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과 경제적 불평등

1.
임정욱씨는 한겨레신문 필진입니다. 칼럼을 통해 인터넷 비즈니스와 창업, 스타트업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요즘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을 맡고 계십니다. 임정욱씨를 보면 오래전 귀국을 할 때 기업가정신을 널리 알리는 CLO(Chief Learning Office)가 되고자 했던 안철수씨를 떠올립니다. 안철수씨가 청춘콘서트로 정치를 한 것과 달리 임정욱씨는 기업가정신을 널리 알리는 일에 열정적이십니다.

지난 주 칼럼중 아래 문장을 읽으면서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미국에 살면서 관찰해보니 미국인들에게는 여유로운 ‘저녁’과 ‘주말’이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은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지인인 한 벤처기업의 사장은 차고에서 아들들과 모형비행기를 같이 만들어서 주말마다 비행기를 날리러 갔다.

칼럼을 읽고 트윗으로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두가지가 머리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2.
먼저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이 벌이는 구글 통근버스 저지 운동입니다.

구글, 애플 등 공룡 IT회사의 통근버스는 이제 지역주민과 이들 사이를 갈라놓는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IT기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런데 통근버스 덕분에 출퇴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구글직원들은 본사가 위치한 마운틴뷰 지역보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주거지를 선호한다.  가뜩이나 물가가 비싼 샌프란시스코는 이들 고액연봉 기술자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있다.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미션스트리트 지역은 최근 구글 등 IT기업 종사자가 몰려들면서 집세가 1년 사이 30% 급등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터전을 잡고 살아온 지역주민들은 정작 올라간 집세를 내지 못해 떠나야 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샌프란시스코지역 정보신문 SF게이트는 높은 주거비용을 견디지 못해 수많은 교사가 샌프란시스코를 떠났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월세 350만원···집값 올린 구글 개발자들중에서

다음은 ‘경제적 불평등’입니다. 월스트리트와 관련한 글을 읽다 보면 ‘economic inequality’가 빈번히 등장합니다. 오마바가 의료보험이후 새로운 아젠다를 설정한 ‘최저임금’의 영향입니다. 물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여 최저임금, 전국민 의료보험과 같은 아젠다가 나왔고 이것이 선후로 보면 맞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이 깊어가도 정치권은 다른 짓을 하는 것 보면 아바마로 인하여 ‘정치적 불평등’을 자작했다는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이 어느 정도일까요? 전 세계 25개국의 경제적 불평등을 통계적으로 자세히 정리한 Chartbook of Economic Inequality – Economic Inequality over the Long Run 중 미국 부분입니다.

Economic Inequality in the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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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대성공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테크크런치 드스럽트 2013 행사때 마이클 모리츠가 한 말을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These “data factories” have spawned a golden age for entrepreneurs but make it tough for everyone else.
The Data Factory – How Your Free Labor Lets Tech Giants Grow The Wealth Gap중에서

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어캐피탈 공동창업자는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3’ 행사 연설에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데이터 공장(data factory)’들은 중산층(middle class)을 만들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크놀로지 회사들을 데이터 공장이라고 불렀고, 이 공장들이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혁명 때 진짜 공장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해서 월급을 주고, 사람들이 그 돈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그는 “이런 데이터 공장들이 창업가들에게는 황금시대를 선사하는지 몰라도,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삶을 고달프게(tough)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막 테크놀로지와 데이터를 이용해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며 꿈에 부푼 수천 명 스타트업(초기벤처) 창업가들 앞에서 말이다. 물론 그는 테크놀로지가 주는 선물에 대해 얘기했다. “데이터 공장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킥스타터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우리가 연결되고, 자신의 상품을 팔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펀딩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제 회사를 만드는데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데이터 공장들은 ‘자기 혁명(personal revolution)’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과 플랫폼을 제공한다. 창업가들에게는 황금시대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황금시대(golden age)’가 실상 많은 사람들에게는 ‘도금시대(gilded age·겉만 황금빛으로 칠한 듯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62> 실리콘밸리 전설적 투자가의 경고중에서

3.
스타트업과 고용에서 스타트업으로 인한 고용효과가 작지않음을 소개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기업가정신에서 ‘대박’을 향한 열정 혹은 탐욕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어 꾸준히 급여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사회 시스템도 코넥스나 코스탁을 통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기 보다 기업자체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쪽으로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대박’ 보다 어려운 것이 ‘지속가능한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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