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일전 금융발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있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아래와 같은 문장이 있었습니다.
금융위는 금융발전심의회에서 논의된 내용 등을 반영하여 11.27일(수)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비전)”을 발표할 계획
오늘 말도 많았던 ‘금융비전’을 발표합니다. 증권과 관련한 부분중 ‘구조조정’이 이번에 들어갈지 알 수 없지만 기본적인 정책방향이 나 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 및 금융과 관련한 연구소들이 ‘한국금융의 미래’를 규정할 핵심적인 화두로 ‘저성장’과 ‘고령화’를 제시하였습니다. 금융비전도 ‘저성장 고령화’라는 시대적인 환경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을 듯 합니다.
금융비전이 어떻게 나올지 살작 맛을 볼 수 있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저성장 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입니다.
2.
세미나에 참석한 분중 미래에셋 대표의 토론이 기사로 나왔습니다. 증권과 관련한 발표나 토론만 보면 딱히 새로울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이만희 미래에셋증권 대표 또한 “은행과 보험쪽에서도 저성장·고령화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증권업도 대단히 리스키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증권업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인수·합병(M&A)과 대형화를 통해 증권업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증권쪽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자산운용도 어렵지만 위탁 수수료 감소와 함께 수수료가 거의 없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도입으로 수익성이 줄고 있다”며 “다만, 기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은 금리가 굉장히 낮아졌기 때문에 투자상품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이 기회요인이고 부동산 시장에서 나오는 자산을 소화하는 것 또한 기회”라며 “이를 위해 재무 설계에 대한 수수료 체계 마련, 해외 투자·개인연금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증권·은행 “저성장·고령화로 힘들다”중에서
기사중 ‘재무설계에 대한 수수료’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방울 달기에 나설까요?(^^)
새로운 수익 모델에 고심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최근 ‘투자자 자문 수수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자산관리 수요가 많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 수수료를 대체할 수입원”이라며 “프라이빗뱅킹(PB)이나 최우량고객(VVIP) 자산관리 사업 쪽에만 적용해도 적지 않은 수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액자산가의 자산 규모는 424조 원 수준으로 이들에게서 자문수수료를 받을 경우 매년 2300억 원의 수익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자문수수료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내는 증권사는 없습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것이죠. 섣불리 자문수수료 얘기를 꺼냈다가는 고객이 오히려 등을 돌릴 게 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자문수수료를 받았다가 투자 손실이 나기라도 하면 고객 항의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금융투자시장 분위기로는 시기상조”라고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새로운 수익원인 자문수수료를 받을 수도, 이미 떨어진 수수료를 다시 올릴 수도 없는 증권사 직원들에게는 최근 때 이른 추위가 더 혹독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이원주기자의 여의도 X파일]벼랑끝 증권사들 ‘투자자문 수수료’카드 꺼낼까중에서