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도 여객선 사고로 마음이 울적합니다.
부활절 봉사를 위해 찾은 병원의 신부님도 강론때 기도를 부탁하십니다. 오전 원목 봉사를 마치고 과천 벽산상가 지하에서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주차할 때도 몰랐습니다. 아내와 함께 제사 음식을 준비하러 하나로 매장으로 가려고 내려오니까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습니다. 짙은 연기속에 불기둥이 보입니다. 삼성SDS 건물에서 불길이 솟고 있었습니다. 코오롱빌딩과 마주한 곳 5층에서 시작한 듯 합니다.
아파트 근처에서 구경을 하던 학생들은 15분사이에 불길을 확 치솟았다고 합니다. 소방차가 달려왔지만 고층용 살수차가 도착하지 않아서 진화 작업을 하지 못하는 사이에 불길을 옥상으로 올라 아마도 꼭대기층은 전소되었을 듯 합니다. 12시 30분 전후입니다.
양재동에서 장을 보고 되돌아 오니까 3시 30분이 넘어가더군요. 소방차는 잔불 진화를 하고 헬기도 계속 물을 퍼다 나릅니다. 과천 곳곳이 매퀴한 연기로 자옥합니다.
2.
이상합니다. 지난 11월 부림동에서 별양동 아파트로 이사할 때부터 크고작은 화재가 세번째입니다.
첫째 화재는 이사하고 몇 일 되지 않은 때 아파트 관리실에서 난 불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밥을 하려고 하는데 부엌은 연기로 가득하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기계실 불로 전기 및 난방이 완전 멈추었습니다. 몇 일을 꽁꽁 언 채로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액땜으로 생각했습니다.
둘째 화재는 지난 3월 29일 주암동 단독주택에서 새벽에 난 불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생명이 불속에서 사라졌습니다. 끔직한 사건이었습니다. 주암동은 유명한 코스트코 매장이 있는 곳입니다. 서울로 생각하지만 과천입니다. 서울은 아니고 과천은 먼 행정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까요?
셋째 화재가 오늘 있었던 SDS 화재입니다. 화재를 진압하기 전 상황만 놓고 보면 옥상이 전조하면서 건물이 무너져내릴 듯 하였습니다. 보통 전산센터는 화재에 만전을 기합니다. 불 난 곳을 이루어 짐작할 때 통로가 아닐까 합니다. 전산시설에서 일어난 화재는 아닌 듯 합니다.
이어지는 화재. 찜찜합니다. 계획도시 과천이 만들어진 후 몇 십년이 흘렀습니다. 도시가 노후화하고 있지만 온통 재건축, 재개발만 관심을 둡니다. 시장은 3년 연임을 하였고 얼마 후면 물러납니다. 살고 있는 곳도 1년 후 재건축을 합니다. 어디론가 떠나야 합니다.
도시에 정을 붙일 수 없네요. 공동체가 무너집니다. 모두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나그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