 흔적을 남깁니다. 살아있는 이들을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