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천에서 놀기 – 청계산 자전거 둘레밟기.이에 이어지는 두번째 글입니다. 산을 즐겨타는 산꾼들은 종주산행을 많이 한다고 한다. 강남오산(광교산,백운산,바라산,우담산,청계산) 13봉 종주 20km가 넘는 산행입니다. 아니면 관악산을 즐기는 방법으로 11 국기봉 종주를 하기도 합니다. 지난 번 강남 오산 종주를 마치고 뒷풀이를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천만이 가능한 종주가 없을까?
과천은 분지형 도시입니다. 청계산, 관악산, 우면산으로 둘러싸인 도시입니다. 청계산, 관악산, 우면산을 이어서 종주를 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름 하여 과천 삼산(관악산,청계산,우면산) 종주입니다.
어떤 길이 가능할지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3종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과천 시내의 삼산 둘레길을 도는 코스(자전거)
둘째는 과천을 중심으로 삼산 능성을 타는 코스(등산)
셋째는 과천을 중심으로 삼산 외곽을 도는 코스(자전거)
이 중 첫째의 상상을 도전하는 일은 일요일에 했습니다. 정의당 당원중 가장 젋은 분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도전하기 전에 머리속으로 그린 길입니다.
중앙공원 – 굴다리시장 – 문원동2단지 – 서울대공원 – 대공원뒷길 – 경마장 – 정보사 – 주암동 – 교원연합회 – 우면산 공군기지- 양지마을 – 남태령고개 – 용마골 – 과천성당 – 과천향고 – 과천시청 – 종합청사 – 야생화학습장 – 우정병원 – 통신사 – 인덕원고개 – 문원한우마을 – 제비울미술관 – 사그막골 – 중앙공원
과천 주위를 다니는 길이라 가벼운 길일까요?
2.
과천 중앙에 자립잡은 공원이라 중앙공원입니다. 처음 양재천을 덮어 주차장이 만들었던 곳이 지금은 복원하였습니다. 과천을 거쳐가는 라이더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과천 도심에서 외곽으로 빠지려고 굴다리시장을 지납니다. 굴다리시장은 과천이 신도시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재래시장입니다. 주로 과천 주위의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야채들을 파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 같은 때 오이를 사서 산을 오르거나 라이딩을 하면 좋습니다.
굴다리시장와 주택가를 지나면 외곽도로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문원동 청계산 입구까지 오르막입니다. 문원도서관 – 과천 소망교회 – 천주교 성모영보수녀회를 지나서 내려옵니다. 이곳은 과천 매봉을 오르는 길이기도 합니다.
다시 문원 1단지 방면으로 내리막입니다. 문원 2단지 입구의 문천사를 지나서 공원할인마트앞에서 우측 오르막길을 탑니다. 이곳에서 서울대공원으로 넘어갑니다. 이 고개를 전자고개라 합니다.
전자고개를 넘어서 곰돌이수영장 옆길로 나아가면 서울대공원에서 과천 매봉을 오르는 등산로와 만납니다. 서울대공원을 출입하는 자동차를 위해 만든 이면도로입니다. 옛날에는 이곳에서 서울대공원 정문으로 갈 수 있었지만 주말 자전거 사고때문에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카이 리프트 정거장을 지나 대공원 관리사무소앞까지 이동합니다.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서울대공원 뒷길입니다. 서울대공원과 현대미술관을 이용하는 분들을 위한 도로입니다. 현대미술관까지 두 번의 업힐이 있지만 관리사무소로 들어오는 바람에 한번의 업힐입니다. 도로를 따라 가면 서울대공원입구입니다.
주변에 맛집들이 많습니다. 봉덕 해물 샤브샤브는 가끔 가는 곳이고 경마장 오리집도 유명합니다. 입구에서 경마장으로 이어지는 대로를 타지 말고 양재천 건너 이면도로를 이용합니다. 이면도로를 따라 가다가 경마장을 지난 후 우측으로 난 도로를 따라갑니다. 경마장 – 수방사 – 주암동으로 이어지는 경마장도로입니다.
중간에 삼부골입구가 보입니다. 삼부골에서 잠시 쉬면서 보니 멀리 청계산 만경대가 보입니다. 청계산 둘레길입니다.
삼부골로 들어가면 범상치 않은 건물들이 있습니다. 과천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커피집도 있고요.
삼부골에서 나와 양재방면으로 달리면 추사박물관이 나옵니다. 과천은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4 년간 과지초당에서 지내면서 학문과 예술에 몰두하며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운 곳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데 적자를 면치 못하는 추사박물관을 지어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이곳에 청계산을 보면 바로 앞이 옥녀봉입니다.
추사박물관을 지나 쭉 나아가면 양재대로입니다. 양재대로로 가지 않고 주암동으로 빠졌습니다.
주암동길은 화물터미널로 이어지고 강남에서 청계산 등산할 때 시작점이자 종점으로 삼는 입구가 근처입니다. 이 길중간에 SK물류센터가 있더군요.
여기서 LG전자 본사를 앞으로 장군마일을 지나 양재천으로 들어섭니다. 양재천을 따라 서초문화예술공원 다리에서 교총으로 나옵니다. 교총앞 주유소 옆에 우면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삼산종주를 산으로 할 때 우면산에서 나오는 길입니다.
이제 서초 보금자리주택이 있는 곳에서 우면산 공군입구까지 도로를 따라 직진합니다.
우면산 업힐은 초보자들의 성지입니다. 오르고 내리는 동안 열명이 넘는 라이더들을 보았습니다. 요즘 생활자전거를 타는데 쉼없이 업힐을 할 수 없더군요. 기아 조절을 할 수 없으니 힘으로 타야 하는데 힘이 부칩니다. 중간에 끌바를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오르막이었습니다. 빨리 풍광보 3을 마련해야겠습니다.
이제 선바위와 양지마을입니다. 양지마을을 볕이 따뜻히 내려쬐는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멋진 주택들도 많고 가끔 이용하는 원어데이의 사옥(?)도 이곳에 있습니다.
양지마을을 지나 남태령을 오릅니다. 중간에 계단이 있지만 우측으로 난 숲길을 따라 끌바를 해서 남태령에 오릅니다. 남태령을 넘어가면 관악산 구간입니다. 남태령을 지난 100미터쯤 내려오면 관악산으로 오르는 쥐구명이 있습니다. 군부대가 자리잡은 관계로 다닐 수 없는 길이지만 산꾼들이 음밀히 만들어놓은 길입니다.
3.
이제 관악산 구간입니다. 불행히도 휴대폰의 전지가 떨어지는 바람에 사진이 없습니다. 일행이 찍었습니다. 나중에 연결하도록 할께요. 아래의 사진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진들입니다.
관악산 구간의 시작은 남태령입니다. 등산으로 하는 삼산종주중 관악산 구간의 끝도 남태령입니다. 남태령을 내려오면 용마골이 있습니다. 용마골은 재미난 곳이 몇 곳 있습니다. 더불어 숲, 공동주택입니다. 또 하나는 도서출판 길찾기 사옥입니다. 사옥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아담함 단독주택입니다. 서가에 만화가 빼곡합니다.
용마골을 나와서 과천성당을 지나기 전 관악산 중턱에 마을이 있습니다. 장군마을입니다. 과천에 장군마을이 여럿입니다. 사기막골에도 장군마을이 있습니다. 옛날 박정희 정권시절 그린벨트로 묶인 곳에 장군들이 힘을 써서 고급빌라를 지었습니다. 이 때문에 장군마을이라고 합니다.
과천성당을 지나 관악산으로 들어섭니다. 과천교회를 지나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 과천향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관악산 계곡길의 시작점입니다.
과천 향교옆으로 구세군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이 있습니다. 아주 뜻 깊은 시설들입니다. 길을 계속 가면 과천 시청, 과천종합청사로 이어집니다. 과천종합청사에 우측으로 올라가면 은행나무가 도로 양쪽으로 빼곡히 늘어서 있습니다. 가을 아주 아름다운 은행나무길이 펼쳐집니다. 공무원교육원 우측으로 밤나무단지로 들어서는 길이 있습니다. 통신사 후문과 이어집니다. 그 끝에 관악산 삼봉을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이고 야생화학습장이 있습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서 우정병원을 지나서 통신사 정문으로 향합니다. 이곳에 과천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섭니다. 곳곳에 지장물조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나붓깁니다. 토지를 임대하여 화훼농사를 지었던 분들이 터전을 잃어버린 처지에 놓였습니다.
통신사 정문에서 인덕원 넘어가는 고개, 갈현고개로 오릅니다. 걸널목을 건넌 다음 문원 한우마을로 향합니다. 지금은 폐사가 되어 버린 농장입니다. 몇 년전 한우들을 키웠던 곳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유명한 어울너울 식당이 나오고 문을 닫은 제비울미술관이 있습니다. 멋진 공간입니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개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비울미술관을 내려오면 세곡마을입니다. 이곳도 그린벨트가 해제되어 개발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어서 사기막골. 이곳도 개발이 휩쓸고 있습니다. 난 개발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4.
이상 삼산을 따라 과천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습니다. 자전거의 속도계에 나온 거리는 총 45km입니다. 그런데 완주한 시간은 4시간이 넘습니다. 평지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업힐이고 다운힐입니다. 다니다 보면 산밑에는 의례 고급 저택들이 즐비합니다. 청계산도 그렇고 우면산도 그렇습니다. 그린벨트가 야금야금 풀리면서 개발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개발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자연과 어울어지고 철학이 함께 하는 개발이면 더 좋을 듯 합니다. 또한 12년 동안 여인국 시장시절 곳곳이 개발중입니다. 토지 소유자와 토지를 빌려서 생활터전을 만든 이들의 이해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충돌하는 곳중 하나가 광창마을 비닐하우스촌입니다.
자연이 있고 인간이 숨 쉬는 길입니다. 인간의 지혜도 있지만 욕망도 숨 쉽니다. 그 속에서 가쁜 숨과 땀으로 흠뻑 젖은 나를 만나 보시길. 혹 길 안내가 필요하시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종주를 끝낸 후 시내에 쿠쿠치킨에서 맥주 500 cc로 마무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