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스템트레이딩협회 vs MMI

1.
금융위원회가 작성한 자료중 일부입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에 대한 정의를 아래와 같이 내리고 있습니다.

투자자가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은 배제한 채 사전에 증권사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매매거래조건을 선택하거나 또는 주어지는 각종 분석챠트 등을 혼합하여 임의의 조건을 생성하고,컴퓨터가 주어진 조건에 충족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매도․매수시점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거나 나아가 자동적으로 주문까지 내주는 시스템

법적으로 시스템트레이딩을 제공하는 업체를 투자자문으로 보아야 할까요? 이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해석입니다.

◦ 증권회사가 시스템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 고객에 대한 유가증권의 가치에 대한 투자조언업무가 증권업의 범위에 포함될 뿐만 아니라 동 서비스의 제공과 관련하여 별도의 계약에 따른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고 있으므로 증권업 영위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이루어지는 대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투자자문업이나 유사투자자문업에 해당하지 아니함
◦ 비증권회사가 시스템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판매)할 경우
–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시스템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판매)하면서 일정한 대가를 받는 경우에는 유사투자자문업에 해당되므로 우리 원에 신고하여야 함

최근 자료는 아닙니다. 2000년 11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시스템트레이딩 감독방향’중 일부입니다. 2000년이면 HTS의 비중이 점점 커져가던 때이고 시스템트레이딩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던 때입니다. 이에 대한 감독기관의 태도는 ‘규제’입니다. 이유는 ‘투자자 보호’입니다. 지난 몇 년동안 미국과 유럽시장을 흔들었고 한국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던 고빈도매매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었습니다. 불완전한 제도를 파고들어 DMA가 늘어났고 이의 결과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금융위는 DMA를 규제하고 제도화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시장의 흐름을 이끌었던 기업들은 변변한 방어도 하지 못하고 규제의 철퇴를 맞습니다. 이런 학습효과때문일까요? 시장에서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면 이익을 지키고 대변하기 위하여 이익단체를 만듭니다. 금융투자업협회가 있지만 반관반민입니다.

2000년 시스템트레이딩이라는 말이 회자한 이후 14년만에 관련한 기업들이 이익단체를 2013년 여름에 만들었습니다. 모 증권사 전산팀장을 만났더니 “시스템트레이딩하는 사람이 모여서 무슨 단체를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한국시스템트레이딩협회(Korean System Trading Association, 약침 KOSTA)입니다. 설립 목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 시스템트레이딩 협회는 우리나라에서 시스템트레이딩 사업 활동과 관련있는 모든 기업 및 금융 기관 종사자, 그리고 금융공학 관련 교수님들과 시스템트레이딩 관련 IT 기업 종사자들로 구성되며, 회원(사)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그 전문 능력을 제고하며, 상호 교류를 통해 한국 시스템트레이딩 시장의 저변 확대와 올바른 발전을 도모하고, 더 나아가 상호 협력하여 국내외 시장에서의 시스템트레이딩 사업의 원활한 사업 추진등을 목적으로 하고 국내외 금융 시장에서 시스템트레이딩 산업의 올바른 위상을 정립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세부사업을 보면 일반적인 교육과 홍보사업 외에 시스템인증사업 및 시스템/로직 매매중개사업이 있습니다.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네요.(^^)

2.
미국이나 유럽도 이와 비슷한 조직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조직이 미국선물협회(Futures Industry Association)내에 있는 Principal Traders Group입니다. CFTC나 SEC와 같은 감독기관의 정책에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어 자신들의 이익을 반영하도록 합니다.

이와 다른 조직이 작년 여름에 만들어진 Modern Markets Initiative 입니다. 전통적인 트레이딩회사가 아니라 정보기술과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기계트레이더로 매매를 하는 회사들이 주축입니다. 이들은 시장을 다르게 바라봅니다.

Today’s modern marketplace consists of market professionals using computerized, algorithmic, quantitative trading techniques to increase the efficiency of the market. In an automated market, every investor—whether they are a professional trader, a market maker, a big bank or a retail investor—benefits from the increased competition, reduced costs, enhanced access and improved transparency enabled by “high-frequency trading” or HFT. The tools and techniques traditionally associated with HFT have been adopted by market participants across the board.

MMI가 하는 일은 HFT를 비판하는 여론으로부터 자신들의 정당성을 옹호하며 HFT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하는 일입니다.

The Modern Markets Initiative aims to engage and inform policymakers, media stakeholders, regulators and investors about the value provided by high frequency trading and modern market professionals, as well as the essential role technological innovations play in increasing the integrity of today’s marketplace.

3.
KOSTA와 MMI는 하는 일이 무척 다릅니다. 미국과 한국의 환경이 다르기때문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금융회사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한국과 미국을 단순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본시장이 기계가 중심이 된 시장으로 변화해나가는 흐름에서 법과 제도가 변화의 긍정성을 놓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이 우선이 아닐까 합니다.

어떤 전략보다도 수익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금융위원장, 새로운 금융정책?에서 소개하였던 여불위의 지혜(^^)는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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