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1월 13일

1.
1970년 11월 13일 오후 2시경 근로기준법 책을 가슴에 품고 평화시장에 어떤 청년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온몸을 불살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전 오늘의 일입니다.

2.
지난 11월 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였던 전태일열사의 동생 전순옥씨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성모병원 영안실에 있을 때 경찰들이 뭐 많이 왔다 갔다 하고 저희를 다 둘러싸고 있었고 그랬는데 저희 어머님이 저하고 제 작은오빠하고 여동생하고 잠깐 화장실 있는 골목으로 불렀어요. 그러면서 어머님이 얘기하시는 게 이제는 너네가 뭔가 결정을 해야 된다 그래서 뭐를 결정해야 되느냐고 물어봤더니 저 안에 영안실에 들어가면 책상 위에 있는 그 가방 속에 돈이 들어 있다, 그런데 저 돈이 아마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저 돈이면 너희들이 앞으로 오빠가 없어도 학교에 끝까지 다닐 수 있고 우리가 먹고 사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저 돈을 받아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엄마가 너희들한테 물어보는 거다, 그래서 저는 그러면 오빠가 이 돈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그러면 오빠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다가 지금 이렇게 죽었는데 아마 오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우리는 그냥 우리의 삶으로 돌아가서 살아야 될 거다, 그런데 우리가 이 돈을 안 받으면 우리는 오빠의 뜻을 따라서 오빠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요구를 할 수가 있다.
어렵게 살고 너희들이 학교도 못 다닐 거고 다 공장에 가서 일을 해야 될 거다, 그렇게 말씀하셔서 그럼 엄마 저는 바로 공장으로 가겠습니다. 계속해서 공장에서 일을 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저희 작은오빠도 그러고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그랬더니 엄마는 나는 이미 그렇게 결정을 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2008년 12월에 썼던 ‘전태일평전’을 보시면 장진감독이 읽어주는 전태일평전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습니다.

전태일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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