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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로젝트를 하고 있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면 여의도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합니다. 최소한 증권IT는 시베리아 벌판에 맨 몸으로 서있는 꼴입니다. 가뭄에 콩이 나듯 미래에셋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의 차세대프로젝트가 있을 뿐입니다. 얼어붙은 증권IT. 원인은 증권회사의 수익악화가 일차적인 원인입니다. 여기에 IT는 비용이라고 사고도 큰 작용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증권회사의 수익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연합뉴스 기사를 보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위탁수수료는 대폭 줄고 다른 업무의 수익은 크게 늘지 않은 결과입니다. 위탁수수료는 거래량 감소와 직접적으로 이어집니다.
한국, 파생상품 세계 1위서 추락… 3년 만에 거래량 82% 급감
그러면 어느 정도 위탁수수료가 줄어들었을까요? 지난 7년을 비교하면 50%정도 줄었다고 합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전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3조3천억원 규모로 분석됐다. 2007년 6조6천억원에서 7년 만에 50% 감소한 것이다.이 부문 수익은 2009~2011년에는 5조5천억원 수준이었고 2012년 3조7천억원대로 하락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위탁매매 수수료의 감소로 전체 수수료 수익은 2007년 8조7천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4조9천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상품판매 수수료는 2007년 1조4천억원에서 지난해 4천억원 규모로 감소했다.투자은행(IB) 업무 관련 수수료는 같은 기간 6천억원에서 8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자산관리 업무 수수료 수익은 1조원에서 4조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전체 수익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것은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었고 증권사 간의 경쟁이 심해져 위탁매매 수수료율도 꾸준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위탁수수료 수익 7년 만에 절반으로중에서
이를 좀더 자세히 정리한 보고서가 최근 국내 증권산업의 현황입니다.
그러면 구조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와 관련한 의문에 해답을 주는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신인석 원장이 2015년 1월 서울IB포럼에서 발표한 금융투자업의 위기: 원인과 대응방향이 대표적입니다. 국내시장에 머물지 말고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위험중개에서 위험투자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넓게 보면 금융위원회의 정책과 일맥상통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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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2015년 금융투자업의 전망은 어떨까요?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2015년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 전망의 자료입니다. 자료를 보면 2015년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2015년 금융투자회사들의 ROE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12부터 이어져온 인력 구조조정의 결과로 보입니다.
수익성이 개선되었다고 하여 IT프로젝트의 발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개발과 운영으로 분리되었던 조직들이 운영을 중심으로 상시 개발로 전환된지 오랩니다. SI회사들의 전성시대에서 SM회사들의 전성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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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전망중 빠진 부분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대체거래소 TFT입니다. 개인적으로 대체거래소가 핀테크의 꽃이었으면 합니다. 대체거래소가 바꾸어놓은 자본시장의 모습도 기대해봅니다. 헛된 기대일 수도 있지만.
두번째는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입니다. 공공기관이 아니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까요? 저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만 새로운 상품에 약간 기대를 가져봅니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올해 파생상품 10개, ETF(상장지수펀드) 30개, ETN(상장지수채권) 50개 등 신상품 총 90개를 상장시켜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각 본부별 마케팅 부서도 설립해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거래소가 되겠다는 목표다.
파생상품은 미니 코스피200선물, 위안화 선물, 코스닥 개별주식선물 등 위험관리용 신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니 코스피200선물은 기존 코스피200선물을 쪼개 1계약 금액을 경량화한 것이다. 1계약 금액이 클 경우 헤지 정밀도가 떨어지고 거래가 불편해 해외 거래소 대다수가 1계약 금액을 기존상품의 5분의 1 수준의 미니 선물 상장을 일반화하고 있다.
미니선물, 中ETF 등 연내 신상품 90개 상장중에서
상품외에 한류 자본시장IT의 수출도 기대입니다. 빗 좋은 개살구라는 소리를 듣지만 수출을 하다보면 사람이 필요하고 일이 부족한 IT회사들에게 일감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세번째는 미시적이지만 기계트레이딩의 확대입니다. 기계트레이딩이 꼭 고빈도매매만을 가르키지 않습니다. 넓은 의미로 보면 기계에 의한 자동매매와 알고리즘매매입니다.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림자때문에 규제가 더 강화되겠지만 항상 그렇듯이 규제의 그늘 – 회색지대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려고 시도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도입니다. 최근 본 기사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골든브릿지의 플랫폼 공유제입니다. 기사가 플랫폼 공유제를 정확히 소개하지 못하고 소형부티크와 같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듯 하지만 기존의 갑을관계와 다른 관계, 즉 파트너십관계를 통한 시너지가 가능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핀테크까지를 고려한 플랫폼 공유제였으면 합니다. 골든브릿지가 아니더라도 다른 증권시가 이와 비슷한 발상을 핀테크를 대상으로 내놓았으면 합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또 플랫폼 공유제도도 도입해 소형 증권사나 사업팀, 부티크 등을 인수해 나가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연 30억~40억원에 달하는 코스콤 전산비용을 골든브릿지증권이 내고 라이선스와 브랜드 등 금융투자업 플랫폼은 공유하면서 수익은 함께 나누는 방식이다. 메디슨, 옐로 모바일 등 벤처기업들도 ‘벤처 연방제’로 불리는 플랫폼 공유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골든브릿지증권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악화하면서 소형 부티크들도 늘고 있고 코스콤 전산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하는 소형 증권사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같은 플랫폼을 공유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은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포섭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골든브릿지證의 ‘실험’…독립채산제·플랫폼 공유제 도입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