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사회적 경제 그리고 사회적 자본

1.
몇 일전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

우버(Uber)라는 차량공유 서비스는 공유경제의 대표주자로 칭송받으며 현재 약 182억달러(약 18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우버한테 손님을 빼앗긴 미국과 일부 유럽국가의 택시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조세당국은 우버를 탈세를 조장하는 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기업의 명암중에서

무슨 일인지 기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유럽의 택시 기사들을 전례 없는 대규모 동맹파업으로 몰아넣은 건 우버(Uber)라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승객과 운전자를 실시간 연결해 주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개인 승용차 소유자들이 사실상 택시 역할을 하자, 택시 기사들이 “불법 영업”이라며 집단 반발한 것이다. 프랑스에서만 우버 개인 운전자가 1만명에 이른다. 프랑스 택시회사 G7의 세르주 메츠 사장은 “프랑스에서 정식 택시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24만유로(약 3억3000만원)가 드는데, 우버는 스마트폰에 앱을 까는 것으로 면허증을 받는 셈”이라고 했다. 파리에서 15년째 택시 운전을 해 온 카데 디에루리(44)씨는 “우버 서비스가 시작된 후 수입이 40%나 줄었다”며 “우버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이 강력 반발하는 것은 우버의 파괴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11일 유럽 전역 택시 기사의 파업으로 우버 서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평소보다 하루 가입자 수가 8배 이상 폭증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파업 탓에 우버를 더 주목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버(Uber·스마트폰 앱 통해 차량 중개) 탓에 밥줄 끊겨”… 유럽 택시 3만대 동맹파업중에서

긴 인용이지만 관심은 ‘공유 경제’라는 단어였습니다. ‘함께 나누는’이라는 뜻을 가진 ‘공유’와 ‘경제’가 합쳐져서 만든 단어. 무슨 뜻일까요? 공유경제를 찾아보니까 ‘사회적 경제’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또 무엇인가요? 이미 알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 모여서 만든 생태계?

하나씩 익혀보죠. 먼저 사회적 경제.  사회적경제의 개념과 제4섹터와의 관계는 글을 보면 아래와 같이 ‘사회적 경제’의 정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체 및 학자

 개념 정의

유럽경제공동체(1989)   사회적경제는 공동의 욕구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그리고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업들로 구성된 이해당사자관계의 일부로서 중요한 경제행위자인 협동조합, 상호공제조합, 민간단체, 재단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왈룬사회적경제위원회

(1990) 

사회적경제는 구성원 또는 공익을 위한다는 목표, 경영의 자율성, 민주적인의사결정, 수익배분에 있어서 자본보다 사람과 노동의 중시라는 4가지 원칙을 따르는 협동조합, 상호공제조합, 민간단체에 의해 수행되는 경제활동으로 구성되는 개념이다. 
Defourny(1990)  사회적경제란 이윤창출보다 구성원이나 공공에 대한 공헌을 목적으로 경영의 자율성, 민주적 의사결정, 수익배분에 있어서 자본보다 사람과 노동을 중시하는 4가지 원칙을 따르는 이해관계자 경제의 일부를 말하는 것이다. 

 신명호(2009)

사회적경제란 공동체의 이익이라는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위해 화폐적, 비화폐적 자원을 생산, 교환, 분배하거나 소비하는 조직들로 구성된 하나의 부문 즉, 사회적목적과 민주적 운영원리를 가진 호혜적 경제활동조직의 집합 개념이다.
장원봉(2007)  사회적경제란 자본과 권력을 핵심자원으로 하는 시장과 국가에 대한 대안적 자원배분을 목적으로 하며, 시민사회 혹은 지역사회의 이해당사자들이 그들의 다양한 생활 세계의 필요들을 충족하기 위해서 실천하는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참여경제방식의 개념이다.

베버(Weber,1990)

사회적경제는 이익의 논리에 의해서 작동되는 경제활동의 합리화와 그것의 문화적 의미 그리고 역사적 사실의 관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팔론(Fallon,1934)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질서와의 관계 속에서 재화의 생산, 분배, 교환 그리고 소비를 관리하는 일반 법칙을 다루는 과학이다.

 브루인(Bruyn, 1977)

 사회적경제는 우리가 어떻게 우리 자신의 최선의 이해내에서 상품을 생산, 분배, 그리고 소비할 것인가 하는 것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경기도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보면 ‘사회적경제’란 삶의 질 증진, 빈곤, 소외극복 등 공공의 이익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협력과 호혜를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생산, 교환, 분배, 소비가 이루어지는 경제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 공동체와 사회적 경제조직이 만나서 이룬 경제시스템입니다.

2.
그러면 공유경제는 무엇일까요? 권애라 크라우드산업연구소 소장이 쓴 소유를 넘어 공유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계기로 확대된 금융위기는 유래 없는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로 이어졌고, 이는 곧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의 지나친 ‘소유’가 결국 대량생산과 과잉소비를 낳음에 따라 자본주의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요구 속에서 미국 하버드 법대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경제방식인 ‘공유경제(Sharing Economy)’를 강조한다. 공유경제란 자원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것으로, 개인대 개인이 거래 주체로 참여해 자신의 유휴자원을 나누어 쓰는 경제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Lawrence Lessig 교수가 쓴 ‘Remix: Making Art and Commerce Thrive in the Hybrid Economy’을 통해 Sharing Economy와 Commercial Economy를 비교하면서 사용한 말입니다. 그런데 Remix가 유명해지면서 Sharing Economy도 유명해졌지만 Lessig 교수는 이전부터 사용했네요.

Do you Floss?(London Review of Books, August 18, 2005)은 오픈 소스와 공개 소프트웨어에 대한 단상을 정리한 책입니다. 이 속에 Sharing Economy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유 경제는 디지탈 시대로 접어들면서 나타난 공유를 사회 일반으로 확장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We’ve been driven to recognise one kind of economy: the quid pro quo (‘qpq’) economy, in which wages are exchanged for work, or CDs for $20 bills. But examples such as [USENET support groups] suggest we should consider a different model as well: what the internet visionary and Japanese venture capitalist Joi Ito calls the ‘sharing economy’, in which unrelated individuals, often in remote parts of the world, ‘work’ together to produce private and collective goods. The sharing economy is no less an economy for that….[I]t, too, produces significant wealth. But the way this wealth is created is different from the ways of the quid pro quo economy….[Why not demand compensation?] The answer has something to do with the individuals concerned, and something to do with the nature of software. It’s ordinarily hard to understand why anyone would give away something of value, but that’s because usually, giving it away means having less yourself. But software in particular, and knowledge in general, is not like food: when I reveal to you how best to install Word on your computer, I don’t lose that ability myself. As Thomas Jefferson put it nearly two hundred years ago, ‘he who receives an idea from me, receives instruction himself without lessening mine; as he who lights his taper at mine, receives light without darkening me.’ Software, like ideas, is ‘non-rival’.

이 때 제시한 개념인 Sharing Economy를 주제로 다룬 책이 Remix로 보입니다. 아래는 요약입니다.

SHARING ECONOMIES by Lawrence Lessig

Lessig 교수가 공유경제를 “자원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것으로, 개인대 개인이 거래 주체로 참여해 자신의 유휴자원을 나누어 쓰는 경제활동”라고 정의한 것을 차용했는지 경기도 공유경제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를 보면 공유경제를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공간, 물건, 재능, 경험 등 자원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시민의 편의를 증진하고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부족해 보이는 정의입니다. 위키에 나온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The Sharing Economy (sometimes also referred to as the peer-to-peer economy, mesh, collaborative economy, collaborative consumption) is a socio-economic ecosystem built around the sharing of human and physical assets. It includes the shared creation, production, distribution, trade and consumption of goods and services by different people and organizations. These systems take a variety of forms, often leveraging information technology to empower individuals, corporations, non-profits and government with information that enables distribution, sharing and reuse of excess capacity in goods and services. A common premise is that when information about goods is shared, the value of those goods may increase, for the business, for individuals, and for the community.

혹은 Mesh Menifesto가 좋아 보입니다.

Download (PDF, 308KB)

공유 경제의 반대가 사유 경제일까요? 아닙니다. 공유 경제가 지양하고자 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이지 사적 소유는 아닙니다. 그래서 공유 경제는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와 유사합니다. 따라서 공유 경제는 사유 경제의 반대가 아닙니다.

공유경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시각 ::다이앤 리포트:: vol.30

3.
사회적 경제와 공유경제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사회적 경제는 시장 경제에 대비하고 보완합니다. 사회적 경제의 핵심 가치는 민주와 협력입니다. 공유경제는 다른 가치를 지향합니다만 협력(Co-Operation)은 서로 같이 하는 가치입니다. 다만 어떤 형식으로 협력적인 틀을 만드냐에 따라 다양한 모형이 나올 듯 합니다. 그래서 앞서 택시기사의 파업과 우버의 사례처럼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공유경제를 비즈니스모델로만 접근하면 공유 경제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를 놓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의 시각으로 공유경제를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4.
마지막으로 KT 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사회적 자본 이론 관점에서 바라본 기업의 SNS 활용 전략 사례를 보니까 사회적 자본이 등장합니다. 사회적 자본은 무엇인가요?

사회적 자본이란, 지속적인 네트워크 혹은 상호 면식이나 인정이 제도화된 관계에서 신뢰를 기반하여 존재하는 의무와 기대, 사회구조의 정보유통 능력 효과적인 제재를 동반하는 규범과 같은 자원들의 총합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은 커뮤니티에 대한 몰입 및 경제적/비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여러 혜택을 만들어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많은 정의가 있습니다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발간한 ‘사회자본의 개념과 교육적 시사점‘중 정의와 관련한 부분입니다.

Download (PDF, 2.02MB)

왜 사회적자본에 관심을 가질까요? 법제연구원이 발간한 사회적 자본의 법제화(Ⅰ) 법과 사회적 자본를 보면 아래와 같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 물질적인 자연자원이나 경제적 자본에 비하여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법질서 준수와 사회규범, 사회구성원 상호간의 신뢰와 협동심, 거래상의 신용, 윤리의식, 네트워크, 공동체정신, 소통능력, 지식 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intangible capital)을 말한다.
□ 자본측면에서 선진국화는 사회적 자본의 증가를 의미하며, 물질적ㆍ경제적 자본이 부족한 국가가 사회적 자본의 함양에 노력할 경우 선진화가 촉진된다. 1990년대 브라질의 꾸리찌바市는 경제적 자본이 부족한 가운데 인적자원(HR)을 개발하여 명품도시로 발전하였다.
□ 종래 우리나라의 법제는 교육이나 인적자원(HR)의 개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사회적 취약계층 자녀들이 빈곤을 세습하지 아니하도록 복지시책을 추진하였으나 정책면에서 ‘사회적 자본’의 개념이 등장한 역사가 일천하여 그 확충과 응용에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였다.
□ 선진국을 향한 길목에서 우리나라는 물질적 자본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패러다임을 넘어 무형의 자본으로서 ‘사회적 자본’을 통하여 국가발전을 이룩하여야 할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이를 확충하기 위한 법ㆍ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 넓은 의미에서 훌륭한 법제는 그 자체가 사회적 자본임. 법제는 다른 사회적 자본의 제도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이 연구는 사회적 자본을 간과하였던 법제 전반에 걸쳐 ‘사회적 자본’의 개념을 접목시키고 제도화를 통하여 다른 사회적 자본들을 확충ㆍ응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아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적 자본에 관심을 가진 배경을 설명합니다.

사회자본이 바로 이러한 지방자치 제도와 연관이 크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는 지역차원의 대화와 협력 및 연대, 네트워크, 공적 사안에 대한 주민의 관심 유도, 갈등과 타협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된다.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회구성원간 신뢰와 호혜성의 규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미국의 사회자본(Social Capital) 형성 배경에 관한 연구중에서

대전광역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2012년 사회적 자본 확충 조례를 제정한 이유입니다.

공유경제, 사회적 경제, 사회적 자본.
솔직히 익숙하지 않은 개념입니다. 밑에서 꿈틀거리면서 변화를 하고 있지만 제가 몰랐던 개념이며 현상일 듯 합니다. 꼭 씹으면서 소화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공유경제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Shared Account Service”가 가능할까? 대여계좌와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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