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소의 글쓰기라면 공문을 확인하고 글을 썼습니다. 공문을 확인한다는 뜻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FEP차등제를 보도한 기사입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회원사 66곳에 오는 5월7일부터 주식·선물·옵션 프로그램 사용 용량에 따라 거래접속료(회선 사용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는 ‘종량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수요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거래소는 초당 50건의 매매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연결망을 서비스하면서 회선당 연 2690만원의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거래소가 지난해 해당 서비스를 통해 올린 수수료 수입은 250억원가량이다. 거래소는 이 체계를 세분화시켜 초당 최대 300건의 매매주문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재무관리팀 관계자는 “시장참여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라면서 “회원사들이 기존 회선을 사용할 경우에는 수수료 인하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주문 수수료 3배 인상 ‘무리수’중에서
이 기사가 나간 이후 보도 해명을 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26일 거래소는 “본 기사상의 ‘주문수수료’는 회원사와 거래소간 매매를 위한 시스템 이용의 대가로 징구하는 프로세스 이용료로 추정된다”며 “5월 7일부터 시행되는 개선안은 프로세스 성능별로 차등 부과하는 것이어서 거래소의 실제 수입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거래소, ‘거래소, 주문수수료 3배 인상’ 해명중에서
그러면 FEP종량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일까요? 기사를 종합해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회선건수 구분은 네가지입니다. 50건, 100건, 200건, 300건입니다.
둘째 회선별 가격입니다. 50건(20만원), 100건(300만원), 200건(500만원), 300건(700만원)입니다.
여기서 거래소와 금융투자회사의 입장이 차이가 납니다. 거래소는 증권, 선물사가 가장 많이 사용할 50건회선의 가격이 22만 5천원에서 20만원으로 인하하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증권사와 선물회사 등이 거래소 매매체결시스템 접속에 사용했던 기존 회선(초당 최대 50건)보다 6배나 큰 용량이다.
배흥수 거래소 회원서비스팀장은 “5월 7일부터 기존 회선과 별도로 초당 100건(100tps), 200건(200tps), 300건(300tps)까지 처리 가능한 대용량회선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용량회선 사용료는 100tps가 월 300만원이고, 200tps는 월 500만원, 300tps는 월 700만원이다.
대신 기존 회선(50tps) 사용료는 회원가입시 기본으로 제공되는 20개선의 경우 개당 월 22만5천원에서 20만원으로, 영업상 필요에 따라 추가 설치한 회선은 월 225만7천원에서 180만원으로 인하된다.배 팀장은 “현재 회원사들이 이용중인 일반 회선이 2천개 정도인데 이중 알고리즘 매매에 이용되는 회선은 70~80개 정도”라면서 “나머지 90% 이상의 회선은 처리용량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그는 “알고리즘 매매의 경우에도 처리용량이 부족해 여러 회선을 같이 쓰던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어서 오히려 비용이 줄어드는 회원사가 많을 것”이라면서 “이번 서비스로 거래소의 회선 이용료 수입이 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기존보다 6배 큰 대용량회선 서비스(종합)중에서
반면 증권 및 선물사는 회선의 차등화는 경쟁으로 이어지므로 수수료 인하는 착시이고 수수료 추가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회원사들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회선당 연간 수수료는 2400만원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초당 100건의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연간 3600만원을 내야 한다. 초당 200건의 경우 6000만원, 300건은 8400만원 등 용량이 커질수록 회원사들의 수수료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대형증권사와 선물회사의 경우 그동안 회선 사용료로 연간 10억원 안팎을 지불해왔는데 올해 20억~30억원 수준으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선물회사 연간 영업이익이 수십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번 돈을 죄다 수수료로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다수 회원사들은 거래소가 수수료 인상을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와 선물회사의 경우 손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반발 수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선물회사 고위관계자는 “수수료를 사실상 인하한 것이라는 거래소 측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물·옵션거래에서 알고리즘매매(자동매매)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증권사와 선물회사의 경우 경쟁적으로 용량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수수료 부담이 한껏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고리즘매매는 투자자가 설정한 목표 가격·수량·시간 등의 매매 조건에 따라 전산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것으로 매매 포지션 노출이 안 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용량이 적어 속도가 느릴 경우 기관투자가들이 거래처를 옮길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한맥 사태’ 대처에 미흡했던 거래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삼모사식 이익 챙기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형증권사 한 임원은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직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터에 손실금액도 회원사가 분담하는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우선 사용해 빈축을 샀다”며 “최근 주주 회원사를 위한 배당금을 올렸지만 결국 수수료 인상이라는 카드로 뒤통수를 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2.
초당처리건수를 규정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회선의 대역폭입니다. 그런데 FEP회선의 대역폭을 한국거래소의 ‘회원시스템 접속에 관한 규정’에서 다음과 같은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서 배정하는 통신회선의 용량은 다음 각 호의 범위 내로 한다. <신설 2012.4.27>
1. 증권시장의 경우 12M
2. 파생상품시장의 경우 4M
규정이 만들어진 이전이나 이후나 통신회선의 용량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Exture와 Exture+ 모두 동일한 용량입니다. FEP차등화를 대역폭의 차등화를 통하여 제공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FEP차등제의 골간을 이루는 숫자가 있습니다. 50입니다. 현재 Exture이든 Exture+이든 FEP회선이 처리하는 초당 건수가 50건이라고 합니다. Exture의 채널접속 프로토콜은 동기식이었기때문에 초당 최대건수는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최대 건수를 인위적으로 제한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비동기식으로 바뀐 Exture+의 경우 기술적으로 최대건수의 제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과다호가로 인한 시스템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Throttling을 적용하였습니다. FEP차등제를 도입하도록 하는 기술적 근거인 Throttling은 Exture에 없었고 Exture+에만 있습니다. 그런데 FEP종량제의 기준 숫자가 50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현재 FEP회선이 제공하는 최대 건수라고 주장합니다. 50건이라는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입니다.
여기서 상상을 해봅니다. “수수료 수입 증대 방안을 고민하는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의 주문”을 받은 한국거래소 실무자들이 고민을 하였습니다. EXture와 달리 Exture+의 경우 과다호가규제를 위하여 Throttling기능을 도입한 것을 알았습니다. 과다호가를 규제하기 위한 용도인 Throttling을 요금차등제를 위한 기능으로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누가 내었습니다. 채널접속프로그램에 과도호가기준으로 설정한 변수값을 300 대신에 다른 값을 설정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차등요금제를 위한 기술적 근거 때문입니다. 이상의 추론으로 보면 FEP차등제는 수입증대를 위한 고육책이지만 힘들이지 않고 수입을 올리는 묘책입니다.(^^)
그러면 투자자의 입장에서 FEP차등제를 생각해보죠. 누구나 떠오르는 물음은 이것입니다.
“초당 50건을 처리하는 HTS가 있습니다. 특정 종목이 호재를 만나거나 9.11과 같은 이벤트로 인하여 주문이 몰립니다. 초당 100건 혹은 300건에 가까운 주문이 몰립니다. 어떻게 되나요?”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50건일 경우 50건을 처리하고 1초를 쉰 다음 50건을 처리한다”
어떤 FEP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는 경우에 따라 1초의 손실을 받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 최대건수를 초과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시장이 급변하면 투자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1초의 지연으로 받은 손실을 누가 보상하나요?
FEP차등화는 FEP를 통한 투자자 차별입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가 시장에 동일한 조건으로 접속할 수 하여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여야 합니다. Throttling은 과도호가 규제, 위험관리라는 목적으로만 사용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투자자들에게 공정합니다. 미국 뉴욕검찰이 HFT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HFT를 위한 특화서비스가 대상입니다. 이유는 공정성입니다. 증권사들은 비용으로 분노하지만 제가 보기에 FEP차등제는 투자자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정책입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거래소 코로케이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청사진을 들고 나왔을 때 화가 났습니다.투자자 차별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경우도 비슷한 분노를 느꼈습니다.
아래는 페이스북에서 토론한 내용입니다. 댓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꼭 FEP차등제때문은 아니지만 한국거래소가 살기 위해 마이웨이를 하면서 생긴 반작용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선물사 대표들은 금융투자협회에 모여 주주협의회 구성을 합의했다. 주주협의회 대표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으로 결정됐다. 주주협의회는 거래소가 모든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결정하고 있는 데 대한 반기를 드는 첫 움직임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한맥투자증권 사고 처리 과정에서 거래소가 570억원에 달하는 손배배상공동기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주주협의회는 회원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놓은 손해배상공동기금을 거래소가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또한 거래소의 잦은 전산사고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주주이면서 회원인 증권,선물사에 전가되고 있다는 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거래소는 지난해 3번의 거래사고를 일으켰고 최근에도 국고채선물 거래가 중단되는 등 거래사고 빈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거래소가 전산사고를 일으킬 때마다 회원사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회원사들은 이에 대해 반기를 드는 양상이 반복됐다. 아울러 최근 거래소가 증권 거래 수수료 인상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증권사들의 반발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거래소 주주는 증권사 29곳, 선물사 7곳,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거래소 우리사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거래소 지분은 증권사가 8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주주협회회는 향후 거래소의 일방조치에 대응해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사면초가…’을’대접 주주도 제 목소리중에서
(*)LinkedIn에 올라온 글을 보니까 1등급부터 4등급으로 나뉘네요.
Basic Processor (process 50 orders/second) – 24 million Korean won per processor/annum
2nd tier processor (process 100 orders/second) – 36 million Korean won per processor/annum
3rd tier processor (process 200 orders/second) – 60 million Korean won per processor/annum
4th tier processor (process 300 orders/second) – 84 million Korean won per processor/annum
경쟁만이 갑갑한 을을 벗어나는 길!
대체거래소는 모두의 머리속에서 사라진지 오랩니다. 그저 거래소가 갑질을 하니까 분통이 터져 ‘을 단결’을 외치는 수준이죠. 그렇지만 금융위원회나 청와대가 거래소 이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면 이 또한 꼬리를 내리겠죠. 결국 정해진 무대위에서 노는 것일 뿐…
한숨만 나오네요….
트레이더들에게도 결국 영향이 바로 파급되는 사안인데…
저희 카페에 링크 좀 걸게요. 늘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http://cafe.naver.com/powertrading/2961
을인 증권사,선물사가 뭉쳐서 자기권리를 주장하듯 병인 트레이들도 뭉쳐야 삽니다.물론 어떤 의견으로 정리할지가 먼저이고 이를 놓고 이해가 다르겠지만.
elw 사건이후 거래소가 계속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점점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는 느낌
많은정보가 오픈되어서일까요?
ELW 이후 제도의 변화는 회색지대에 있던 것을 규제의 영역으로 가져온 것으로 이해합니다. 외국인투자자나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음지에서 사용하던 것을 공개하였으니까요. 물론 알고리즘트레이딩이나 기계트레이딩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따르는 규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정성을 해치는 거래소의 정책을 재고되어야 합니다.
정보공개는 민주사회의 기본입니다. 미국HFT조사가 대상으로 하는 것처럼 한국거래소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특정한 투자자에게 특혜를 준다면 더 큰 문제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