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청춘의 손때가 묻어 있는 넥스트웨어를 2년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고 많은 날 우울했습니다.이별이 그냥 이별로 남으면 다르겠지만 육체적,정신적,물질적 고통을 주고 떠나 보내는 것이었기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운전하고 나갈 때에도 그냥 옛날에 불렀던 “노래”를 큰소리로 부르면서 가슴으로 눈물을 흘린 적도 많습니다. 더구나 퇴직한 사람들과 민형사소송이 많아서 연락이 오는 경우엔 더욱더 우울해집니다. 그런데 세상에 꼭 그런 분만 계셨으면 진짜로 이땅을 떠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저하고 13년을 일했던 유닉스개발자가 있습니다. 최근까지 파트타임으로 저를 도와주었던 분인데. 제가 가장 미안한 사람중에 한 분입니다. 저와 같이 청춘을 묻은 곳인데 좋은 결과는 커넝 임금도 다 받지 못한 상태로 헤어졌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생겼습니다. 2004년에 대만에 납품한 증권사에서 당시 공급하였던 솔류션에 대한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안정적으로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해서 “장기간 해당증권사”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급여는 빼고 대만대학에 입학하고 영어나 중국어를 배울 수 있고 외국계증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해서 무조건 “가야한다”고 설득을 했습니다. 최소한 경력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을 했기때문입니다. 나중에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른 분중엔 2003년에 퇴사하였던 팀장도 있습니다. 명절때만 되면 꼭 전화를 주고 인사를 보내고 걱정도 해주고….
퇴사한 분들이 저를 찾는 경우는 대부분 한가지입니다. “경력증명서”가 필요해서입니다. 그렇지만 경력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이 큰 일도 아니기에 부담없이 기쁜 마음으로 만납니다. 세상사는 이야기도 듣고..그렇게라도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회사를 하면서 제가 꼭 나쁜 짓만은 하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을 갖게끔 합니다. 몇일전 어떤 퇴직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간 쪽지를 받았습니다.
아주 우연히 사장님의 blog를 봤습니다.사실 전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 그리고 원망스런 마음 세가지가 복잡하게 있습니다.
사실 회사 사정을 이해하고 있었고 사장님을 믿었기때문에 그리고 제게 좋은 기회를 허락해주셔서 나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사장님의 사정과 회사의 사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배려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항상 제게 메일이나…. 여러 약속에 대해, 늦어지거나 어려워지면 먼저 애기해 주시지 않아 많이 속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 글을 읽다보니…다 나름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은게 세상일인듯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 했던 사장님의 입장이 좀더 이해가 되었고… 더 죄송했습니다.비록 제 입장에선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사장님도 사장님의 최선을 다하신 거였는데…
제가 비록 죄(?)를 졌지만 조금이라도 이해를 해주고 걱정을 해주니 무척이나 고맙웠었습니다. 물론 답은 하지 않았습니다….말이 길어질 듯해서요..다만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맙다.행복한 결혼이 되기를 기원하고 항상 건강하기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넥스트웨어 초장기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5년은 다 넘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그만둔 분들도 많았지만 다른 회사에 비해 근속년수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놈의 “정”때문에 같이 있다고 하여도 목구멍이 포도청인데..평생을 갈 수 있겠습니까….그래도 최악의 상황에서 몇년을 버텨준 사람들이 고마울 다름입니다.
저와 일했던 많은 분들이 증권쪽에서 돈을 벌고 있는 회사들에 많이 취직을 했습니다. 고객사를 방문할 때 보는 경우도 있고 메신저로 말하는 경우도 있고. 제가 비록 능력이 부족하여 많은 어려움을 드렸지만 “모두들 행복하기를 바랍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에 소주나 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인간관계는 인생이라는 사막을 혼자서 걷다가 만나는 오아시스가 아닐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